피자 박스가 축구 보드게임판이 됐다. 오른쪽 상단에는 "집에서도 축구할 수 있어요"라고 적혀 있다. 사진 피자헛 에콰도르

피자헛 박스로 만든 레이싱 보드게임판. 왼쪽 상단에는 "집에서도 숨 차게 뛸 수 있어요(집에서도 아드레날린이 분비될 수 있어요)"라고 적혀 있다. 사진 피자헛 에콰도르

피자 박스가 이젤로 변신했다. 피자를 먹는 강아지 밑그림이 그려져 있고 물감이 준비돼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집에서도 예술 작품을 그릴 수 있어요"라고 적혀 있다. 사진 피자헛 에콰도르

[AP광고평론 #123]

※ 평가 기간: 7월 30일~8월 5일

[AP신문=하민지 기자] 피자헛 에콰도르가 지난달 29일에 공개한 옥외 광고입니다.

광고는 피자헛 박스로 축구, 레이싱 등 보드게임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젤처럼 세워서 색칠 놀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왼쪽 혹은 오른쪽 하단에는 "피자 박스를 재미있는 보드게임으로 바꾸려면 피자헛 소셜 미디어를 참고하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피자헛은 어린이를 위해 이 광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 유행) 기간에 수백만 명의 사람이 몇 주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어야 했다. 어린이에게는 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피자헛은 (어린이가) 집에서 시간을 더 잘 보내라는 의미로 (피자 박스와 이 광고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피자헛이 평범한 아이디어를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전략적으로 활용했다고 호평했습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광고 효과의 적합성, 광고 호감도 모두 4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창의성 3.5, 명확성 4, 적합성(광고 효과) 4, 예술성(시각) 4, 호감도 4

시의적절하게 소비자 심리 공략했다

광고평론가는 피자헛이 시대적 배경을 활용해 귀여운 크리에이티브를 내놨다고 평가했습니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 점이 인상적이라고도 했습니다.

소비자 심리를 공략할 줄 아는 광고다. 사실 피자 박스를 재활용해 놀이를 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 그러나 피자헛은 전염병이 도는 시대적 배경을 잘 활용해 진부한 아이디어를 전략적으로 바꿨다.

박진희 평론가

배달이 기반이 된 서비스 특징을 잘 활용한 광고. 코로나19 문제가 사그라지지 않는 이 시점에 적합한 광고다.

피자라는 제품 특성상 고객의 집에 제품이 전달된다. 제품 패키지를 활용해 브랜드와 관련된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 점이 인상적이다.

김정민 평론가

옥외 광고나 인쇄 광고를 볼 때마다 한국에는 재미있는 옥외 광고 캠페인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시국에 배달 음식인 피자가 집에서 맞이하는 다양하고 재밌는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재치 있게 표현했다.

홍산 평론가

피자 박스의 재밌는 활용법을 옥외 광고에 담았다. 소비자에게 이 캠페인에 참여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텍스트를 최소화했지만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이 잘 나와 있다. (광고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

박은지 평론가

시의적절한 유머가 담긴 광고. 피자 판을 재활용해 집에서도 즐겁게 피자를 먹은 후 놀이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세심하게 느껴진다.

한자영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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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평론가는 피자헛이 소비자를 어떻게 공략했는지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가 '피자'하면 피자헛을 제일 먼저 떠올리고, '피자헛'하면 즐거움을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게 제작한 광고라고 호평했습니다.

피자헛은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음식 호황기 속에서 소비자의 TOM(top of mind. 최초 상기도. 소비자가 여러 경쟁 브랜드 중 맨 처음 떠올리는 브랜드)을 차지할 전략으로 '즐거움'을 택했다.

피자 박스를 이용한 보드게임을 광고 콘셉트로 설정해 피자헛은 피자 한 판 가격에 심리적 만족까지 제공한다는 걸 보여줬다.

소비자가 가격이 비슷한 동일 제품군 사이에서 고민할 때 부가적 혜택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피자헛이 이 광고로 제시한 혜택은 현시점에서 소비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즉 '즐거움'이었다.

보드게임 이미지와 광고 카피(집에서도 할 수 있어요)가 집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말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렇듯 한 번 소비자의 인식 속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두면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끝난 후에도 TOM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 장기적인 계획을 염두에 둔 광고다.

박진희 평론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광고 카피 크기가 너무 작아서 눈에 띄지 않고 피자 박스가 기름 때문에 미끄러울 텐데 보드게임판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평가입니다.

박진희 평론가는 "소셜 미디어에서 보드게임을 제작하는 법을 확인하라는 문구가 작아서 인식하기 힘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산 평론가는 "실제 피자 박스엔 기름이 너무 많아서 저렇게 (피자 박스로) 뭔가를 만드는 캠페인이 원활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자영 평론가 또한 "실제로 다 먹고 엉망이 된 피자 박스를 활용하고 싶어서 피자헛에 주문 전화를 거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지 의문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한 평론가는 앞선 비판에 이어 "피자 광고의 본질에서 피자가 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피자가 주는 '즐거운 맛있음'으로 (소비자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지를 상상하게 해야 피자를 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기업의 귀여운 대안이 미소 짓게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김기섭 평론가는 캠페인이 인상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김 평론가는 "캠페인이 시의성은 있지만 피자헛이라는 브랜드의 호감도가 올라갈지,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캠페인인지는 의문이 든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해외 광고와 비교했을 때 영향력이 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피자헛 에콰도르
▷ 대행사: Paradais DDB
▷ 국가: 에콰도르
▷ Creative Chairman: Agustín Febres-Cordero
▷ Creative Director/ writer: Tyto Garcés Custode
▷ Art Director: Jonathan Muñoz, Juan Sebastián Riaño
▷ Head of Planning: Ricardo Medina
▷ Account Director: Gigi Bravo
▷ Head of Digital: María Laura García
▷ Planning Director: Germán Andrrade
▷ Account Executive: Gabriela Vaca, Antonella Olivo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28회~132회 기사에서는 현대해상, 롯데잇츠, 동부건설, SK텔레콤, 하이네켄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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