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을 접자는 감독의 말에 화상고 멤버들이 '쩌뻐'를 외치고 있다. 사진 유튜브 'LOTTERIA롯데리아' 캡처

[AP광고평론 #124]

※ 평가 기간: 7월 30일~8월 5일

[AP신문=권이민수 기자] 롯데리아가 지난 7월 22일 공개한 영상 광고 '롯데리아 버거 접게 된 썰' 편입니다.

롯데리아는 지난 6월 말 전국 매장에 '7월 1일부로 버거 접습니다'라고 적힌 인쇄 광고를 부착해 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접은 모양의 버거인 '폴더 버거'를 홍보하는 광고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접습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어 롯데리아가 앞으로 버거를 팔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접은 모양의 버거를 팔겠다는 의미인지를 두고 광고를 본 누리꾼 사이에 설왕설래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흰 바탕에 '7월 1일부로 버거 접습니다. 롯데리아 백'이라고 써있다. 사진 롯데리아

22일 공개한 영상 광고는 폴더 버거를 홍보하기 위한 연장 선상에 놓인 광고입니다.

광고는 짧은 이야기를 연이어 보여주며 버거를 '접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2005년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의 인기 코너 '화상고'에서 활동했던 코미디언 김기욱도 등장합니다.

화상고는 영화 '화산고(감독 김태균, 2001)'를 패러디해 재밌는 멘트와 독특한 권법 동작으로 웃음을 준 코너입니다.

먼저 한 남성이 식은땀을 흘리며 상체를 접는 스트레칭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러자 김기욱을 비롯한 화상고 멤버가 등장해 '쩌뻐 쩝뻐 접어'를 외치며 남성을 앞으로 접어줍니다.

"몹쓸 몸도 접었다."

'쩌뻐'는 화상고에서 멤버들이 권법을 쓸 때 내던 소리입니다. '접어'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을 광고는 활용했습니다.

다음은 버스입니다. 한 남성이 맨 뒷자리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김기욱과 화상고 멤버가 다시 나타나 다리를 접어줍니다.

"건방짐도 접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영화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 2004)'의 주인공, 배우 강동원이 연기한 정태성 등장 신을 패러디했습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들자 한 남성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번에도 김기욱과 화상고 멤버가 등장해 우산을 접어버립니다.

"내 눈마저 접었다."

마지막은 술자리에서 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들은 '손 접어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손 접어 게임은 한 사람씩 차례에 맞춰 조건을 이야기하면 조건에 맞는 사람이 한 손가락씩 접는 게임입니다. 다섯 손가락 다 접혀 주먹을 쥐게 되면 벌칙 대상자가 됩니다.

한 남성의 차례가 됐습니다. "자기가 못생겼다 접어." 그러나 정작 자기 자신은 손가락을 접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의 분위기가 묘해집니다. 다시 화상고 멤버들이 나타나 외칩니다. "접어"

"뻔뻔함도 접었다."

갑자기 촬영 감독이 등장합니다. 그는 맘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촬영할 것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다시 촬영한 장면마저 맘에 들지 않자 소리 지릅니다. "촬영 접어!" 다시 화상고는 감독 곁에서 '접어'를 외칩니다.

"모든 것을 접었다."

AP광고평론가는 광고가 시청자에게 버거를 접었다는 것은 확실하게 각인시키겠지만, 창의적이지 못하고 폴더 버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코미디 코너 화상고의 활용도 예전에나 유행했던 코너여서 광고에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광고 이야기의 전개 별점은 3점, 광고 모델의 적합성 별점은 2.5점입니다.

창의성 3, 명확성 3.5, 적합성(광고 효과) 4, 적합성(광고 모델) 2.5, 예술성(청각) 3.5, 예술성(시각) 3.5, 호감도 2.5


'접어'만 강조해 폴더 버거의 장점 부각에 실패했다

광고평론가는 광고가 접어만 강조할뿐 창의적이지 못해 아쉽다고 했습니다. 특히, 광고가 접었다는 점 외에 폴더 버거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입니다.

폴더 버거를 접었다는 것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모든 요소가 동원된 광고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나 광고 문구 등이 '접었다'는 공통점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너무 단순해졌다.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여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기 어려운 광고다.

또 버거를 접은 게 단순히 특이하게 보이려고만 한 것이 아닐 텐데, 폴더 버거를 접은 진짜 이유가 광고에 담기지 않았다. 접어에만 집중해서 제품의 장점을 홍보할 기회를 헛되이 날리는 광고여서 아쉽다.

한자영 평론가

접었다는 것에만 집착해 창의적이지 않은 광고다. 폴더 버거 공개 전, '버거 접습니다'라는 중의적인 카피로 큰 화제를 모았었다. 그래서 후속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공개된 광고는 그에 비해 실망스러울 뿐이다.

김정민 평론가

광고는 이전에 롯데리아가 공개한 '버거 접습니다' 인쇄 광고가 만든 화제성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인쇄 광고처럼 영상 광고도 '장사를 접다'와 '버거를 접다', 중의적인 문구가 핵심이 돼야 하는데 광고가 창의성이 없어 이를 살리지 못했다.

롯데리아는 그동안 버거의 낮은 질로 비판받아 왔다. 이를 고려할 때 단순히 접은 버거만 강조하는 것은 아쉽다. 브랜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홍산 평론가

김기섭 평론가는 "폴더 버거가 롯데리아가 공개한 신메뉴라는 점만 시청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김 평론가는 "창의성, 모델 기용, 광고의 이야기 전개 등 모든 게 중간인 광고"라며, "모든 게 중간인 광고는 결코 돋보일 수 없다"고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상체를 접으며 스트레칭하는 남성을 도와 화상고 멤버들이 남성을 접어주고 있다. 사진 유튜브 'LOTTERIA롯데리아' 캡처

오래된 코미디 코너의 활용, 추억 팔이일 뿐이다

광고평론가가 아쉽다고 지적한 부분 중 하나는 광고가 화상고를 패러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래된 코미디 코너인 화상고가 화제성도 없고, 화상고를 잘 모르는 세대가 있어 광고 타깃 선정도 애매하다는 평가입니다.

20대 후반 이상은 돼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오래된 코미디 코너의 유행어를 차용하고 해당 모델까지 기용했다. 이것이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최근, 오래전에 유행했던 소재들이 인터넷 밈(인터넷에서 널리 유행하는 것)으로 재활용되는 사례들이 많다. 광고업계는 이러한 인터넷 밈을 활용한 광고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광고의 경우는 좀 다르다. 화상고가 오래된 유행어는 맞지만 인터넷 밈이 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광고주가 추억 속의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것은 그들이 '현재' 화제성이 있어서지 추억 팔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화상고가 광고의 콘셉트와는 부합할지 몰라도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진희 평론가

버거를 접는다는 것은 명확하게 전달되지만, 패러디와 내용이 너무 진부하다. 패러디는 화제가 될만한 것을 패러디해야 의미가 있다. 하지만 광고는 과거의 코미디 코너인 화상고를 접어라는 문구에 활용하겠다는 생각만으로 패러디했다.

김정민 평론가

박은지 평론가는 "광고가 오래된 유행어를 활용하면서 타깃층이 불분명해지고, 메시지가 모호해진 것이 아쉽다. 패스트푸드 신메뉴에 민감한 대상은 MㆍZ세대다. 그러나 광고에 나오는 화상고가 너무 오래된 코미디 코너여서 MㆍZ세대를 타깃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20대 초반의 지인에게 광고를 보여줬으나, 화상고를 몰라 광고에 공감하기 어려워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광고가 "화상고를 이해 못하면 광고 내용도 이해하기 어려워서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소개, 메시지 전달도 함께 부족해진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홍산 평론가도 "화상고가 15년 전이나 유행하던 코미디 코너인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레딧
▷광고주: 롯데리아
▷대행사: 대홍기획
▷제작사: 비전홀딩스, 플레이어블
▷모델: 김기욱, 박상철, 김광섭
▷조감독: 홍성우
▷제작사PD: 이빛나
▷조명감독: 권혁기
▷메이크업/헤어: 김홍민
▷편집실: 포레스트
▷????????????NTC: 비전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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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28회~132회 기사에서는 현대해상, 롯데잇츠, 동부건설, SK텔레콤, 하이네켄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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