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권이민수 기자] 끝까지 보지 않으면 광고를 만든 주체가 누군지 절대 알 수 없는 일본 광고가 있다.

광고에서 한 소녀와 소년은 인적이 드문 산길을 걷고 있다. 소녀는 교복으로 보이는 의상을 입었지만, 소년은 시대를 가늠하기 어려운 옛날 의상을 입었다.

"벌써 한참 걸었어요."

쉬지 않고 걸어 힘든 듯 소녀는 소년에게 잠시 쉴 것을 제안한다.

"안 됩니다! 형님이 오실 때까지는."

소년은 단호하게 소녀의 요청을 거절한다. 형님은 소년이 놓고 온 물건을 들고 오기로 했다. 소녀는 소년에게 뭘 놓고 왔냐고 묻는다.

"글쎄요. 놓고 온 것이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소년은 아리송한 대답을 소녀에게 남긴 채, 뚜벅뚜벅 쉬지 않고 길을 걷는다.

그때, 소녀가 실수로 넘어졌다. 엉덩방아를 찧은 소녀는 소년에게 손을 내밀며 잡아주길 요청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소년은 매몰차게 거절하고 갈 길을 간다.

도대체 소년이 쫓기듯 계속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갑자기 비마저 쏟아진다. 소녀는 더 걷는 것은 무리니 잠시 비를 피하자고 소년에게 권한다.

"아니오! 저는 분속 75m를 지키며 걸어야 합니다."

역시나 이상한 답을 남긴 채 비를 맞으며 소년은 계속 길을 걷는다.
드디어 소년이 놓고 온 물건을 가지러 갔다던 형님이 저 멀리 뒤에 보이기 시작한다. 형님은 자전거를 타고 소년을 쫓아오고 있었다.

소년은 형님이 오고 있다는 소식에 반가워하며 웃지만, 여전히 앞만 보고 걷고 있다. 그 모습에 답답해진 소녀가 소년에게 소리친다.

"서서 기다려!"
"그럴 수 없습니다!"
"도대체 왜!"

"그것이 수학 문제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문제. 분속 75m로 집을 나선 동생이 있다. 분속 250m로 자전거를 탄 형이 몇 분 후에 따라잡을지 답을 구하시오.

(단, 형은 동생이 잊은 물건을 전해주기 위해 동생이 나간 한시간 뒤 집을 나선다고 가정한다.)

광고는 일본의 입시 학원 '영진관'이 2015년 6월 공개한 광고 '걷는 사람' 편이다.

※ AP신문의 '애드B' 섹션에 속한 기사는 흔히 'B급 광고'로 불리는 키치(kitsch)광고부터, 고전 광고, 감동적인 광고까지 특정 시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화제가 되고, 사랑받는 광고를 모아 소개하는 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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