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125]

※ 평가 기간: 7월 30일~8월 5일

[AP신문=하민지 기자] SK브로드밴드 B tv가 지난달 26일에 공개한 'ZEM키즈 초등' 편 영상 광고입니다. 'ZEM키즈'는 B tv의 어린이 전용 학습 서비스입니다. 광고는 이 서비스 내용을 재치 있게 설명했습니다.

한 아이가 집안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아빠를 찾습니다. 아빠는 아이에게 TV를 잠깐만 보고 있으라고 말합니다. 광고는 갑자기 TV 앞에 아이를 방치해 둔 부모에게 경고하는 듯한 공익 광고 분위기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TV 앞에 잠깐 있더라도 B tv 학습 서비스인 'ZEM키즈'를 보면 자녀가 공부에 취미를 붙일 수 있다고 광고는 설명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이 광고가 두 가지 고정관념을 깼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공익 광고에 대한 고정 관념이고 또 하나는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깬 칭찬 받을 만한 광고라고 입을 모아 호평했습니다.

모든 항목의 별점이 4점 이상입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과 시ㆍ청각적 예술성은 4.5점입니다.

창의성 4, 명확성 4.5, 적합성(광고 효과) 4, 적합성(광고 모델) 4, 예술성(청각) 4.5, 예술성(시각) 4.5, 호감도 4

TV 향한 편견 깼다

광고평론가는 이 광고가 'TV는 바보상자'라는 편견을 깨며 ZEM키즈 서비스를 잘 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TV에 대한 편견을 역으로 이용한 광고.

수많은 미디어가 TV를 바보상자라고 놀려댄 것을 반대로 활용해 B tv를 사랑스러운 TV로, 부모가 믿고 구매하고 싶은 상품으로 포지셔닝(소비자 마음속에 자사 제품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도록 하는 것)했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상황 설정과 광고 모델의 모난 곳 없는 연기력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청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 짓게 하는 효과까지 봤다.

(분량은) 짧지만 충분히 공감대를 이끌었다. 상품의 장점도 보여줬다. (스토리 전개가) 다소 빨라서 설득력은 부족할 수 있지만 모델의 연기력과 내레이션으로 보완해 광고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

한자영 평론가

TV에 깔린 고정관념을 역으로 활용한 창의적인 패러디 광고다. TV는 공부에 방해되는 물건이라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역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익 광고의 구성을 패러디한 점이 흥미롭다.

김정민 평론가

성 역할 고정관념도 깼다

광고평론가는 이 광고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이 깨진 것도 호평했습니다. 광고에서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사람은 엄마가 아닌 아빠입니다. 평론가는 이 부분이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칭찬할 만한 점은 집안일을 하는 보호자를 아빠로 설정한 것이다.

가사 노동과 육아가 부모의 공통적인 책임이 된 요즘, 집안일을 생색내지 않고 해내며 육아도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며 고정관념을 깬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박진희 평론가

아이와 교육이라는 키워드가 나오는 광고에는 으레 여성이 모델로 등장한다. 남성이 나와도 제삼자 입장에서 관찰하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각종 금융권, 건설 광고처럼 교육 광고도 여성이 아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그걸 제삼자인 남성이 등장해 관찰하거나 알려주는 등의 패턴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신선하다. 남성이 아이 교육과 집안일의 주체로 등장하고 아이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 광고에서 관찰하는 사람은 내래이터와 (광고 밖) 시청자뿐이다.

감칠맛 나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눈도장 찍은 배우 현봉식과 (아들 역을 연기한) 정윤건의 연기와 자연스러운 호흡도 광고를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박은지 평론가


공익 광고 패러디해서 메시지 명확해졌다

광고는 어떤 문제에 관한 경고나 예방의 의미를 담은 공익 광고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상업 광고입니다. 공익 광고인 것처럼, 어떤 문제를 경고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ZEM키즈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광고평론가는 이 부분이 광고의 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재미있는 패러디 덕에 광고 메시지가 명확해졌다며 호평했습니다.

사실 최근에 나온 패러디 광고는 밈(인터넷에서 널리 유행하는 것)을 패러디하는 광고밖에 없어서 패러디의 묘미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진짜 의미 있는 패러디 광고가 나왔다.

부정적인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나올 것 같았지만 긍정적인 내용이 나와 오히려 제품이 명확하게 각인됐다.

김정민 평론가

''잠깐만'이 ~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공익 광고의 경고성 접근을 비틀어 ZEM키즈 서비스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아이를 둔 부모'라는 타깃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교육 서비스인데, '젊은 부모'의 감각을 잘 따라가 크리에이티브를 구성했다.

홍산 평론가

뻔하지 않아 좋은 광고다. 공익 광고 포맷을 살려 영상 색감, 내레이선, 배경음악 등 전반에 걸쳐 무거운 톤이 연출됐다. 보통 '어린이용 교육 서비스 광고'하면 떠오르는 밝고 귀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선하다.

사실 교육 서비스의 타깃은 어린이가 아니라 부모다. 매번 익숙한 광고만 봐 왔던 부모에게 이 광고는 더욱 눈길이 갈 만한 하다.

스토리에 반전 요소를 넣어 긴장감을 부여해 마지막까지 집중을 놓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전략이 훌륭하다.

박진희 평론가

반면 광고가 소비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혹평도 있었습니다. 김기섭 평론가는 "광고주가 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전형적인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평론가는 "소비자 인사이트(소비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하고 광고주 바람만 넣은 주입식 광고라 대행사와 제작사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좋은 광고는 좋은 대행사, 좋은 제작사, 여기에 좋은 광고주까지 만나야 탄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진희 평론가는 앞선 호평에 이어 "광고 중반에서 서비스가 제공하는 세부 콘텐츠를 언급하는 부분이 다소 지루했다. 내레이터가 콘텐츠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설명하는데, 톤이 워낙 차분한데다 내용도 정보 전달의 성격이 커서 소비자 기억에 남을 만큼 흥미롭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홍산 평론가는 "플랫폼의 한계지만, 광고를 끝까지 보지 못하면 전반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SK브로드밴드
▷ 대행사: SM C&C
▷ 제작사: 다이나믹콩콩픽쳐스, 얼리하이
▷ 모델: 배우 현봉식(제리고고), 배우 정윤건
▷ AE: 김현정, 박찬석, 윤수미
▷ CW: 홍광선, 박성민
▷ 조감독: 심승보, 신하은
▷ 2D 업체: 포스트아지트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28회~132회 기사에서는 현대해상, 롯데잇츠, 동부건설, SK텔레콤, 하이네켄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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