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모델 염따가 힙합과 관련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롯데칠성음료

[AP광고평론 #139]

※ 평가 기간: 8월 20일~8월 26일

[AP신문=하민지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간판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가수 염따와 협업해 '처음처럼 플렉스(FLEX)' 캠페인을 선보인 게 지난 4월입니다.

염따는 '플렉스하다', '빠끄', '~해버렸지 모얌' 등의 유행어를 만들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처음처럼은 여러 유행어로 인기를 끄는 염따와 발 빠르게 협업했습니다.

지난 4월, 처음처럼 플렉스를 출시하고 '염따빠끄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플렉스 소주 뚜껑 안쪽에 적혀 있는 '염', '따', '빠', '끄'를 한 글자씩 모아 '염따빠끄'라는 단어를 완성하는 캠페인입니다.

처음처럼은 염따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지 4개월이 지난 8월 13일, 염따가 등장하는 영상 광고를 공개했습니다.

광고에는 염따의 유행어도 나옵니다. '빠끄', '처음처럼이 플렉스해버렸지 모얌' 등입니다. 전반적으로 지난 4월에 진행한 캠페인과 이번에 공개된 광고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염따 플렉스 유행은 끝났다", "이미 재미 본 스토리로 또 영상 광고를 공개한 목적을 알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반적인 별점은 3점대로 평이한 수준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FLEX 광고 별점. 창의성 3,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3, 광고 효과의 적합성 3.5, 광고 모델의 적합성 3.5, 청각적 예술성 3, 시각적 예술성 3, 호감도 2.5

새롭지도 않고, 목적도 불분명···
형편없는 광고

광고평론가는 염따와의 협업은 이제 단물이 다 빠졌으니 처음처럼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염따 플렉스'는 유행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빠끄'와 '~해버렸지 모얌'이 막 뜨던 시기에 적합하게 염따를 데려와 캠페인을 잘 진행했는데 왜 아직도 이걸 유지하는지 정말 의문이다.

심지어 카피에 변화를 주지도 않았다. 작년에 공개됐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크리에이티브를 재생산한 점이 가장 실망스럽다.

처음처럼 플렉스로 진로 판매량을 따라잡는 업적을 이루긴 했지만 이제 플렉스를 떠나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설 때다.

홍산 평론가

처음처럼은 염따빠끄 스토리로 재미를 봤다. 염따가 처음처럼의 모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실제로 유행됐던 일반인의 염따빠끄 챌린지까지. 주요 매체에 광고하지 않아도 주요 소비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충분히 염따 효과를 봤다.

그에 비해 이 광고는 너무 형편없다. 전형적인, 최소한의 기본 요소를 갖춰야 창의성과 신선함이 드러날 수 있는데 기본도 갖추지 못했다.

결국 염빠를 아는 소비자에게 염따와 협업한 캠페인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광고에 불과하다. 단물 빠지는 중인 '염따빠끄'에 매달리고 있다.

최소한 배경음악으로 염따의 랩을 깔듯, 하다못해 처음처럼 플렉스가 뭔지라도 말했어야 했다. 혹은 염따빠끄 챌린지를 보여주기라도 해야 했다.

유행어를 조합해 놓은 조잡한 카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없고, 제품의 장점도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한자영 평론가

명확한 목적을 알 수 없는 광고다. 지난 4월, 가수 염따와의 컬래버로 탄생한 처음처럼 플렉스 소주는 #염따빠끄챌린지로 20ㆍ30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이 광고는 이런 화제에 힘입어 염따를 모델로 기용해 그의 유행어를 활용했다.

하지만 한정판이라 홍보한 처음처럼 플렉스 소주를 8월 중순에 또 광고한 이유가 뭔지 궁금해진다.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는 광고 속 새로운 콘텐츠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민 평론가


이외에도 박진희 평론가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광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왜냐면 '플렉스'는 알아도 '염따'는 모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클럽을 떠오르게 하는 네온사인 등의 시각적 연출이, 모두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지금 시국에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광고다. 일단 인지도가 높지 않은 모델을 기용해 단순히 모델로만 활용한 게 아니라 아예 광고 크리에이티브로 사용한 게 도박이다.

광고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플레스' 용어가 대유행한 것은 맞다. 그러나 플렉스의 창시자가 염따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염따는 힙합계에서 마니아 팬층을 가지고 있을 뿐, 염따라는 사람이 그의 유행어인 '플렉스'만큼 대중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염따가 '플렉스'라는 말을 유행시켰다는 사전 지식이 없는 채로 광고를 시청했을 때, 염따가 호감 가는 모델이라는 생각은 하기 힘들었다.

20대 소비자를 타깃팅하기 위한 시도로 트렌드를 따라갔다는 건 알겠다. 그러나 호불호 갈리는 모델이 오히려 타깃의 범위를 좁힐 수도 있다.

추가로, 플렉스는 현 상황에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단어다. 국가 경제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플렉스를 제안하는 건 20대를 패기 있게 만드는 게 아니라 철없어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거기에 마지막 장면의 "해버렸지 모얌"이라는 가벼운 말투가 철없어 보이는 콘셉트를 더욱 부각한다.

클럽을 떠오르게 하는 네온사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부적절한 콘셉트다. 왜 하필, 지금, 굳이 염따가 플렉스를 외쳐야만 했는가?

박진희 평론가

호평도 있습니다. 박은지 평론가는 신선한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처음처럼이 작년부터 계속 미는 '한정판 처음처럼 플렉스'의 업그레이드 버전.

MZ세대에게 잘 알려진 염따를 활용해 MZ세대 타깃층을 계속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염따의 신선하고 독특하며 힙한 이미지를 가져가겠다는 처음처럼의 의도가 느껴진다.

기존 소주 광고가 신선한 이미지, 하얀색과 푸른색 계열을 사용한 것과 달리 화려한 색감과 카메라 구도를 다양하게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맥주 등 기타 주류 광고에서 볼 법한 구도와 음악을 소주 광고에 사용해 기존 소주 광고의 프레임을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이겠다는 롯데칠성음료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박은지 평론가

김기섭 평론가는 "광고 메시지가 확실하다. 광고 모델과의 적합성도 명확하다"고 호평했지만 "브랜드 매력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평론가는 "소주처럼 넓은 타깃층의 저관여 제품도 분명 타깃팅이 필요하지만 브랜드를 선택하는 건 결국 매력이지 않나 생각하게 한 광고다"라며 이 광고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롯데칠성음료
▷ 대행사: 대홍기획
▷ 제작사: 파크 프로덕션
▷ 모델: 염따
▷ CD: 김동현
▷ 조명감독: 서재훈
▷ 아트디렉터(스텝): 전은영
▷ 2D(TD): 이준호
▷ 3D업체: 비전홀딩스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43회~147회 기사에서는 삼양사 큐원 상쾌환, 푸르밀 프로바이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안단테, 유니베라 아임뮨, 현대자동차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