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로드] 고양시ㆍ충주시 사례로 배우는 애물단지 지역 캐릭터 살리기

오영선 승인 2020.09.10 12:14 | 최종 수정 2020.09.10 19:18 의견 0

 [편집자주] 162개가 넘는 지자체들은 주민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을 알리는 데 애쓰고 있기도 합니다. [PR로드]는 각 지역에서 '열일' 중인 지자체들의 홍보 전략을 취재ㆍ보도합니다.

[AP신문=오영선 기자] 요즘 기업에서는 캐릭터 마케팅이 한창이다. 펭수, 라이언, 빙그레우스 등 귀엽고 개성 강한 다양한 캐릭터를 모델로 세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도 질 수 없었던 걸까. 지역ㆍ공공기관 또한 캐릭터 마케팅은 필수가 됐다. 지자체 중 고양시는 '고양이' 캐릭터로 이미 성공적인 지자체 캐릭터 마케팅의 대명사가 됐다.

관련 기사

[기획] 가상 캐릭터가 홍보 모델로 떠오른다

고양시의 고양이 캐릭터. (위) 고양시청 공식 페이스북 (아래) 고양체 이미지. 사진 고양시청 공식 페이스북, 고양시청 홈페이지


고양고양이는 고양시와 고양이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고양'이라는 단어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만들어진 고양이 캐릭터는 '일산시'라는 잘못된 명칭을 바로잡기 위해 공식 SNS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고양시라는 올바른 명칭이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다.

고양이 캐릭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2015년엔 국내 최초로 지역 마스코트를 딩벳(Dingbat. 기호, 아이콘 등과 함께 사용 가능한 이미지 폰트)에 응용한 '고양체'라는 글꼴을 시작으로 고양덕양체, 고양일산체 등 총 5개의 고양시 전용 서체를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고양시 사례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지자체 캐릭터가 훨씬 많아 빛을 못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때문에 지역과 공공기관을 대표하는 캐릭터인만큼 세금을 사용했는데 없앨 수도 없고, 홈페이지 구석에 가만히 두기도 아까운 난감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 카카오TV는 지난 9월 1일, 마스코트 서바이벌 디지털 예능인 <내 꿈은 라이언>을 선보였다. 콘텐츠를 통해 그동안 잊힌 '흙수저 마스코트'가 등장해 지자체 공공 캐릭터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캐릭터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수많은 캐릭터가 그려져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샤모, 위니, 부천핸썹, 바우, 빠망, 콘파카, 이야기할아버지, 힐리, 꿈돌이, 곰이, 범이. 내 꿈은 라이언. 사진 카카오TV



내 꿈은 라이언은 방영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첫 방송 전 공식 유튜브 채널엔 티저 영상만 올라와 있었을 뿐인데 '원픽(지지하는 대상)'을 응원하는 댓글들로 가득했다. 특히 한 누리꾼이 작성한 대전엑스포 마스코트 '꿈돌이'의 응원 글이 추억을 불러일으켜 많은 사람들의 원픽 대상이 됐다.

잊혀가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선 매년 대한민국 지역 공공 캐릭터 경진대회인 ‘우리동네 캐릭터’를 개최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우리동네 캐릭터의 첫 개최 이후 3년 동안의 참가자 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1회와 2회엔 각각 75개와 85개의 캐릭터가 참가했고 3회를 맞은 올해는 100개의 캐릭터가 참가했다. 캐릭터 수는 지역 캐릭터와 공공 캐릭터를 합산한 수다.

그런데 지역과 공공기관의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를 홍보하는 대회라니 어쩐지 기묘하다. 이렇게 많은 캐릭터는 왜 우리 기억에 없을까.

 

▶ 지역 캐릭터에 특산물? 이제는 식상해요

단순히 캐릭터가 떠오르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해서 그 유행을 따라가기보단, 홍보하고자 하는 주체를 파악해 자연스럽게 접목시키는 게 중요하다. 특히 공공 캐릭터의 경우 연관성이라고 하면 지역 특산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콘텐츠 소비자에겐 다소 식상하고 지루한 콘셉트다. 때문에 특산물을 이용하되,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러운 아이템을 접목시켜야 한다.

충주시 캐릭터 '충주씨'는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명예 공무원으로 임명된 수달 캐릭터다. 충주씨 공식 유튜브를 보면 사과, 복숭아, 고구마, 옥수수 등 충주시 농산물을 홍보하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충주 사과 홍보영상인 '사과하십쇼'는 48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0년 9월 9일 기준)

사실 글로만 봤을 땐 여태 봤던 공공 캐릭터들과 특별히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지역 캐릭터가 나와서 지역 농산물을 홍보할 뿐인데 왜 인기를 끌까?

우선 충주씨는 뻔한 캐릭터가 아니다. 보통 농산물을 홍보하고자 한다면 농산물을 캐릭터화 시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달을 캐릭터화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충주씨의 콘셉트에 있다. '농산물을 홍보하는 명예 공무원'이라는 콘셉트로 이야기를 부여했고, 덕분에 지역 특산물인 사과, 복숭아뿐 아니라 다양한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었다.

충주시 캐릭터 충주씨의 공식 유튜브 채널


▶ MㆍZ세대를 통해 얻은 답, 재미

지역 캐릭터라고 해서 지역 소식을 전하는 일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역과 관련 없는, MㆍZ세대에서 유행하는 '밈(meme)을 활용해 패러디 영상도 제작한다.

ㆍ관련 기사

[PR로드] '깡'트코인 올라타는 지자체들

파맛 첵스, 망한 마케팅은 어떻게 16년간 '가늘게' 흥했나

 

MㆍZ세대는 재미를 중요시 여긴다. 재밌고 화젯거리가 될 만한 것을 찾는다.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찾아서 주변에 퍼뜨리는 특징이 있다. SNS로 놀이, 공부, 소통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게 공유한 콘텐츠 댓글에선 '주접 댓글'로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시간을 보낸다. 스스로 놀이 문화를 만든 거다. 재미를 추구하고 공유해 빠르게 전파하는 문화는 MㆍZ세대 뿐 아니라 많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한다.

이렇듯 공공 캐릭터의 식상함을 깨고 재미라는 요소를 가질 경우 콘텐츠 소비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MㆍZ세대를 매개체로 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는 건, 홍보에 성공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홍보 담당자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댓글에선 원하는 요구가 나오기 마련이다. 굿즈 발매를 요청하거나 '어떤 곳과 협업하면 좋겠다, 재밌겠다'하는 등 예상치 못 한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소비자 의견이 필요한 담당자에게 댓글로 드러나는 반응은 중요하다.

요즘 유재석, 박나래 등 이미 인지도 높은 연예인이 부캐(부 캐릭터)를 만드는 걸 볼 수 있다.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를 제공해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공공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재미는 누구에게나 통한다. 지역 홍보에서 '지역'만 중요시 여기다간 따분함만 느낄 수 있다. 또한 재미에만 과중해 선을 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공공 캐릭터인 만큼 불편한 점이 없도록 섬세한 감수성과 운영이 필요하다.

ㆍ 충주시 남성 캐릭터 '충주씨', B급 감성 선 넘지 말아야

고양시 캐릭터 고양이가 고양이 집을 들고있다. 사진 고양시 홈페이지


▶ 캐릭터로 보여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

재미뿐 아니라 캐릭터의 활용과 진정성 또한 중요하다.

2019년 12월 3일, 고양시와 반려동물용품 스타트 기업 '뽀시래기'가 협업했다. 두 단체는 길고양이 집 지원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펀딩을 열었다.

고양시는 앞서 소개한 고양이 캐릭터를 길고양이 지원에 접목시켰다.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길고양이 문제를 고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협업한 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열흘 동안 진행한 1차 펀딩에 590명이 참여해 1,716만 원이라는 액수로 목표 수익을 초과했다.

이처럼 고양시는 지역 캐릭터가 고양이라는 점을 활용했으며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돋보여 시민들에게 공감과 호응을 얻었다.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공공 캐릭터 속에서 재미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까지 챙긴다면 더 사랑받는 공공캐릭터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AP신문 & www.apnew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