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병규, 안효섭, 장영남. 사진 신한카드 공식 유튜브
[AP광고평론 #142]

※ 평가 기간: 8월 20일~8월 26일

[AP신문=오영선 기자]

지난 8월 13일에 공개된 신한카드 의 '소비마마' 본편 광고입니다.

광고길이는 2분 16초로 사극콘셉트를 차용해 영화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주상 전하 납시오~"

신하의 목소리와 함께 배우 조병규(HB엔터테인먼트)가 임금으로 등장합니다.

이어 얼마 전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출연해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 장영남(앤드마크)이 '소비마마'로 등장합니다.

광고에서 소비마마는 이름처럼 소비를 남발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에 임금이 "다른 비들은 어쩌란 말입니까"라고 말하니 병원'비', 교육'비', 외식'비'가 초라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대화 중 뜬금없이 택배원이 등장해 임금이 누구냐고 묻자, 신하는 "아마... 존(John)인 듯 하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연상시킵니다.

대화를 끊고 들어온 택배원 때문에 화가 난 임금은 관리들을 모두 안으로 들라 명령합니다.

이에 자산'관리', 예산'관리', 신용'관리', 혜택'관리', 주간'관리'가 들어옵니다.

함께 등장한 안효섭은 "신, 한페이판이옵니다"라며 본인과 신한카드 둘을 동시에 소개하면서 또 언어유희를 이용했습니다.

광고는 '관리'들처럼 소비마마의 소비를 막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가 '신한페이판'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광고 중 명품 브랜드가 연상되는 장면이다. (위) 임금의 빨간 도포에 노란색 벨트와 화살표 무늬가 그려져있다. 그 뒤엔 쇼핑백이 놓여있다. (아래) 임금이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있다. 사진 신한카드 공식 유튜브

광고는 언어유희뿐만 아니라 다른 재미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임금의 도포에 오프화이트가 연상되는 노란색 벨트와 화살표 무늬가 그려져있고, 왕실 곳곳에는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가 떠오르는 쇼핑백을 소품으로 사용해 사극 배경인 과거와 현대의 이미지를 융합했습니다.

또한 임금이 신은 신발에 사관이 '에어'라고 적어 나이키를 떠올리게 하는 등 브랜드를 패러디해 등장시키는 것 또한 광고의 숨겨진 재미입니다.

광고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 있는 언어유희 퀄리티(quality. 품질)가 높고, 캐스팅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명품이라 완성도 역시 높다는 반응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도 유사한 의견입니다. 광고 모델의 적합성은 5점, 그 외 모든 별점 또한 4점 이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신한카드 소비마마 광고 별점. 창의성 4.5,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4.5, 광고 효과의 적합성 4, 광고 모델의 적합성 5, 청각적 예술성 4.5, 시각적 예술성 4.5, 호감도 4.5

재치있는 언어유희로 브랜드 각인시켜
한 편의 영화같은 광고

광고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광고의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져 긴 광고임에도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근래에 본 디지털 캠페인 중 가장 유쾌하게 본 광고다. 사극 형식을 과하게 비틀지 않고 대사를 억지스럽게 쓰지 않으면서 흐름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 밈을 적절히 섞어 재미요소도 넣어줬다. '관리' 와 '비'라는 이중 의미 언어유희를 촌스럽지 않게 소화했다.

긴 영상의 디지털 캠페인이 지켜야 할 모든 것들을 지켰다. 거부감이 들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다.

필모그래피가 탄탄한 실력파 배우를 기용한 것 역시 크리에이티브를 빛나게 하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

세트부터 아트까지 허투루인 것이 하나도 없이 모든 게 착착 맞물려 돌아가는, 광고보다는 영상 콘텐츠에 더 가까운 형식의 크리에이티브다.

홍산 평론가

유쾌한 스토리와 즐거운 언어유희로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는 광고다.

한 편의 콩트 같은 스토리에 판매 상품의 장점을 위트 있게 녹여내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oint. 고유의 강점)까지 잘 전달한다.

한자영 평론가

이유 있는 사극 콘셉트와 재치 있는 말장난으로 내용을 전달한 광고.

소비자에게 사극을 콘셉트로 한 유머 광고는 이제 새로울 게 없는 소재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광고는 제품의 USP와 연관된 ○○`비`, ○○`관리`, `신, 한카드`와 같은 말장난을 통해 콘셉트의 이유를 공고히 했다.

그로 인해 억지로 엮은 사극 콘셉트가 아닌 이유 있는 패러디가 됐다.

김정민 평론가

언어유희에서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게 느껴지는 광고다. 2분이 넘어가는 광고인데 끝까지 시청하게 된다. 일부러 찾아보게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영화와 같은 완성도를 보인 것은 스토리, 대사, 배우, 영상, 음악 등 모든 요소가 실제 작품에 가까운 퀄리티를 보이기 때문이다.

B급 광고지만 진지하게 만드니 몰입이 안 될 수 없다. 이러한 광고의 크리에이티브가 상품명(신한페이판)을 확실히 인지시키고 있으며, 메인 카피(소비마마) 또한 익숙하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단어로 상품의 인지효과를 높여주고 있다.

상품의 세부 내용 역시 광고의 유머러스한 톤에 녹아 지루하지 않게 설명됐다. 금융 상품 광고 특성상 어려운 정보들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게 느껴졌다.

박진희 평론가

자산관리, 예산관리 등 돈 관리와 관련된 단어에 인물을 배치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에 대응하는 '소비마마'를 광고의 페르소나(인격)로 풀어낸 점이 인상 깊다. 광고 속 배우들의 열연도 흥미롭다.

박은지 평론가

여느 메이저 광고에 견줘도 손색 없을 만큼 괜찮은 광고지만 트렌디하고 신선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기 쉬운 광고다.

이미 많이 소비된 신한카드의 이미지에 ATL(Above The Line.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대규모 광고)과 디지털 둘 다 고려해야 하는 최신 광고의 딜레마를 고민한, 매체까지 생각한 영상이다.

(ATL과 디지털을) 다양하게 활용해 소비자에게 여러 방향으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김기섭 평론가

아쉬운 광고 길이

호평이 이어졌지만 다소 긴 광고 길이로 우려의 목소리가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키 카피(key copy)보단 소소한 카피 라이팅을 통해 메시지와 콘셉트를 어필해 15초, 30초 버전에서 전달력이 유사할지는 의문이다.

김정민 평론가

2분 16초라는 길이에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다. 영상 안에선 (광고 진행이) 긴박하게 흐르지만, 계속 제품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 다소 지루함이 남는다.

박은지 평론가

예상되는 스토리 전개와 광고모델을 포함해 볼거리가 너무 많다. 되려 산만해서 광고가 끝난 후 머릿속에 남는 내용이 분산될 수 있다.

한자영 평론가

박진희 평론가는 앞선 광고 길이와 다른 부분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등장인물 설정이 선입견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의견입니다.

아쉬운 점은 과소비하는 주체를 여성 인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메인 카피(소비마마)에 맞는 스토리를 구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성이 사치품을 사느라 과소비를 한다는 것은 꽤나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이런 선입견을 고려하지 않은 광고를 볼 때마다 여성 고객이 편하게 웃을 수만은 없다는 걸 염두에 두 길 바란다.

박진희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신한카드, 신한금융그룹
▷ 대행사: HS애드
▷ 제작사: 꾸욱꾸욱
▷ 모델: 장영남(앤드마크), 조병규(HB엔터테인먼트), 안효섭(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AE: 윤상훈, 이동수
▷ CW: 정해평
▷ 조감독: 송현기
▷ Executive PD: 서정민
▷ 제작사PD: 박기남
▷ 플래너: 진광혁, 이수현, 김지연
▷ 로케이션 업체: 고로케이션
▷ 편집실: 언프레임
▷ 2D업체: 언프레임
▷ NTC: 비전홀딩스, 박수정
▷ CM송 업체: YOSE SOUND
▷ BGM: 강연욱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43회~147회 기사에서는 삼양사 큐원 상쾌환, 푸르밀 프로바이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안단테, 유니베라 아임뮨, 현대자동차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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