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김은지 기자] 지난 9월 4일, SNS 트위터에 한 광고의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로벌 헤어뷰티 브랜드 유니레버의 트레제메(TRESemme) 샴푸 광고가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광고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의 전국에 8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진 기업 '클릭스(CLIKS)'가 공개한 광고다.

트레제메 인종차별 광고, 사진 클릭스 누리집

해당 광고는 흑인과 백인의 머리카락 사진을 비교한다. 흑인의 머리카락은 건조하고 손상됐으며 흐릿하고 칙칙하다고 표시했다. 반면 백인의 머리카락은 가늘고 평평하며 보통이라고 표시했다.

이 광고를 발견한 한 트위터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에 광고 사진을 게재했다. 게시물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약 10만 명의 사용자가 '리트윗(다시 게재하는 것)'했다.

모델 조지비니 튠지가 인종차별 광고에 대해 쓴 글, 사진 조지비니 튠지 트위터 계정 캡처

남아공의 유명 모델인 조지비니 튠지 또한 리트윗해, '이 광고는 흑인을 존중하지 않고 다양성까지 침해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또한 남아프리가공화국은 약 80%의 흑인인구가 거주하는 국가임을 언급하며 "말도 안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트레제메의 공식 사과문, 사진 트레제메 누리집 캡처

이에 유니레버는 곧바로 문제에 대처했다. 당사 누리집에 인종차별적 발언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클릭스 또한 사과와 함께 해당 광고의 사진을 삭제했다.

하지만 사과문으로 인종차별의 문제를 덮기는 역부족이었다.

이틀이 지난 9월 6일, 남아공의 야당 경제자유투사당(EEF)은 클릭스의 운영 중단을 요청했다. 클릭스 매장 전 지점이 문을 닫지 않으면, 9월 7일부터 시위를 시작할 것을 경고했다.

시위대가 클릭스 앞에 모여있다. 사진 경제자유투사당 트위터

9월 7일부터 시위대는 클릭스 매장의 문 앞을 막아섰다. 당지지자들과 시민 시위자들은 빨간 옷을 입고 항의의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진행했다.

결국 클릭스는 남아공 현지 시각으로 9월 8일, 책임자 사임을 발표했다. 인종차별 샴푸 광고 게시와 관련된 모든 직원을 정직시켰고 트레제메 제품을 모두 판매 목록에서 삭제할 것을 밝혔다. 더불어 9월 9일 수요일 단 하루, 전 매장 폐쇄를 결정했음을 알렸다.

그럼에도 시위는 1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시위대는 단 하루가 아닌, 클릭스의 완전한 폐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사과의 표시이며, 인종차별주의자의 완전한 몰락을 원한다는 의견이다. 남아공 야당은 "클릭스 매장 880개 모두를 문닫게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