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광고. IONIQ라는 글자 뒤로 런던 아이가 보인다. 런던 아이에는 불이 들어와 있고, IONIQ의 마지막 글자 Q와 비슷한 모습이다. 사진 현대자동차

[AP광고평론 #147]

※ 평가 기간: 8월 27일~9월 2일

[AP신문=하민지 기자] 현대자동차의 새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광고입니다. 지난달 9일에 공개된 이 광고는 독일 최대의 광고 대행사 융 폰 마트가 대행했습니다.

광고는 락다운 된 거리를 보여줍니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춰져 버렸지만, 현대차는 "이전과 다른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친환경 전기차 브랜드 광고다운 메시지입니다.

현대차는 광고에서 동음이의어를 잘 활용했습니다. 충전한다는 의미의 'charge'와, 무언가를 담당하고 책임진다는 의미의 'in charge of'를 활용해, 전기를 충전해 사용하는 전기차가 미래의 친환경 산업을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광고에는 영국의 유명한 건축물인 런던 아이가 등장합니다. 밀레니엄 휠이라고도 불리는 이 건축물은 커다란 자전거 바퀴 모양의 관람차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3월부터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광고는 현대차가 전기차 아이오닉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산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메시지를 런던 아이에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아이오닉(IONIQ)의 마지막 알파벳 Q와 런던 아이의 모습이 비슷해, 마치 아이오닉이 충전돼 불이 들어온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시대가 끝나 친환경의 새 시대가 열린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현대차가 현재 전 세계에 일어난 에너지 위기 사태를 책임지고 미래의 친환경 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잘 전달된 광고라고 호평했습니다.

또한 런던 아이가 등장한 장면도 시각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 시각적 예술성 모두 4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광고 별점. 창의성 3.5,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3.5, 광고 효과의 적합성 4, 청각적 예술성 4, 시각적 예술성 4, 호감도 3.5

한 수 앞을 내다봤다

광고평론가는 현대차가 이번 광고로 친환경이라는 새 트렌드의 서막을 알렸고 명확한 브랜드 비전을 보여줬다고 극찬했습니다.

경제적, 환경적 변화로 인한 새로운 트렌드의 서막을 알리는 광고. 'in charge of'라는 말에서 기업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느껴진다.

관람차라는 오브제가 브랜드와의 뛰어난 호흡을 보여준다.

김기섭 평론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제품으로 기업 가치를 전달한 광고.

코로나19 사태와 전 지구에서 발생하는 이상 기후로, 환경 파괴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지속해서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해 온 (현대차의) 기업 가치를 '책임'이라는 키워드로 전달한 점이 적절했다.

현재 사태를 '책임' 지고, 미래의 친환경 시대 또한 '책임' 지고 이끌어 나가겠다는 현대자동차의 의지가 잘 전달됐다.

김정민 평론가

최근 코로나19 상황을 광고 크리에이티브로 사용한 사례가 매우 많았다. 그리고 그런 광고는 대부분이 '함께', '희망', '위로'와 같이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이 광고는 다르다. 다가올 미래를 봤다. 광고는 코로나19 이후에 달라질 삶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이는 친환경 전기차 광고가 전할 수 있는 최고의 메시지다. 명확한 브랜드 비전과 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기 때문이다. 거기에 '조용하지만 침착하게', '늘 그랬듯 계속 나아간다'는 내용의 내레이션으로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했다.

진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이 만든 크리에이티브다. 독창적이고 전략적인, 한 수 앞을 볼 줄 아는 사업가 정신이 돋보이는 광고다.

박진희 평론가

지속가능, 첨단 등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며, 그 정체성을 깔끔한 시각적 예술성과 미래를 떠오르게 하는 청각적 예술성으로 보여준 점이 훌륭하다.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잘 아는, 기존에 현대차가 어떤 첨단 기술을 구현해왔는지 알고 있는 소비자를 한 번 더 납득시켰다.

박은지 평론가


의미가 분명하지 않고 광고 연출도 뻔하다

반면 광고가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지루하고 의미도 분명하지 않아서 수많은 코로나19 관련 광고와 차별화되는 게 없는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비장한 감동만 보여준 전형적인 광고.

광고 메시지 자체는 정말 시의적절하고 선구적이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표현하는 광고는 더 많은 사람이 광고에 몰입하게 해서 광고가 오래 기억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소비자가) 이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가치 있는 일에) 함께할 수 있게 (소비자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광고는) 마치 하나의 캠페인 같아서 아쉽다.

영어권 광고도 언어유희를 충분히 활용해 왔다. 물론 언어유희는 단점도 있다. 자칫 유치해지거나 타깃 시청자가 이해를 못 할 경우 광고 메시지의 진정성과 직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에 충분히 장엄하고 뭉클한 감동의 광고가 차고 넘치는 지금, 좀 더 특별한 크리에이티브로 현대자동차만의 아우라를 표현할 수는 없었을까.

가령 도입부에서 세계가 '락'다운 됐다고 했는데, 이제 새로운 시대를 현대가 knock(영어 발음 '낙(n?ːk)'. 한국어 발음 '노크') 하겠다든지, 혹은 change(변화) 해야 하는 시대에 in charge(책임지다) 하는 현대가 되겠다든지, 얼마든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광고는) 다소 다큐멘터리같이 지루했다. 그저 수많은 코로나19 관련 광고 중 하나가 됐다.

한자영 평론가

'charge'라는 단어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다', '미래 환경을 책임지다'라는 의미를 드러내며 코로나19 시대에 힘을 돋우는 크리에이티브다.

시각적 연출이 고급스러운 것과 별개로, "우리는 다시 일어섭니다(We all choose to carry on.)"라는 카피가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

또한 "우리는 다시 일어섭니다"라고 한 다음 파란 풍선으로 은유 되는 현대차를 끌고 광장으로 모이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힘을 북돋우고 싶은 건 알겠으나 락다운 된 세상에서 멈추지 말고 나아가라는 메시지가 별로 분명하지 않고, 런던 아이 앞에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이 이 시점에 적절하지도 않다.

마지막에 "다 함께 세상을 움직이는 힘(In charge of turning the world)"이라고 하며 현대자동차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는 메시지로 마무리하는데 이것 역시 당위가 부족해 왜 튀어나온 카피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

홍산 평론가

박은지 평론가는 앞선 호평에 이어, 광고 메시지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뭘 말하려고 한 걸까. 현재의 코로나19 시대인지, 아니면 운영이 중단된 런던 아이인지. 전자를 설명한다고 하기엔 너무 당위가 떨어지고 후자를 설명한다고 하기엔 (런던 아이 운영이 코로나19로 중단됐다는) 배경지식이 없는 시청자는 (광고 메시지를)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현대자동차
▷ 대행사: Jung von Matt NECKAR, Germany
▷ Executive Creative Director: Peter Waibel
▷ Managing Director/Strategy: Daniel Adolph
▷ Creative Directors: Matthias Hess, Rico Noël, Anna Rondolino
▷ Art Director: Amalia Ambartsumyan, Francesca Montrucchio
▷ Copywriter: Angélique Catuhe, Andrea Weisser
▷ Account Director: Thien An Nguyen
▷ Creative Producer: Felix Eichhorn
▷ Senior Retouch Artist: Dominik Schmutzer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48회~152회 기사에서는 농심켈로그, 동아제약 셀파렉스, AXA 손해보험, SK하이닉스, 쿠어스 라이트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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