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는 정장, 하의는 운동복 차림의 남자가 사슴 앞에서 제품 쿠어스 라이트를 들고 있다. 사진 쿠어스 라이트

[AP광고평론 #152]

※ 평가 기간: 9월 3일~9월 9일

[AP신문=오영선 기자] 금방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상황을 제품 광고에 접목한 크리에이티브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AP광고평론에서 다룰 광고 또한 코로나19 상황을 활용했습니다.

지난 8월 27일 공개된 맥주 브랜드 쿠어스 라이트(Coors Light)의 '정말 아름다운 날이에요 (What a Beautiful Day)'입니다.

상의는 정장 차림, 하의는 운동복을 입은 묘한 차림새의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남자가 현관에 서서 아름다운 날을 예찬하며 노래를 부르자마자 어깨에 새똥이 떨어집니다.

뮤지컬처럼 동네를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지만 거리엔 라쿤, 청설모 같은 동물만 있을 뿐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남자가 집어 든 신문엔 "2020년... 실화야? (2020... SERIOUSLY?)"라고 적혀있습니다. 마치 코로나로 믿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노래는 고조되고 남자는 산에 올라 쿠어스 라이트를 마십니다. 주변엔 사슴이 모여들고 멋지게 마무리하려는 순간! 노래는 뚝 끊기고 산은 재택근무 화상 회의의 배경으로 전환됩니다.

노래를 부르던 남자는 화상회의를 하는 우울한 모습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있습니다. 영상은 '(자가격리를 하며) 몇 달 동안 응시해 온 배경으로 여행할 기회를 얻으세요.' 라는 문구가 뜨고 쿠어스 라이트 누리집의 방문을 권유하며 마무리됩니다.

누리집에 방문하면 이벤트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참여자 중 5명에겐 화상 통화 배경의 실제 장소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광고는 이 이벤트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코로나19로 처한 현재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뮤지컬 같은 진행에 청각적 예술성은 4.5점으로 가장 높은 별점을 받았습니다.

쿠어스 라이트 광고 별점. 창의성 4,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4, 광고 효과의 적합성 4, 청각적 예술성 4.5, 시각적 예술성 4, 호감도 3.5

크리에이티브의 교과서 같은 참신한 광고

제품은 맥주지만 광고는 여행 이벤트와 접목해 색다르게 제작됐습니다. 이에 박진희 평론가는 "코로나 상황을 적용한 주류 광고 중 가장 참신한 광고"라며 극찬했습니다. 홍산 평론가 또한 "교과서 같은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광고를 보고 바로 쿠어스 라이트의 누리집에 방문했다. 아쉽게도 미국인에게만 자격이 주어져 (이벤트에) 신청하진 못했지만 내 배경화면 속 장소로 여행 갈 기회를 준다니!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간파했다.

이벤트의 기획 자체가 창의적일 뿐더러, 광고 영상도 이벤트의 참여 욕구를 불러일으키도록 잘 제작됐다. 쿠어스 라이트의 산 그림이 들어간 패키지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벤트와 광고로 브랜드와의 연관성까지 챙긴 것도 기발하다.

광고의 타이틀 '정말 아름다운 날이에요'처럼, 새똥에 맞고 너구리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장면을 봐도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느껴지는 날. 늘 가보고 싶었던 산에 올라가 마음껏 노래 부르는 날. 이처럼 행복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결말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들었다.

상상과 모순되는 현실을 살고 있는 주인공. 개인적으로 그의 마지막 얼굴이 꼭 나 같아서 씁쓸했다. 아마도 이 광고를 본 모든 소비자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이처럼 결말의 반전이 초반부의 분위기와 확연히 대조되면서도 누구나 공감하는 장면으로 연출돼 몰입도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이벤트 안내 자막에 주목하게 하는 효과를 만들었다. 근래 본 코로나 상황을 적용한 주류 광고 중에서 가장 참신한 PR을 한 사례다.

박진희 평론가

외국 광고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음식 광고에 굳이, 꼭 죽어도 시즐(sizzle. 제품의 포인트가 되는 소리를 활용한 광고 기법)을 넣어야 한다는 법칙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쿠어스 라이트는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다. 때문에 브랜드와 제품을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 응모 공지에 대한 크리에이티브를 반전으로 보여주면서 유쾌하지만 고루하지 않게 풀어낸 교과서 같은 광고다.

시류 때문에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화상회의 배경 - 여행 - 바라만 보던 곳'으로 연결해 '여행할 기회를 얻으세요' 라는 카피의 삼박자가 너무나도 유쾌하면서 교과서적으로, 광고답게 잘 어우러지는 광고다.

홍산 평론가

김기섭 평론가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갈망과 제품과의 이미지를 잘 녹여 설명했다. 소비자를 잘 통찰하고 파악한 광고"라고 호평했습니다.

박은지 평론가 또한 내용이 몰입감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의 길이가 짧은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뮤지컬스러운 연출로 끊임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동물 CG를 활용한 부분은 광고가 질리지 않게 만든다. 잔잔하게 몰입감을 부르는 광고다.

이 광고엔 나름 반전이 존재한다. 맥주를 들고 자유를 만끽하는 첫 장면만 보고는 맥주가 가져다주는 행복을 설파하는 광고라고 보인다. 그러나 정 반대의 상황 즉, 현실을 반전으로 배치한다.

하지만 맥주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기회를 누릴 프로모션인 여행 이벤트를 추가로 제시해, 해당 제품의 이벤트에 참여하면 첫 장면과 같은 기회를 누릴 수 있음을 말한다.

다만 마지막 마무리 멘트만으론 이벤트를 설명하기가 너무 짧아 메시지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박은지 평론가

제품인 맥주는 어디에?

광고평론가는 앞선 극찬을 뒤로하고 상품을 조명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자영 평론가와 김정민 평론가는 소비자의 모습을 유쾌하게 담았지만 상품 광고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습니다.

반전과 반어법으로 소비자의 모습은 담았지만, 과연 제품을 담지 않은 것은 맞을까 의문이 드는 광고다.

많은 일상이 바뀌면서 더 이상 맥주는 까만 저녁 하늘, 화려한 조명의 친구가 아닌 화사한 햇빛 아래에서 자연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변화된 시대적 모습을 반영하면서 사람들의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도 보여주면서 동시에 적절히 MOT(Moment of Truth. 결정적 순간)에 상품이 등장해 맥주의 이미지를 잘 노출시켰다. 언밸런스함 속에서 구현한 유머는 광고를 끝까지 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본 상품이 어떤 청량감, 목 넘김 등 구체적인 효용 가치를 잘 그려내지 못해서 쿠어스 라이트가 아니라 다른 맥주였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광고라는 아쉬움이 든다.

한자영 평론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방법을 유쾌하게 전달한 광고다. 행복한 날이라며 노래를 부르고 동네를 뛰어다니는 한 남성의 모습은 요즘 시대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광고는 이런 모순을 활용해, 자신들이 기획한 이벤트를 홍보했다.

사실 남성의 복장이 상의는 정장, 하의는 운동복인 점에서 반전이 예측되었기에 '과연 어떤 식으로 이 시국에도 행복한 날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함이 들었다.

하지만 그 해결책이 과연 정말 행복한 날을 만들어 줄지도 의문이며, 맥주인 제품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정민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Molson Coors Brewing Company
▷ 대행사: DDB Chicago
▷ Production: Biscuit Filmworks
▷ Chief Marketing Officer: Michelle St. Jacques
▷ VP, Marketing: Marcelo Pascoa
▷ Senior Director of Marketing: Aaron Ormond
▷ Senior Marketing Manager: Chelsea Parker
▷ Associate Marketing Manager: Ricky Gonzalez
▷ Brand Public Relations Manager: Rachel Dickens
▷ Senior Media Manager: Kelly Ellefson
▷ Associate Media Manager: Stephanie Feran
▷ Senior Manager, Marketing Insights: Matt Slater
▷ Director: Noam Murro
▷ Chief Creative Officer: Ari Weiss, Alan Shen
▷ Executive Creative Director: Colin Selikow
▷ Creative Director: Chris Walker, Alan Shen
▷ Senior Copywriter: Amy Finn-Welch
▷ Assoc Creative Director: Sandra Jurado, Dan LaVigne
▷ Executive Producer: Matt Blitz
▷ Chief Production Officer: Diane Jackson
▷ SVP: Matt Blitz
▷ Production Manager: Jillian English
▷ VP, Strategy Director: Matt Babazadeh
▷ SVP, Group Account Director: Kiska Howell
▷ Account Director: Jonathan King
▷ Account Executive: Colette Charak
▷ Director of Project Management: Jen Polan
▷ Post-Production: Framestore/Parliament
▷ Colorist: Beau Leon
▷ Editorial: Work
▷ Editor: Stewart Reeves
▷ Audio: Another Country
▷ Audio Engineer: John Binder
▷ Music/Sound Design: The Elements
▷ Media Agency: Connect
▷ PR Agency: ICF
▷ Social Agency: Volt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53회~157회 기사에서는 코오롱 에피그램, 신한금융그룹, 한독약품 레디큐, 하나은행 하나원큐, 동서식품 맥심 T.O.P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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