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아이폰을 들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iPhone이니까.'라고 적혀있다. 사진 애플 코리아

[AP광고평론 #160]

※ 평가 기간: 9월 17일~9월 23일

[AP신문=오영선 기자] 애플 코리아에서 LG유플러스와 함께 지난 9월 3일에 공개한 광고입니다.

"오늘 이혼 상담 사이트를 여덟 군데나 봤어요."
"우리 집은요, 삼백 미터 앞이에요."
"오늘 겨우 598보 걸었어요."
"내 심박수는 100, 101, 102... 107이다!"

광고에 등장한 사람들이 승객이 붐비는 버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거리, 영화관에서 개인 정보를 외칩니다. 심지어는 확성기를 들고 본인의 심박수를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요?

앞서 설명했듯 광고엔 궁금하지 않은 개인 정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의문을 가질 때쯤 광고는 '어떤 건 혼자만 알아야 하니까. iPhone이 지킬 수 있게 도와주죠.'라는 문장을 띄웁니다.

글이 사라지고 애플의 상징적인 사과 모양과 자물쇠 모양이 합쳐진 그림이 등장합니다. 글과 그림을 보고 아이폰이 개인 정보 보호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역시 애플", "역시 아이폰답게 재밌다", "애플스럽다"며 극찬했습니다.

청각적 예술성과 호감도의 별점은 4점입니다. 두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별점은 4.5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아이폰 LG유플러스 광고 별점. 창의성 4.5,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4.5, 광고 효과의 적합성 4.5, 청각적 예술성 4, 시각적 예술성 4.5, 호감도 4

'역시 애플', 브랜드 명성을 지켰다.

‘역시 애플’ 소리가 절로 나오는 광고. 애플은 항상 광고에 한 가지 셀링 포인트만을 담아 밀도 높은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엔 아이폰의 강력한 USP(고유의 강점) 중 하나인 개인 정보 보호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
광고는 개인 정보와 연관된 사람들의 생활에 유머러스한 아이디어를 섞어 지루한 장면 하나 없이 끝난다. 더빙을 차치하고, 매번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철저한 시장 조사 능력을 짐작할 수 있다.
광고 내 장면들이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번 광고도 예외 없이 ‘1광고 1메시지’의 법칙을 지켰다.
마지막 카피 라이팅이 화룡점정이다. 개인 정보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강조한다거나, 그것을 지키는 자사 기술력에 대한 과장 없이 ‘어떤 건 혼자만 알아야 하니까’의 선에서 마무리됐다. 담담한 문장과 일상의 장면들로 구성된 영상이 조화로우면서 설득력 있다. 깔끔해서 더 강력한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주는 광고.

박진희 평론가

보안이 필요한 상황, 또는 보안과 연결된 각 개인의 TMI(굳이 알고 싶지 않은 과한 정보)를 상황에 비유한 점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졌다. 그럼으로써(유머로 인해) 회사의 보안 능력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개개인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으로는 예비 소비자에게 애플 제품은 보안 능력이 우수하다는 구매 유도 메시지도 남기고 있다.

박은지 평론가

김기섭 평론가 또한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면서 동시에 전문성이 돋보이는 광고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한 메시지와 의인화가 멋스럽게 표현된 흔하지 않은 크리에이티브, 명확한 마무리까지 브랜드의 명성을 지킬 수 있는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홍산 평론가는 원본 광고를 언급했습니다.

해외 애플 광고의 현지화. 크리에이티브는 역시 아이폰답게 재밌다. 어찌 보면 새롭지도 않고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도 없는, 개인 정보 보호가 되지 않는 상황을 드라마처럼 연출해 신선한 광고적 장치를 심었다.
원본 광고와 비교해 여성이 확성기를 들고 카드번호를 외치는 것이 심박수로 바뀌고, 바에서 얘기하는 여성과 화장실에 앉아있는 남성씬은 삭제되는 등 장면과 대사가 국내 광고 규율에 맞춰 일부 바뀌고 삭제되기도 했다.
(원본 광고의) 대사 내용이 국내보다 서양의 유머 정서에 더 가까워서 많은 장면을 바꾸고 삭제한 점은 아쉽지만, 정확히 어떤 기능이 개인 정보 보호를 더 잘해주는지 자랑하고 나열하는 것보다 재치 있게 풀어낸 크리에이티브가 역시 애플 답다고 생각한다.

홍산 평론가

김정민 평론가 또한 앞선 평론들과 같이 "애플스러운 광고"라며 긍정적인 평가입니다. 하지만 광고의 시작만 보고는 광고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궁금증 유발이 실패될 경우가 의문으로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궁금증 유발에 성공한다면 효과적인 광고지만 ‘실패한다면..?’이라는 의문이 남는 광고다. 30초 동안 광고를 진득이 앉아서 본다면 숨기고 싶은 개인 정보를 오히려 말한다는 역설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알 수 있다. 이를 깨닫는다면 마지막 애플 로고를 자물쇠 모양으로 변형한 것까지 더해져 흔히 말하는 `애플`스러운 광고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요즘 사람들이 TV와 유튜브 광고를 진득이 볼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나 또한 광고의 시작만 보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만 하고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광고 초반 배우 한두 명의 대사만으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이 ‘숨기고 싶은 개인 정보’임을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를 깨닫고 궁금증이 유발되면 다행이나, 이해가 안 되는 광고를 집중해서 끝까지 봐줄 정도로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다 생각한다. 그렇기에 결국 시선을 돌리고 광고의 역설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키 카피(key copy)를 놓치게 될 것 같다.

김정민 평론가

한자영 평론가 또한 의문을 남겼습니다. "똑똑한 비교 광고"라고 평가한 동시에 "전 연령대가 모두 잘 이해할 수 있는 광고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국내에서 비교방식의 광고는 전파를 타기 쉽지 않고, 금방 막을 내려야 했거나 타사와 피 튀기는 법적 분쟁이 숙명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재치 있는 비교의 방법을 통해 개인 정보 보호에 탁월하다는 차별화된 포인트만을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다. 때문에 적당한 비교 속 제품의 우월함을 명확하게 인지시키면서 보는 이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전 연령대가 모두 잘 이해할 수 있는 광고인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특정 타사 비방과 비교 금지의 법망을 피하기 위함을 보완하여 애플 제품을 가지고 나오는 모델의 손을 클로즈업하는 등 좀 더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면 좋았을 것이다.

한자영 평론가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63회~167회 기사에서는 KB손해보험, 유한킴벌리, 아이더, LG코드제로, 맘스터치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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