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가 의자에 앉아 햄버거를 지그시 누르고 있다. 뒤에는 아들의 그림자가 보인다. 사진 맘스터치

[AP광고평론 #165]

※ 평가 기간: 9월 24일~10월 7일

[AP신문=오영선 기자] 맘스터치에서 지난달 9월 21일에 공개한 광고 영상입니다. 맘스터치는 수제버거와 치킨 브랜드로 신제품 내슈빌핫치킨버거를 광고합니다. 이번에 평론할 광고는 내슈빌핫치킨버거의 TV 광고 시리즈 중 첫 번째로 ’우리 아들은 매콤한 걸 잘 먹거든요’ 버전입니다.

광고에는 배우 김혜자가 등장합니다. 김혜자는 오랜 배우 경력으로 국민 배우이자 동시에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 출연하며 그 타이틀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김혜자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카메라를 지긋이 바라보며 광고 카피와 신제품명. 단 두 마디만을 나긋하게 말하며 버거를 지그시 누릅니다. “우리 아들은… 우리 아들은, 매콤한 걸 잘 먹거든요. 내슈빌핫치킨버거.”

AP신문 광고평론가는 하나의 카피로 간결성, 명확성, 정확성을 모두 보여주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표현했다는 평가입니다.

창의성 별점에는 3.5점을 부여했습니다. 창의성을 제외한 분야들의 별점은 모두 4점 이상으로 높은 편입니다.

맘스터치 내슈빌핫치킨버거 광고 별점. 창의성 3.5,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4.5, 광고 효과의 적합성 4, 광고 모델의 적합성 4.5, 청각적 예술성 5, 시각적 예술성 4.5, 호감도 4

국민 '마더'의 '혜자스러움'
김혜자로 잡은 두 마리 토끼

김혜자는 과거 편의점 GS25와 함께 ‘김혜자 도시락’을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도시락에 김혜자의 사진을 부착하며 엄마의 마음을 내세웠습니다.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동시에 ‘혜자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말 그대로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입니다.

광고평론가는 김혜자가 출연한 <마더>의 이미지와 혜자스러운 이미지가 만나 완성된 성공적인 B급 광고라고 극찬했습니다.

해당 광고를 보고 의문이 생겼다. 맘스터치는 왜 이제야 김혜자를 모델로 기용했는가. 그만큼 브랜드의 이미지와 모델의 이미지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광고였다. 소비자들이 '김혜자' 하면 떠올릴 대표적인 이미지가 몇 있다. 해당 광고는 그가 가진 국민 엄마, 혜자로움, 고상함과 같은 요소들을 모두 크리에이티브에 녹여 보여줬다.

특히 김혜자가 햄버거를 손으로 쓰다듬는 장면은 브랜드의 이름을 직관적으로 보여줘 굉장히 재치 있었다. 광고는 저관여 제품을 고급스러운 톤으로 표현하여 언밸런스를 자아낸다. 그 덕분에 성공적인 B급 광고가 완성됐다. 유머러스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래서 믿고 사 먹게 되는 광고.

박진희 평론가

'우리 아들은 매콤한 거 잘 먹거든요. 내슈빌핫치킨버거' 카피는 이게 다지만 이게 다이기 때문에 간결성, 명확성, 정확성을 모두 보여준다. 게다가 '혜자'의 대명사인 김혜자가 이야기 해서 고유성과 신뢰도를 올려준다. 15초라는 짧은 시간을 매우 충분히 쓰면서 브랜드와 제품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어필하며, 카메라 구도 또한 아주 좋다.
김기섭 평론가

김혜자 배우를 기용하는 모든 브랜드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광고는 김혜자가 출연했던 봉준호 감독의 <마더>라는 작품이 떠오르는 크리에이티브다. 경쟁사 브랜드처럼 어린아이들이 등장하여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김혜자를 등장시켜 고풍스럽게 대사를 읊는 것이 돋보이는 전략이다.

또한 음식 광고에서 빠지지 않는 먹는 모습이 빠진 것 역시 이 크리에이티브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음식 광고는 이래야 해'라는 굳은 생각을 깨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원씬 원컷으로 빠지며 '우리 아들은 매콤한 걸 잘 먹거든요'라고 읊는 대사 분위기가 <마더>에서 원빈을 감싸줄 때 읊던 톤 앤 매너를 그대로 닮아서 <마더>를 좋아하는 나 같은 소비자에겐 더더욱 깊게 다가와 꽂힐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한다.

홍산 평론가

'혜자하다'라는 유행어의 장본인인 김혜자 배우의 캐릭터성들을 적절하게 활용한 광고. 혜자하다와 더불어 <마더>의 이미지도 차용했다. 김혜자를 통해 제품이 실속 넘치는 제품임을, <마더>의 이미지를 통해 제품의 맛을 부각시킨다. 짧은 시간 안에 두 캐릭터성을 강렬하게 녹여낸 광고.
박은지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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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명확히 해야

앞선 의견들과 같이 모델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활용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아쉬움을 드러낸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자영 평론가는 정작 제품에 대한 메시지의 전달은 비워져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김정민 평론가 또한 "일석이조의 모델 기용"이라고 호평했습니다. 하지만 이어 모델의 ‘혜자스러움’을 활용한 브랜드들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며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확하게 귀결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B급 코드와 진정성 있는 모델의 조화. 분명 소위 말하는 B급 콘셉트지만 진정성 있게 와닿는 건 모델이 가진 이미지와 스토리의 힘이다. 그리고 시리즈물임을 암시하는 아들의 그림자는 짧은 광고에 여운과 기대마저 남긴다.

맘스터치를 의미하는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지긋이 햄버거에 손을 올려 표현한 엄마의 손길까지 곱씹을게 많은 광고지만 무엇이 ‘네슈빌’인지,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매운맛을 내는지, 정말 전해야 할 메시지는 비워두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자영 평론가

최근 광고 트렌드는 소비자들이 SNS 상에서 생산한 브랜드 관련 `밈`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해당 광고는 양이 많고 가성비가 뛰어난 브랜드의 특장점으로 인해 생겨난 '혜자 브랜드'라는 밈을 광고에 적용했다. 혜자라는 표현은 이미 표준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성비를 의미하는 개념이 됐기에, 이러한 모델 활용은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이미지를 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모델의 대표 작품인 영화 <마더>와 오랜 연기생활로 형성된 국민 어머니라는 이미지가 `맘스터치=엄마 손맛`이라는 브랜드 콘셉트하고도 잘 연결돼 일석이조의 모델 기용이라 생각된다.

다만, 혜자스럽다는 표현을 활용하고 김혜자 배우님을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가 이전에도 존재했기에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광고 콘셉트 부분에서도 저렴한 브랜드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가정한다면, '혜자스럽다(가성비 브랜드)=김혜자 배우 모델 기용' 과 동떨어지게 느껴진다. 그로 인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고풍스러운 브랜드인 건지 가성비 브랜드인 건지 메시지가 명확하게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 느낌이다.

김정민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해마로푸드서비스
▷ 제작사: 것
▷ 모델: 배우 김혜자, 안재홍
▷ 조감독: 안영준, 최민영
▷ 편집실: 넓은벌동쪽
▷ 편집자: 이범석
▷ 2D업체: 거스트앤게일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68회~172회 기사에서는 LG 윙, 무신사, 캐롯손해보험, SK텔레콤, 경동나비엔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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