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광고 모델이 친환경 보일러는 "지구를 지키는 콘덴싱"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사진 경동나비엔

[AP광고평론 #168]

※ 평가 기간: 10월 8일~10월 14일

[AP신문=하민지 기자] 배우 유지태를 모델로 내세워 계속 '친환경'을 강조하는 경동나비엔 콘덴싱의 새 광고입니다. 보일러 성수기 시작에 맞춰 지난달 29일에 공개됐습니다.

광고는 친환경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됐다는 뉴스를 먼저 보여줍니다. 의무화는 지난 4월에 시행됐습니다. 환경부가 특별법을 제정해 보일러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는 반드시 친환경 보일러로 설치해야 한다고 의무화했습니다.

뉴스를 들은 한 어린이가 집안 가족들에게 친환경 보일러가 뭐냐고 묻습니다. 아빠, 엄마, 할머니 등 어른들은 친환경 보일러가 뭔지 몰라서 당황해 합니다.

그러자 다른 어린이가 대답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콘덴싱 아닙니까?" 이후 모델인 유지태가 나와 콘덴싱이 친환경 보일러라고 설명합니다. '친환경 보일러는 콘덴싱'이라는 걸 공식화해,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을 떠올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의 카피입니다.

광고는 지금 콘덴싱으로 보일러를 교체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20만 원을 지급한다는 정보를 보여주고 마무리됩니다.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 보일러를 콘덴싱으로 바꾸고 정부 지원금을 받으라고 소비자에게 알려줍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의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친환경 보일러가 뭔지, 왜 의무화됐는지 설명하지 않은 불친절한 광고라는 평가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쭉 끌고온 경동나비엔 답게 이번 광고에도 브랜드 연속성이 있었다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4점으로 높은 편이지만 창의성,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은 3점으로 중간 점수입니다.

경동나비엔 콘덴싱 광고 별점. 창의성 3,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3.5, 광고 효과의 적합성 4, 광고 모델의 적합성 4, 청각적 예술성 4, 시각적 예술성 3.5, 호감도 3

친환경 보일러가 뭔지 물어놓고 설명 안 하는 게으른 광고

광고가 불친절했다고 평가한 광고평론가는 친환경 보일러가 뭔지 알려주지도 않고 그저 콘덴싱이 친환경 보일러라 주입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친환경 보일러가 뭐냐고 묻지만 뭔지 설명해주지 않는 크리에이티브.

친환경 보일러가 콘덴싱이면 어떤 이유로 친환경인지 가르쳐줘야 한다. 이 광고를 본 소비자의 반응은 (광고 속에서) 식탁 위에 앉아있는 가족의 반응일 것이다.

친환경 보일러로 바꾸라는 제안을 할 거면 친환경 보일러는 기존의 보일러와 무엇이 다르고, 왜 (보일러를) 친환경으로 바꿔야 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광고는) '20만 원 정부 지원' 하나로 모든 걸 무마했다. 게으르다.

홍산 평론가

주입식 광고. 친환경, 보일러보다는 경동나비엔만 이야기했다. 친환경 보일러라는 게 분명 기존 보일러와는 차별화된 점인데 이를 위한 설명이 생략돼 흔한 광고가 돼버렸다.

경동나비엔 보일러가 친환경 보일러라는 걸 주입하지 말고 어떻게 친환경인지를 설명하는 데에 스토리, 모델 연기력, 내레이션 등을 활용했어야 한다.

한자영 평론가

제품, 친환경 보일러의 정의가 부족하다. 무턱대고 콘덴싱이라고 대답하지만 왜 콘덴싱이어야 하는지 보다 쉬운 말과 정의로 제품과 브랜드를 설명하는 게 좋겠다.

박은지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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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 이어지는 연속성, 소비자 기억에 잘 남을 것

반면 광고를 호평한 평론가는 경동나비엔이 꾸준히 '친환경'을 강조하고 어린이 모델을 활용한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 광고가 전작들과 내용이 이어져 브랜드 연속성이 있어서 소비자 기억에도 잘 남을 거라고 평가했습니다.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 이후 보일러 업계는 첫 성수기를 앞뒀다.

그들의 광고 전쟁 속에서 경동나비엔 광고는 소비자의 TOM(top of mind. 최초 상기도. 소비자가 여러 경쟁 브랜드 중 맨 처음 떠올리는 브랜드)을 차지할 만한 광고다.

이번 광고 콘셉트는 경동나비엔이 작년과 재작년에 진행한 광고와 유사하다. 지난 광고와 비슷하게 '친환경 보일러는 콘덴싱'이라는 단순하고 명료한 카피를 귀여운 아이의 입으로 표현했다.

여기서 핵심적인 건 경동나비엔의 크리에이티브가 꾸준하다는 점이다.

여러 해에 걸쳐, 어려운 이야기는 차치하고 재치 있는 스토리로 호감형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한 게 소비자 마음 속에 브랜드를 각인하기에 충분하다.

경동나비엔이 센스를 잘 유지해서 핫초코 미떼에 이은 신흥 '어린이 광고 맛집' 타이틀을 쟁취하길 바란다.

박진희 평론가

성공한 콘셉트를 시즈널하게(보일러 성수기에 맞춰) 잘 활용한 광고다.

'우리 아빠는 콘덴싱 만들어요!'라는 키(Key. 핵심) 카피로 '콘덴싱 보일러=경동나비엔'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한 이후 경동 나비엔은 꾸준히 이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광고 또한 추석 느낌 나는 상황을 활용해 천진난만한 아이 목소리로 '콘덴싱 보일러=경동나비엔'이라는 사실을 각인했다.

김정민 평론가

아빠가 콘덴싱 보일러를 만든다는 전작의 강한 임팩트를 따라갈 순 없었다. 대박난 전작의 부담감을 이겨내는 건 모든 콘텐츠 창작자의 숙명이다.

하지만 '친환경 보일러=경동나비엔'은 충분히 전달된 광고다. 브랜드 연속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김기섭 평론가

이 외에 광고에 불필요한 연출이 있다고 지적한 평론가가 있습니다. 아이가 친환경 보일러가 뭐냐고 묻자 어른들이 당황해 하는 장면입니다.

한자영 평론가는 "여러 모델이 벌벌 떠는 불필요한 모습이 왜 들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부분이 큰 웃음을 주는 장치도 아니다. 의문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은지 평론가 또한 "21초부터 뜬금없는 연출이 펼쳐진다. 앞과 뒤가 부자연스럽다. 모델이 (가족이 식탁에 앉아있는) 상황에 개입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등장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경동나비엔
▷ 대행사: HS애드
▷ 제작사: 롤링스톤 프로덕션
▷ 모델: 배우 유지태
▷ CD: 신숙자
▷ 모델 에이전시: 쿠키모델에이전시
▷ 편집자: 허범규
▷ 편집실, 2D 업체: 언프레임
▷ 녹음실: 그래미튠즈
▷ 오디오 PD: 박종민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73회~177회 기사에서는 바이엘코리아, 대상, 신한카드, 프렌트립, BK인터내셔널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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