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199]

※ 평가 기간: 11월 18 일~11월 25일

미원이 들어간 브로콜리 스프를 먹고 맛있다고 말하는 아이. 사진 대상그룹 유튜브 캡처

[AP신문= 황지예 기자] 대상그룹이 지난달 15일에 공개한 미원 광고입니다.

맛없는 브로콜리 스프를 '살아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의 늪'으로 비유합니다.

미원의 뜻을 '미각구원'으로 풀어 쓰며, '지옥의 비주얼은 못 구해도, 맛만은 구하자'는 슬로건을 통해 미원의 기능을 강조합니다.

대상은 브로콜리 스프 편에 이어 미각구원 갈비찜편, 인도카레편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평가요소에 대체로 4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광고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두운 탓에 호감도는 비교적 낮은 3.5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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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4, 명확성 4, 적합성(광고효과) 4, 예술성(청각) 4, 예술성(시각) 4, 호감도 3.5

비유적 표현과 명쾌한 구성 좋아

평론가들은 특히 광고가 사용한 비유적 표현과 명쾌한 구성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미원이 필요한 상황을 비유를 통해 색다르게 전달했다. 대표적으로 미원을 사용하는 '음식이 맛이 없어 해결이 필요한' 상황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닌 늪지대라는 자연현상에 비유해 재치있게 전달한다. 광고 초반에 등장하는 시와, 맛없는 음식을 늪지대에 비유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해결방안으로 미원을 제시하는 구성은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 김정민 평론가

이미 맛있는 음식에 미원을 추가해 더 맛있어진다는 접근법이 아닌, 대중이 싫어하는 음식에 미원을 추가해 맛있어진다는 접근법이 신선하다. 또 브로콜리 스프를 보여줄 때 늪지대를 형상화해서 거부감을 올리고, 미원을 넣어 문제점을 해결하고 아이가 그것을 음미하는 전개가 유쾌하다. 공감도가 높아 광고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맛만은 구하자, 미각구원 미원'이라는 키카피 역시 이런 시각적 효과에 힘입어 -소비자 기억 속에 더욱 선명히 각인된다. - 홍산 평론가

나름의 반전, 명확한 컨셉, 근사한 어휘구사까지 훌륭하다. MSG라고 폄하받던 이전의 이미지는 많이 희석된 것 같다. '맛만은 구하자'는 명확한 메시지와 귀여운 아이의 등장까지 금상첨화다. 장점을 부각시킨 광고로 브랜드 이미지 변화에 전환점이 될 것 같다. - 김기섭 평론가

또한 김정민 평론가는 "요리의 주체가 아빠인 점도 인상 깊다. 남성 육아가 늘어난 사회적 트렌드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호평했습니다.

"요리를 못하는 아빠들을 활용해 제품의 기능을 전달해서 공감대가 더 높아졌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맛없는 브로콜리 스프를 살리기 위해 미원을 첨가하는 남성. 사진 대상그룹 유튜브 캡처

브로콜리 스프와 미원의 주객전도

하지만 미원 제품보다는 브로콜리 스프가 더 부각돼 아쉽다는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광고를 끝까지 볼 것이라는 착오가 만든 잘못된 광고다. 최근 언어유희를 이용한 재밌는 광고가 많다. 이 광고도 이해가 쉽고 공감대를 잘 잡아서 구매 동기를 부여하기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강조 효과를 잘못 사용해서 아쉽다. 브로콜리 스프가 아니라 미원을 강조해야 하는데 초반까지만 보고 채널을 돌린 소비자는 브로콜리 스프 광고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다. 광고는 하나의 공간이고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얼마나, 어떻게 채우는지는 광고의 효과와 가치를 좌우한다. - 한자영 평론가

브로콜리 스프 광고인줄 알았는데 낚인 느낌이다. 인트로부터 잘못됐다. 광고인데 제품의 비중이 적다. 그저 마지막에 해당 제품이 중요하다고 어필할 뿐이다. 대상그룹은 광고에 주력제품인 조미료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광고도 실망스럽다. - 박은지 평론가

'지옥의 비주얼'로 소개되는 브로콜리 스프. 사진 대상그룹 유튜브 캡처

시각적으로 불호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 늪지대가 주는 불쾌한 느낌 때문에 광고의 호감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광고주가 의도한 효과가 그대로 나올지 의문스럽다. 맛도 향도 느낄 수 없는 광고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시각이다. 해당 광고는 '미원으로 음식의 맛만이라도 구원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오히려 미관상 좋지 않은 늪지대 영상을 사용했다. 시각 효과가 압도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이런 영상을 사용하는 건 불쾌감을 줄 가능성이 더 크다. 사용된 배경 음악까지 어두운 느낌이라 비호감 광고로 남지 않을지 염려됐다. 더군다나 미원을 넣은 음식을 먹는 아이의 반응도 상당히 평이해서 의도한 반전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연출 방법이 아쉽다. - 박진희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대상
▷ 대행사: 상암커뮤니케이션즈
▷ 제작사: 얼리하이
▷ CD: 박재모
▷ AE: 어호경ㆍ김봉준ㆍ박은비
▷ 아트디렉터: 박슬기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press@apnews.kr)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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