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220]

※ 평가 기간: 12월 17 일~12월 23일

밥 먹으면서 핸드폰만 보는 가족의 아빠와 딸의 모습. 사진 한국주택금융공사 유튜브 캡처

[AP신문=황지예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13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광고는 "한 집에 산다고 같이 사는 걸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대화가 단절된 네 명의 가족구성원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남매는 핸드폰 메시지를 통해서만 의사소통하고, 엄마는 가사노동을 하고 아빠는 티비만 봅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단 13분'이라는 객관적 수치를 제시하며 가족 간 대화가 단절된 세태를 지적합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보세요. 행복한 집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과 가까워지는 겁니다"라는 배우 박은빈의 내레이션이 나오며 함께 요리를 하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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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예술성 청각ㆍ시각 부문에는 3.5점, 다른 평가요소에는 모두 3점의 무난한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창의성 3, 명확성 3, 적합성(광고효과) 3, 예술성(청각) 3.5, 예술성(시각) 3.5, 호감도 3

'어떻게?'가 빠졌다

 

평론가들은 이 광고가 소통이 단절된 가족이 행복한 가족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족과 가까워지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공사 소속 직원들의 통찰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고다.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에서 찾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거의 없다. '행복한 집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과 가까워지는 것'이라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굳이 광고로 만들어 전달하는 데에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광고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보라며 갑작스럽게 가까워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끝난다. 초반부 데면데면한 가족 구성원의 모습을 현실성 있게 그려낸 것이 무색하게도 후반부의 가까워진 가족의 모습은 거의 판타지에 가까웠다. 이러한 급전개 속에서 가족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완전히 생략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이 광고를 통해 기대한 효과는 무엇일까. 책임감이 결여된 성과주의의 결과물 같은 광고다. - 박진희 평론가

 

같은 집에서 핸드폰 메신저로 소통하는 모습, '응, 다 좋아 캠핑 빼고' 등과 같이 요즘 유행하는 화법을 보여주며 소비자의 공감도을 사는 오프닝은 좋았으나 '행복한 집을 만드는 방법은 가족과 가까워지는 것'이라는 막연한 메시지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쉽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평균 13분이라는 수치를 활용해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과 메시지가 많을텐데, 막연하게 가족과 친해져보라고 제안만 하는 것이 다소 게으르게 느껴진다. - 홍산 평론가

 

문제→해결책 구조의, 타깃이 공감할 만한 광고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해결 방안 제시와 조금 더 깊은 인사이트 도출이 필요해 보이며, 브랜드와의 연결성도 고려해야 한다. - 김기섭 평론가

다양한 가족 형태 반영 못해

최근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미디어에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전형적인 4인 정상 가족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아쉽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함께 요리를 하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 사진 한국주택금융공사 유튜브 캡처

캠페인인 만큼 좀 더 다각도로 보고 공감대를 끌어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타깃에 대한 고찰이 부족해보인다. 핵심 메시지의 내용을 떠나, 이를 전달하는 광고의 표현법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집과 가정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데 가족의 형태와 가족간의 가까워짐을 일반화해서 기준을 세우고 이미지화 하는 것은 반감을 부를 수 있다. 이런 반감은 광고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특히 이런 캠페인 성격이 짙은 광고는 일반화와 선입견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 한자영 평론가

 

 

브랜드 자체를 홍보하기보다는 브랜드가 가진 성격을 통해 공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 광고로 보인다. 가족 구성원들의 의사소통 부재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지만, 어느 광고나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녀 라는 획일화된 가족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소통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것은 좋지만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여전히 정형화된 정상가족만 타깃으로 삼아서 아쉽다. - 박은지 평론가

시대상 잘 반영

반면 시대상을 잘 반영한 광고라는 호평도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자택 생활 시간의 증가, 스마트폰 사용 증가, 취미의 다원화 등 변화하는 시대상을 잘 담은 광고다. 광고 초반에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소 고전적이지만 효과적이다. 특히 현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단절을 다룬 점이 좋다. 브랜드 자체의 이야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내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에 마음에 남는 광고가 된 것 같다. - 김정민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한국주택금융공사 금융위원회
▷ 대행사: 맥켄에릭슨
▷ 제작사: 오렌지클락프로덕션
▷ AE: 박성용ㆍ홍덕경
▷ 조감독: 김문기ㆍ윤지훈
▷ 아트디렉터(스텝): 최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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