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김상준 기자]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던 강원랜드 구내식당 조리사들이 실직 위기를 맞았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랜드의 갑질횡포에 전원해고될 위기에 처했습니다’의 제목으로 강원랜드 조리사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강원랜드 구내식당 조리사들은 지난 15년여간의 근무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원랜드는 2019년 6월부터 대다수 협력업체의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구내식당 조리사들은 빠졌다.

40여 명의 조리사 노동자들은 2년 주기로 새로운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어 오는 과정에서 경쟁입찰로 들어온 협력업체들이 낮은 단가 유지를 위해 인건비 및 인원 감축을 우선적으로 고려, 조리사들의 근로환경은 악순환의 연속이었다고 국민청원을 통해 호소했다.

무엇보다 2년마다 신입사원이 되는 구조로 인한 최저임금과 제자리걸음의 퇴직금, 그리고 고용승계에 대한 불안함을 토로하고 있다.

조리사들은 강원랜드가 지난 12년간 2년마다 파견사업자의 법인만 변경하는 편법 운영을 해오고 있다면서, 파견사업주 법인을 변경할 때는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조나 근로자들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대표 근로자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으나,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협력업체가 변경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화면]

이에 조리사들은 협력업체가 또 다시 바뀐 지난 2월부터 근로계약 체결 거부는 물론 임금도 받지 않고 근무하며, 업무와 집회를 병행해왔다. 그러나 근무조차도 지난 4일로 출입증 시효가 만료돼 강원랜드 출입이 금지됐고, 급식 위탁업체는 임시 인력 20여 명을 투입해 강원랜드 직원식당을 운영 중이다.

강원랜드는 민간위탁 기관인 직원식당의 노동자 정규직 전환 여부는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조리사들의 정규직 전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평균 급여는 증가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20년 431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직원 수도 2019년 대비 지난해 1434명이 줄었는데, 이 중 정규직은 42명이었고 나머지 1392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즉 1467명이던 기간제 근로자는 75명만 남았고 일자리 대부분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 강원랜드의 직원 1인당 급여는 6674만원으로 27.6% 증가했다. 정규직 직원이 3638명으로 전체 직원의 98%를 차지, 정규직 직원의 연봉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1인당 평균급여액이 상승된 사유는 2019년 대비 지난해 기간제근로자가 감소됨으로써 기인된 결과"라면서, "실질적으로 2020년도 연간 급여 총액은 직전연도 대비 약 8% 감소했으며, 정규직을 비롯한 2020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1인 평균급여액은 2019년 대비 평균 1172천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대다수가 지역주민인 강원랜드 조리사 노동자들은 지역과의 상생 그리고 공동발전을 회사의 핵심가치와 경영방침으로 내세우는 강원랜드가 정작 지역주민들을 차별하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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