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스닥 지수가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년 7개월 만에 ‘천스닥’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제약과 바이오주가 초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코스닥 바이오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신라젠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원매자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다.

비디아이와 엠투엔, 휴벡스가 출사표를 낸 가운데, 비디아이와 엠투엔의 정면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임상이행 권위자인 김선진 박사를 앞세운 비디아이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인 서홍민 엠투엔 회장의 자금 동원력은 인수전 내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비디아이는 이번 PT에서도 김선진 박사가 대표로 있는 플랫바이오와의 협력관계를 강조하며, 신라젠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임상 재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 인수 기술실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김 박사는 과거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한 경험이 있는 임상이행 전문가로, 만약 비디아이가 인수할 경우 면역항암제 펙사벡은 김 박사가 설계한 임상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펙사백은 지난해 10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고위험 단계인 IIB-IV 단계 흑색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등 여전히 경쟁력은 있다는 평가다.

엠투엔은 무엇보다도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서홍민 회장의 현금 동원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 회장은 엠투엔 최대주주인 디케이마린의 최대주주로, 엠투엔 지분 17.86%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엠투엔은 지난해 약 360억 원 가량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고, 또한 관계사에 리드코프 등이 있어 자금 동원력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라젠이 한국거래소에 ‘5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만큼, 원매자의 주당 인수 가격은 물론, 자금 동원력은 최우선 평가 지표 중 하나다.

이처럼 후끈 달아오른 신라젠 인수전 이면에는 거래재개를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불안감과 초조함도 여전하다. 한국거래소의 적격심사 과정을 염두할 때 비디아이와 엠투엔 양 사 모두 도덕성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리드코프 최대주주이기도 한 엠투엔 서 회장은 2009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광고대행사 두 곳에서 광고업체 선정을 대가로 리베이트 14여억 원을 취득한 혐의로 징역 2년, 13억99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서 회장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내연녀를 명목상의 사장으로 내세운 업체의 법인계좌를 활용해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비디아이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서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것이 큰 감점 요인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주의환기종목은 투자자에게 부실 징후를 보이는 기업 또는 경영투명성에 주의를 요하는 기업을 사전에 경고하기 위한 거래소의 경보조치로, 비디아이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성 등이 지정 이유였다.

신라젠의 거래정지가 문은상 前 대표 등 전직 경영진들의 횡령·배임에 따른 것인 만큼 서홍민 회장의 배임 문제와 비디아이의 회계관리 문제를 신라젠과 향후 거래소가 어떻게 판단할지 소액주주들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신라젠은 원매자들이 제시하는 주당 인수 가격과 경영계획서, R&D(연구·개발) 능력 등을 평가한 뒤 이르면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AP신문 = 이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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