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AP신문 [CEO룩(look)]은 한 주간(5월 2일 ~ 5월 8일) CEO들의 경영 행보를 살펴보는 코너로, CEO들의 동정을 통해 경제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와 기업별 전략 등을 진단하고자 합니다.

[사진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AP신문=김상준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분기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퇴임

지난 4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1970년 창립 이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내고 11년 만에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5.4% 늘어난 1조8545억원, 영업이익은 122.6% 증가한 6125억원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박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지배구조 전환을 이뤘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전문경영인들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7명의 사외이사들과 협력하여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전환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 및 ESG 경영의 일환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박 회장은 금호미쓰이화학 등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룹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경영에는 계속 참여한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지분율 51.68%…“사퇴가 의미 있을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홍 회장은 "2013년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면서,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홍 회장은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보직 해임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와 업계의 시선은 냉정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없는 ‘부탁드린다’ 일색의 사과문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퍼포먼스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전형적인 가족 기업이자 폐쇄적인 구조에 대한 변화 없이는 남양유업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홍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율은 51.68%이고, 부인과 동생, 손자가 가진 지분까지 합하면 53.85%다. 뿐만 아니라,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홍 회장 일가로, 홍 회장 자신과 어머니 그리고 홍진석 상무다. 즉 홍 회장이 2선으로 후퇴해도 기업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다.

1950년생인 홍 회장은 창업주 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7년 남양유업에서 이사로 시작해 부사장을 거쳐 1990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사진 = 구본준 LX홀딩스 초대 회장/ LG전자 제공]

■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1등 DNA와 개척 정신” 강조

LG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신규 지주회사 LX홀딩스가 지난 3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구본준 LX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회장은 출범사를 통해 “LX홀딩스에 속한 자회사는 국내 팹리스와 인테리어 자재, 산업용 소재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및 물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우리 안에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또한 “LX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사람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자랑이 되는 좋은 기업을 함께 만들어 가자”면서, “LX의 핵심 가치인 연결·미래·사람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故 구자경 LG 2대 회장의 3남으로, 1985년 금성반도체에 입사 후 LG반도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으며 LG그룹을 세계 기업으로 키우는 데 기여했다.

이번 계열 분리는 구인회 LG 창업회장 때부터 그룹 경영권은 장남이 잇고, 동생들은 일부 회사를 분리해 독립해 나가는 전통에 따라 이뤄졌다. 과감한 추진력과 결단 등 승부사적 기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이 경영할 LX홀딩스에는 LG그룹 계열사이던 ▲LG상사▲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가 자회사로, LG상사 자회사 ▲판토스가 손회사로 각각 편입됐다. 이들 5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조248억원, 영업이익은 4025억원이다. LX홀딩스를 포함한 자산총액은 8조원 안팎으로, 국내 재계 순위 5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종근당 창립 80주년, 이장한 회장 “종근당 DNA는 위기를 기회로”

종근당이 7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가졌다. 이장한 회장을 비롯해 종근당 및 계열사 사장단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좌담회에서는 종근당 창립 80주년의 의미, 변화와 혁신, 기업문화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장한 회장은 “창의력과 창조성의 전제는 자유에 있다”며 “자유는 자율적 사고의 원천이 되고 자율적 사고는 다시 창의력과 창조성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장해 온 지난 시간은 종근당의 자신감이자 고유의 DNA”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종근당의 DNA를 100% 발휘한다면 인류 건강을 지키는 제약기업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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