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AP 광고평론 기사가 5월 6일 300회를 돌파했습니다. 그동안 AP신문은 광고평론가 여러 명의 평가를 토대로 매주 5개의 광고를 선정하여 광고를 소개해 왔습니다.
AP신문은 작년 광고평론 100회, 200회 특집을 맞아 그간의 광고를 평가하여 특집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300회 특집을 맞아 광고평론가의 평가를 토대로 다양한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AP신문=권세리 기자] 광고평론 300회 특집을 맞아 모델의 적합성 평점이 가장 높았던 BEST 5 광고를 소개합니다. 201회에서 300회까지의 광고평론 중 모델을 기용한 광고주는 총 48개 입니다. 베스트 5는 이중에서 선정했습니다.

적합성(광고 모델) 부문은 기본적으로 광고에 발탁된 모델이 얼마나 광고에 적합한 지를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단순히 모델의 호감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아니며 모델이 광고와 얼마나 어울리는지를 평가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광고 모델의 신뢰성, 적절성, 홍보 효과 등도 포함됩니다.

광고모델 베스트5 - 노장의 힘! 전현무 오정세 백종원 윤여정 성동일

AP광고평론가들이 광고 모델로서 적합하다고 평가한 베스트5는 전현무, 오정세, 백종원, 윤여정, 성동일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젊은 모델이 없고 전부 40대 이상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나이를 살펴보면 전현무와 오정세가 45세(77년생)로 그나마 젊고, 백종원과 성동일은 50대, 윤여정은 70대로 노장의 힘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MZ세대의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젊은 스타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 의외입니다. 오히려 나이 있는 모델의 경륜이 광고를 빛나게 한 요소였다고 해석됩니다.

AP광고평론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이들 다섯 명의 모델을 다시 분석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들 다섯 명은 모두 특정 분야에서 톱클래스에 속해 있고, 다만 어떤 점에 포인트를 맞춰 광고가 진행되느냐를 기준으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전현무, 오정세, 성동일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이미지가 강점인 모델입니다. 광고 역시 유머 코드에 맞춰 진행되며 모델과 광고 내용이 조화를 이루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백종원, 윤여정은 특정 분야의 대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됩니다.

이제 AP광고평론가들의 평가를 토대로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1위 전현무, 2위 오정세, 5위 성동일 – B급 감성과 조화되는 유머 모델

1위 전현무-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편
-전현무 역할이 예전만 못했다는 평가에도 5점 만점!

오로나민 오로나민C를 들고 윙크하는 전현무. <사진 유튜브 캡처>

AP광고평론가들이 가장 적합했다고 평가한 모델은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편에서의 전현무입니다.

과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C'라는 CM송을 유행시킨 바 있는 전현무가 다시 오로나민C의 모델로 등장했습니다.

광고는 축구부가 축구를 하고 있는 학교 운동장에서 전현무가 나타나 CM송을 부르며 춤추는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생기'를 키워드로 내세워서 '내 몸 지키는 5가지 비타민과 아미노산 순식간에 생기충전'이라는 메시지를 CM송을 통해 전달합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광고모델의 적합성에 5점 만점의 점수를 주며 오로나민C 광고에는 역시 원조격인 전현무가 제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평론가들은 오로나민C가 전현무를 기용해 B급 감성을 활용한 것이 다른 비타민 음료 브랜드와 차별적인 점이라며 호평했습니다. 전현무가 모델이었던 예전 오로나민C 광고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역시 전현무'라며 모델 기용 자체는 성공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오로나민C가 전현무를 모델로 한 이후로 CM송 등으로 약간의 B급 감성을 추구하는데, 오히려 이런 톤앤매너가 상큼한 이미지의 여자모델을 기용해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연출을 하는 다른 비타민 음료 광고들과 차별성을 확보해준다. 영상의 색감 또한 빈티지 느낌으로 B급 감성 광고와 잘 어울린다."
강지은 평론가

"상큼함이 돋보이는 색감의 광고로 비타민 음료의 정체성을 살렸다. 인간 오로나민씨 그 자체가 되어버린 전현무 모델이 춤을 추는데 무슨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하지만 첫 광고의 중독적인 인상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김동희 평론가

"히트한 CM송 광고의 아성을 따라잡으려 계속 후크송 형태의 노래를 만드는데 그만큼 뜨지 못하고, 외려 정신없는 CM송만 결과로 남는 것이 아쉽다. 모델을 전현무로 유지하는 건 브랜드 이미지 일관성을 가져가는 데 좋은 전략이다."
홍산 평론가

2위 오정세- KB국민은행 '스타뱅킹혜택은 안끝나' 편
-무한캐릭터 오정세, 킹혜택도 안 끝나

보수적인 금융회사로서는 드물게 MZ세대의 신조어인 '갓직히 킹정'을 사용하여 광고를 제작했다. 모델 오정세<사진 유튜브 캡처>

연기파 배우로서 코믹 연기자로도 유명한 오정세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B급 감성의 광고가 유머 코드 오정세와 만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광고는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오정세 배우가 킹혜택을 재치 있게 소개하는 스토리로 전개됩니다.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오정세가 등장하면서 핵심 카피인 '킹혜택은 안 끝나'가 수없이 반복됩니다.

여러 평론가들이 B급 감성의 광고와 모델 오정세의 유머러스한 연기가 조화를 이룬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모델 오정세가 가진 넓은 스펙트럼 연기, 그중 유머러스한 부분을 끄집어 내 영상의 b급감성과 결합했다."
박은지 평론가

"B급 재미, 대세 모델 캐스팅이라는 값비싸고 보기 좋은 준비물은 갖췄다."
한자영 평론가

"이토록 황당하고 허술한 크리에이티브를 중독성 있게 만든 것은 오롯이 모델인 오정세의 몫이었다고 생각한다. 오정세 덕분에 '안끝나' 하나 만큼은 기억에 남은 광고. "
박진희 평론가

5위 성동일 KCC창호 –유머코드
-유머캐릭터 성동일과 함께한 무한 광고 유니버스

KCC 창호 광고 모델 성동일 <사진 유튜브 캡처>

역시 유머러스한 배우로 사랑받고 있는 성동일이 5위를 차지했습니다.

광고는 옥시레킷벤키저의 개비스콘,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경동나비엔, '가! 가란 말이야!'로 잘 알려진 롯데칠성음료의 2% 부족할 때, 꽃을 든 남자 등 유명한 광고를 대거 패러디하며 전개됩니다.

패러디 속 상황과 KCC창호의 제품을 연결시키며 '세상을 연결하는 창, KCC창호'라는 내레이션을 반복합니다. 패러디뿐만 아니라 광고 속 광고 형식으로 시청자를 '무한 광고 유니버스'에 빠지게 합니다.

계속되는 패러디와 내레이션으로 중독성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중심에는 성동일이 있었습니다. 한자영 평론가는 성동일이 완성한 광고로 B급 감성과 과유불급 사이를 오가면서 흥미를 더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델이 없었으면 완성하지 못했을 광고다. 무한 반복되는 패러디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 있는 건 마치 영화 인셉션의 팽이처럼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모델 덕분이다. 과유불급과 B급 감성 사이를 오가며 바이럴에도 효과적인 재미를 갖췄다."
- 한자영 평론가

"성동일의 캐릭터성이 좋다"
홍산 평론가

"모델 또한 유머러스한 연기의 대가인 성동일을 기용해, 광고의 톤앤매너를 자연스럽게 유지한다."
- 김정민 평론가

3위 백종원, 4위 윤여정 - 특정 분야의 대가(大家)

3위 백종원-오뚜기 진비빔면
-식품 광고, 듬직한 백사부가 제격

오뚜기 진비빔면: '백사부 추천 맛집' 편의 백종원 <사진 유튜브 캡처>

3위는 백사부라 불리는 요리 분야의 대가 백종원입니다. 광고는 백사부가 운영하는 맛집에서 백종원이 직접 비빔면을 조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전개됩니다.

백사부다운 요리 솜씨를 살리지 못하고 초보적인 레시피만 선보였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평론가 대부분이 백종원의 기용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강지은 평론가는 한국의 고든 램지라 불리우는 백종원과 함께한 비빔면 광고라고 했고, 홍산 평론가는 식품 광고에서는 백종원이라는 모델 자체가 신뢰성을 확보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희 평론가는 다양한 레시피로 유명한 백종원의 비법이 살아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은선 평론가
"늘 본인의 레시피에서 오뚜기의 라면을 써왔던 백종원이기에, 오뚜기에서 백종원을 모델로 기용한 건 서로에게 윈윈이자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옳은’ 조합이다. 이번 진비빔면 광고 영상 역시 '백종원 비빔면 맛집'이라는 타이틀로 모델의 캐릭터를 적절히 활용한 광고다."

곽민철 평론가
"요리연구가 백종원님이 조리하고 시식하는 과정을 보여줘 주목도를 높인 광고다. 푸짐한 양, 비법소스의 맛을 신뢰도 있는 모델을 통해 전달한다."

홍산 평론가
"백종원이라는 모델 자체가 식품 광고 내에서 갖는 신뢰도가 매우 높기에 모델을 잘 활용하기만 해도 어느정도 성공은 보장된 광고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뚜기는 백종원의 캐릭터를 잘 살려서 그가 갖는 특유의 말투를 버리지 않고 트레일러까지 꼼꼼히 활용했다."

강지은 평론가
"한국의 고든 램지라 불리우는 백종원과 함께한 비빔면 광고"

김동희 평론가
"모델을 최대한 살려서 심플한 구성으로 안전한 전개를 택했다. 하지만 이게 최선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점점 비빔면 브랜드가 늘어나고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백종원이 백파더, 백선생, 요리비책 등 본인의 레시피로 유명한만큼 비빔면을 활용한 다른 레시피를 알렸더라면 어땠을까? 보다 쓰임새 많은 모델인데 일반적인 조리법에 시식과 같은 제한적인 활용이 조금 아쉽다. 팔도비빔면이 골빔면 등 다양한 음식과의 콜라보로 변칙적인 비빔면 활용법을 알리고 있듯이 뭔가 더 써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4위 윤여정-지그재그
-대세 윤여정의 인생 철학, MZ세대에도 통해

'지그재그' 광고에서의 윤여정<사진 유튜브 캡처>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윤여정이 4위를 차지했습니다.

여우조연상 수상과 함께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윤여정은 지그재그에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지그재그는 여우조연상이 확정되기 전 윤여정을 모델로 발탁, 트렌드를 미리 간파하는 안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지그재그는 주로 20대 여성이 이용하는 쇼핑 어플 브랜드인데, 윤여정을 모델로 기용한 점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계의 대세로 떠오른 ‘대배우’ 윤여정의 인생까지 담아 내어 진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광고 속에서 윤여정은 검정 원피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옷 입는데 남의 눈치를 볼 거 없다며 개성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냥 계속 왔다갔다 사는거지'라는 카피를 통해 브랜드 이름인 '지그재그'와 우여곡절이 많았던 윤여정의 인생을 연결시킵니다.

지그재그는 20대가 주로 이용하는 어플이지만 윤여정이 인생의 선배로서 가르치는 콘셉트로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센스 있게 담아내어 MZ 공략에도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이 지그재그 광고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돼서 평론하기 전부터 많이 봐 왔다. 2030대가 주요 타깃인 온라인 쇼핑 통합 어플 브랜드에서 윤여정이라는 배우를 섭외한 것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안에 담긴 메시지는 더 좋다. '왔다 갔다 (zigzag)'라는 표현으로 브랜드 노출도 놓치지 않고,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니네 마음대로 사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카피가 진정성 있게 와닿아서 더 좋다."
- 강지은 평론가

"2030 대표 쇼핑몰과 윤여정의 만남이 특이하면서도 굉장한 시너지를 낸다. '그러니깐 니네들 맘대로 사세요'라는 대사는 평소에 윤여정이 매체에서 보여줬던 자존감 높은 모습과 겹쳐 더욱 힘이 실린다. 윤여정의 삶과 지그재그의 공통점을 '왔다갔다 맘대로'라고 잡아낸 점이 현명하다. 핫한 모델을 기용한 것에 그치지 않고, 모델의 진정성 담긴 메시지를 끌어내 브랜드 홍보에도 매우 적절한 광고였다."
- 이은선 평론가

"지그재그는 올해의 영웅 윤여정 대배우님을 모델로 세우고 바프타 수상 일정에 맞춰 릴리즈 했다. 윤여정 배우님의 개성있는 말투를 활용해 하고 싶은대로, 입고 싶은대로 입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20대 여성이 주 타깃인 브랜드에서 윤여정의 '힙'함을 미리 간파하고 기획한 인사이트를 매우 높이 사고 싶다."
- 홍산 평론가

"윤여정을 모델로 발탁한 것은 많은 젊은 여성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젊은 여성들이 그녀를 닮고자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소소하게 '관념적 윤여정', '휴먼 윤여정체'가 인기를 끌기도 했듯, 그녀의 독특한 화법과 센스는 많은 MZ세대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그만큼 광고 모델 선정은 효과적이다."
- 김동희 평론가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