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K이노베이션 조지아州 전기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 함께 미국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자동차 1위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두 곳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데 이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동맹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0일 로이터통신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법인을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5 대 5 합작법인 형태로 양사 투자 규모가 총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에 이른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JV)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일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합작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포드는 2025년까지 220억달러(약 24조9천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생산을 위한 수직 통합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e-액슬,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이미 생산 중으로, 안정적인 배터리셀 생산 관계 보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 픽업트럭 ‘F-150’ 전용 배터리 공장을 포함해 미국 조지아주에 총 생산규모 21.5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2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초 준공해 현재 테스트 가동중인 1공장은 폭스바겐 승용차용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1, 2공장 투자 금액은 총 26억달러(약 2조9400억원)에 달한다.

포드와 SK측은 이번 JV 설립을 통해 SK 조지아주 3, 4공장을 포함해 두 곳 이상의 합작 공장 설립하고, 연 5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으로 전해졌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방미 일정과 겹친 만큼, 민간 기업 간 협업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미시간주에 있는 포드 전기차 생산기지를 방문한 직후 하루 만에 양사의 협력 소식이 전해진 데 주목했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인프라스트럭처 확보와 보조금을 비롯한 전기차 육성에 1740억달러(약 197조원)의 천문학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기차 분야에서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들어간 미국 정부가 한국과의 배터리 동맹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로이터 역시,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JV설립을 보도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의 합의를 중재한 미 행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실제 LG와 SK는 4월 분쟁 합의 때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약속한 바 있다.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과 반도체 및 배터리 공급망 확대 정책에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이 화답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부터 GM과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2조7000억 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4월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같은 금액을 투자해 제 2 합작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희토류·의약품과 함께 밸류체인 강화를 선언한 4대 품목 중 하나인 만큼, 미래 성장 산업을 놓고 한미 가치 동맹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한국 배터리 업체와 미국 현지 자동차 업체의 추가 합작사 설립도 기대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AP신문 = 김상준 기자]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