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와 관련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힘에 따라, 사면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진일보한 자세를 보였다는데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겸임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며 이 부회장 사면을 우회적으로 건의했다. 지난달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어 김기남 부회장도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 결정이 신속해진다"고 말했고, 다른 총수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지금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 문 대통령은 "형평성,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정치권과 재계는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이 경제 환경의 변화와 사면에 대한 공감대를 거론하는 등 전향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의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는 발언과 맞물리며 사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호승 실장은 지난달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말 경제 5단체가 이 부회장 사면을 공식 건의했을 때만 해도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며 사면론에 선을 그었던 청와대 입장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급격한 인식 변화다.

대관을 담당하는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이 이미 찬성 쪽으로 많이 나타난 만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여당은 물론 청와대에서도 국민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방미 성과에 재계의 기여가 컸던 측면과 최근 TSMC가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과 격차 벌리기에 나서며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에 대한 우려감까지 더해지고 있는 만큼, 청와대가 이 부회장 사면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AP신문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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