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 SK그룹 최태원 회장, ‘맏형의 품격’이 나는 이유

김상준 기자 승인 2021.06.05 12:54 | 최종 수정 2021.06.05 12:58 의견 0
[사진 = SK그룹 최태원 회장/ ©SK그룹]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은 학교에 전학 온 게스트의 질문에 ‘인생을 좀 아는 형님’들이 답을 하는 콘셉트로 누구나 출연하고 싶어 하는 대세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재계에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아는 형님’으로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월 4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임된 최 회장은 소통에 기반한 광폭 행보로, 한미정상회담부터 '2021 P4G 서울정상회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까지, ‘맏형’다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SK그룹에서 ‘탈권위와 소통’의 기업문화를 꾸준히 구축해왔다. 지난해 코로나 초기 팬데믹 상황에서 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전 계열사 재택근무를 가장 먼저 도입했는가 하면, ‘최태원 클라쓰’ 유튜버로 변신해 비대면 시대 오너의 정석으로 손꼽혔다. 사내방송에 직접 출연해 ‘양은냄비 라면 먹방’, ‘삼행시’ 등을 통해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100번의 ‘행복토크’를 통해 직원들과 만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주요그룹 총수 가운데 이사회 1등 모범생이다. 2019년 92%의 출석률을 보인데 이어, 지난해에도 총 12번의 SK㈜ 이사회에 100% 참석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주요그룹 총수진의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50%대 남짓이었다.

이처럼 그룹 내에서 소통을 누구보다 중시했던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취임 이후, 관계부처 장관은 물론, 여당 인사, 국회 의장 등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다. 이 같은 최 회장의 행보로 청와대와 여당의 對 기업 정책 기조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경제동맹을 강화하는데 기여한 것에 호평이 쏟아진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도 “우리 최 회장님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으로 공동기자회견, 그리고 맨 마지막에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해 주셨는데, 정말 아주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 회장은 민간 경제외교를 넘어 애틀란타와 워싱턴D.C를 오가며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해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데도 일조했다. 추모식장에 도착한 최 회장이 참전용사를 한 명씩 찾아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손을 맞잡고 한국전 헌신에 경의를 표하는 모습은 미국 국민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이 같은 미국에서의 활약 역시 소통의 힘이 그 원천이었다. 최 회장은 2018년부터 워싱턴 D.C에서 'SK의 밤'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미국 정치인, 재계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이번 방미 기간에도 메릴랜드·조지아 주지사, 상원의원들, 상무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갔다.

[사진 = SK그룹 최태원 회장/ ©SK그룹]

최 회장은 '2021 P4G 서울정상회의’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 타이틀에 걸맞은 강연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내용이 아닌 보다 진일보하고 구체화된 기후변화대응을 설명하고 제안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최하는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의 의미를 더했다”며, “특히, 기후변화 대응이 강제 내지 규제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기업도 적지 않은데, 최 회장의 인센티브 메커니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녹색성장 가속화를 위한 ▲측정 ▲인센티브 ▲협력의 메커니즘을 제시하며, "인센티브 시스템은 기업이 환경이슈를 투자와 수익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기폭제가 돼 혁신적인 사업 발굴과 기술 개발의 가속화, 기업 가치 증가로 이어지고, 친환경사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인센티브 도입을 위한 재원을 국가 간 협력을 통해 디지털 크레디트로 전 세계에 통용되도록 한다면 각 행위자의 환경 보호 성과가 화폐화돼 거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이미 최 회장의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라는 강력한 의지 속에 에너지 계열사가 '탄소 순배출 제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선제적인 탈탄소 전략들을 내놓거나 포트폴리오의 대대적 재편을 진행해왔다. 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 기존 재무재표적 시각에서 완전히 벗어나 각 계열사별로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를 수치화해 발표해오고 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진일보한 ESG경영 철학과 경험은 ▲‘ESG 열풍’이라는 글로벌 분위기 ▲대한상의 회장이라는 그의 지위와 맞물리며, 국내 각 기업으로 확장돼 산업계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실제 대한상의는 최 회장 취임 이후, 기존 기업문화팀의 명칭을 ESG경영팀으로 바꿨다.

아울러, 3·4세대로의 경영 승계가 가속화되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 기업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의 경영방식이 자연스럽게 전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대한상의에는 최 회장의 권유 속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IT 1세대’를 비롯해 49세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이 새롭게 합류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경제단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60년생으로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최 회장의 ‘리더십’은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간 오찬 회동에서 빛을 발했다. 최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며 이 부회장 사면을 우회적으로 건의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사면 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를 두고, 재계 관계자는 “과거 재계 전체를 이끌었던 故 이건희·정주영 등 1세대 창업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4대 그룹 총수이며 ‘맏형’인 최 회장이 재계 전체의 목소리를 통일하고 중심을 잡아줬다”고 평가했다.

박용만 前 대한상의 회장은 최 회장이 대한상의 후보로 추천됐을 당시 다음과 같이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있는 변곡점에 있기 때문에 최 회장이 본인의 경험이나 미래를 내다보는 데 적합한 분"이라며 "평소 상생이나 환경,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이기에 현 시점에서 더 없이 적합한 후보다”

최 회장에게서 ‘맏형’의 품격이 나는 이유다. [AP신문 = 김상준 기자]

AP신문은 소비자 피해 제보를 통해 정부 정책, 그리고 기업 및 금융사의 불공정함과 부당성을 찾아내고,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개선책·보완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제보 접수: press@apnews.kr)


저작권자 ⓒ AP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