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한화가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삼성물산 20.05%·삼성SDI 4.05%)를 1조원에 사들인다.

한화종합화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 지분 인수를 결의했다고 23일 밝혔다.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당시 삼성종합화학(현재 한화종합화학) 에 남아있던 삼성 측 지분을 이번에 한화가 모두 인수하면서 두 그룹의 빅딜은 6년 만에 마무리됐다.

한화 관계자는 1조원의 산출 근거에 대해 "삼성과의 협상을 통해 합의된 금액으로,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6년간의 실적과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법하게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 대금 1조원은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세 차례에 걸쳐 나눠 내게 된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에너지가 39.16%, 한화솔루션이 36.0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보유 현금으로 올해 1차 대금을 지급하고 내년부터 지급할 2~3차 대금은 앞으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나누어 낸다는 입장이다.

최근 수소 관련 사업 등 친환경 기업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은 빅딜 완성을 계기로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 6년간 ‘몸집’ 키운 한화종합화학

…빅딜 시즌2는 ‘체질’ 바꾸기

한화는 석유화학 사업 노하우를 살려 빅딜 이후 6년 동안 규모와 내실 면에서 모두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수소 중심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3월 수소 혼소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 PSM과 네덜란드 기업 ATH를 인수했다. 수소 혼소는 기존 가스터빈을 개조해 천연가스에 수소를 섞어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 기반 자산을 활용하면서 수소 비중을 늘려가는, 수소 시대의 징검다리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화(eco-friendly)도 본격화한다. 한화토탈 대산 공장의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 사업,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플라스틱 재활용을 넘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해해 자원을 순환 사용하는 기술(Chem-cycling)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지분 인수로 한화·삼성 빅딜 시즌1이 마무리됐다”면서 “시즌2는 미래 전략 사업을 본격 추진해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화종합화학 상장은?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에 주력"

한편, 이날 한화는 최근까지 진행되던 상장 절차가 갑자기 지분 인수로 바뀐 배경에 대해 상장이 갑자기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 과정에서 자금 조달 부담을 덜기 위해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남겨두며 계약서에 한화종합화학을 올해 4월 말(1년 연장 가능)까지 상장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신규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 상장 절차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삼성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협상을 최근까지 병행해왔고, 지분 인수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한화종합화학이 수소혼소·수소유통, 친환경 케미칼 제품 사업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장보다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를 먼저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한화종합화학의 상장 재추진 계획과 관련해 한화는 이번 빅딜 완성을 계기로 신사업 투자에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 중심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에 주력한다는 계획 하에, 향후 기업의 성장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상장 재추진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다. [AP신문 = 김상준 기자]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