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XC90 전기차 모델의 센서 시스템 = ©볼보]
볼보가 발전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생산될 SUV XC90 전기차 모델에 라이다 센서를 표준 사양으로 탑재한다. 라이다는 ‘라이트(Light)’와 ‘레이더(Radar)’의 합성어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라이다를 표준 사양으로 탑재하는 것은 볼보가 업계 최초다.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볼보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장에서 생산될 XC90 SUV 전기차 모델에 루미나 테크놀로지의 아이리스 라이다(Iris LiDAR)와 센티넬(Sentinel)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2022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루미나는 오스틴 러셀이 17세 나이로 2012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12월 스팩(SPAC)과 합병으로 나스닥에 상장해 시가총액 10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됐다. 상장과 함께, 오스틴 러셀은 포브스의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등재됐다. 포브스는 러셀의 순자산을 24억달러로 추산했다.

루미나의 아이리스 라이다는 인식거리, 시야각 등에 있어서 자율주행 완성차 업체들이 제시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기능을 지원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라이다는 높은 가격이 상용화의 최고 걸림돌이었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개당 가격이 자동차 한 대 가격인 7만5000달러(약 8497만원)에 달했다. 루미나는 이를 1000달러(약 113만원)에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혀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대량생산에는 여전히 부담이다.

때문에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라이다 기술 필요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라이다 반대론의 대표적인 인물로, "비싸고 불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업계 일각에서 '분수령'이라고 불려왔던 라이다의 상용화를 두고 볼보와 테슬라가 확연히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테슬라는 라이더와 레이더를 외면하고 자율주행 카메라와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볼보가 라이나를 탑재하는 것은 자율주행에서도 안전성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루미나는 라이다가 일반적인 레이더보다 좌우, 전방 센서각이 넓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에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향후 더 많은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에서 발생하는 충돌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 CEO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라이다를 표준으로 채택함으로써 공중에서 지속적으로 안전 기능을 개선하고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보 최고 기술 책임자인 헨릭 그린은 "가격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며, "볼보는 업계 최초로 라이다를 탑재해 가속화될 자율주행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점식 안전벨트와 사이드 에어백 등 많은 안전 기능을 표준화한 볼보의 최초의 역사를 자율주행차에서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러셀은 이번 볼보와의 계약으로 기대되는 물량이나 매출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지만 볼보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XC90은 지난해 약 9만2500대가 판매되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기가 많았다. [AP신문 = 이주원 기자]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