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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 ©인텔]

[AP신문 = 김상준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약 23조원 규모 유럽 투자가 가시화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텔이 유럽 투자 프로젝트의 정치적 지지와 지원책을 얻기 위해 EU 주요국과 만남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를 직접 만나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를 포함해 인텔의 투자건에 대해 논의했다.

프랑스 정부 부처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인텔이 10나노 또는 그 이상의 공정 시설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무엇이 실현 가능하고 무엇이 바람직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겔싱어 CEO는 앞선 4월에는 티에르 브레튼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유럽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립을 위해 세금 감면과 직접 투자 등 총 80억유로(약 11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펫 겔싱어의 유럽 방문이 역내 반도체 생산을 높이려는 EU와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며, 인텔은 EU로부터 상당한 지원책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최소 20%가 유럽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외 의존도 탈피를 선언한 바 있다.

그렉 슬레이터 인텔 글로벌 RA(regulatory affairs)담당 부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기업이 가격경쟁력에서 30~40% 가량 우위를 점할 수 있는데는 정부의 지원 덕분"이라며, "새로운 유럽 제조 공장에 대한 인텔의 요구 사항이 충족되면 'EU 전체의 혜택'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유럽 내에서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인프라가 발달된 1000에이커(약 405만㎡)의 부지를 찾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대 8개의 팹과 연구소 등 반도체 생산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20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두 개의 공장을 우선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슬레이터 부사장은 "파운드리 공장과 패키징 시설을 각각 다른 나라에 설립할 수 있다. 하나의 국가에 특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유럽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을 대상으로 공장 설립 가능성을 타진했고, 연말까지 구체적인 지역과 규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지난 3월 'IDM 2.0 전략'을 공개하고,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에 200억달러 투자와 함께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또 아일랜드 공장에도 7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7nm 칩 생산을 위한 시설을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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