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불법주정차 유발사고 3년간 4700여건"…경찰신고 활성화 필요

이진성 기자 승인 2021.07.25 13:53 의견 0
[▲불법주정차 차량 유발 교통사고 유형 = ©삼성화재]


[AP신문 = 이진성 기자] 사고를 유발한 불법주정차 차량에 책임 부과 확대를 위한 경찰신고 활성화 및 행정처분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소장 최철환)는 25일 '불법주정차 차량의 사고 유발 위험성 및 대책'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삼성화재에 접수된 사고 중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유발된 교통사고 통계, 블랙박스 사고 영상, 판결 사례 및 의식조사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불법주정차 차량에 의한 시야가림 사고처럼 불법주정차 차량의 영향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불법주정차 차량에게도 사고 책임이 일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차량 정보 및 인적사항 미확보 등으로 인해 실제로 사고 책임을 부과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불법주정차 예방을 위해 '주민신고제' 도입, 신고건수 급증 추세

2019년 4월부터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소화전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서 10m 이내 ▲횡단보도 위 등, 4대 불법주차구역에 대해 주민신고제도를 도입했다.

주민신고제를 통한 월평균 신고건수는 2019년 5만9453건에서 지난해 7만8517으로 약 32.1% 증가했다.

제도가 도입된 2019년 4월부터 12월까지의 총 신고건수는 53만5076건이다. 2020년 한 해 총 신고건수는 94만2198건으로, 그해 6월부터는 어린이보호구역을 신고대상에 포함해 현재는 5대 불법주차구역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6월까지의 총 신고건수는 이미 76만1789건으로 월평균 12만6965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61.7%, 2019년 대비 113.5% 증가한 수치다.

신고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횡단보도 위' 신고 점유율이 52.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18.2%), 소화전 5m 이내(13.3%) 순으로 높았다.

■ 불법주정차 차량에 의한 유발사고, 3년간 약 4700여건 추정

유발 교통사고는 불법주정차 차량을 직접 충돌한 사고가 아닌, 불법주정차 차량을 피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량과 발생한 차대 차 사고, 또는 불법주정차 차량 앞으로 갑자기 보행자가 진입해 충돌한 차대 사람 사고 등을 의미한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화재에 접수된 유발사고 건수는 1409건으로, 삼성화재 시장 점유율(30%)을 적용할 경우, 국내에서 약 4700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화재에 접수된 사고 기준, 작년 유발사고 건수는 569건이다. 이는 2019년 402건 대비 약 41.5% 증가한 수치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에도 유발사고는 492건이 접수됐는데 이미 지난해 사고건수의 86.5%를 넘어섰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1409건의 유발사고를 분석한 결과, 차대 차 사고 점유율이 59.2%로 가장 많았으며, 이 중 차로변경 중 사고가 54.6%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4.6%는 중앙선 침범 사고였다.

영상 분석 결과, 차로변경 중 사고의 다빈도 유형은 편도 2차로 도로에서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2차로에서 1차로로 차로변경을 시도하다 1차로에서 진행하는 차량과 충돌한 사고가 50건 중 40건이었다.

중앙선침범 사고의 다빈도 유형은 왕복 2차로 도로에서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정상 주행이 불가능해 중앙선을 침범하다 마주 오는 차량과 정면 충돌한 사고로 조사됐다.

차대 사람 사고 점유율은 15%이며 건당 피해액은 870만원으로, 전체 차대 사람 사고보다 약 300만원 높은 1.5배 수준이다. 이는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피해자의 상해 심각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영상 분석 결과, 횡단보도가 없는 이면도로 또는 왕복 2차로 단일로에서 보행자가 불법주정차 차량 앞으로 횡단을 시도하다 발생한 사고가 50건 중 45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차대 사람 사고의 피해자 연령을 보면, 어린이가 16.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의 어린이 점유율 7.3% 대비 9.1%p 높은 것으로, 불법주정차 차량이 어린이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

■ "불법주정차 차량의 사고 책임 부과 사례 드물어…형평성에 어긋나"

사고 유발한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한 민사소송(구상금 청구) 판례를 조사한 결과, 해당 사고와 불법주정차 차량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으며 과실비율은 최소 15%에서 최대 40%까지 부과됐다.

실례로 야간에 불법주차한 차량 뒤로 갑자기 진입한 8세 아이를 충격해 뇌좌상 등의 상해를 입힌 사고의 경우, 1심과 2심 판결 모두 불법주정차 차량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대법원에서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26.8% 과실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사고 책임 부과를 위해서 불법주정차 차량의 인적사항 파악이 가장 중요하나 경찰 신고 비율이 7.2%로 낮고 사고 후 불법주정차 차량 현장 이탈 등으로 인해 사고 책임 부과 사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의 경찰 신고 비율은 16.8%인데 비해, 유발사고는 1409건 중 102건만 경찰에 신고돼 그 비율이 7.2%다. 경찰 미신고건은 보험사 보상담당자가 직접 조사해 불법주정차 차량을 찾아내 구상을 진행한 사례가 있으나, 사실상 대부분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불법주정차 차량의 사고 책임 부과 확대 및 행정처분 강화해야

이에 유발사고에 대한 경찰신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발사고 발생 시, 경찰신고가 확대될 경우 불법주정차 차량의 인적사항을 확보할 수 있어, 사고 책임 부과 확대가 가능해진다. 경찰에 사고 발생 신고 시, 교통사고사실확인원에 불법주정차 차량의 인적사항이 포함되는 동시에 불법주정차 차주에게 범칙금이 부과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불법주정차 차량 발생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기본 과태료 상향과 함께 벌점 부과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불법주정차 과태료는 4만원(자진납부 시 20% 감경)으로, 교통 안전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벌점은 미부과되고 있다.

운전면허 보유 2026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24.6%만 현재 과태료가 비싸다고 응답했다. 일본의 기본 과태료는 1만엔(약 10만원)이며 최대 1만8000엔을 부과 하고 있으며 추가로 1~3점의 벌점도 함께 부과한다. 일본의 면허 취소 기준 벌점은 15점이다. 싱가포르, 과태료는 70SGD부터 최대 300SGD(약 25만원)이며, 횡단보도 또는 교차로 부근 불법주차 시 벌점 3점이 부과된다. 벌점 24점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전제호 책임연구원은 "불법주정차 행위는 다른 차량의 정상 주행 방해 및 운전자 시야가림 등을 유발해 결국 교통사고로 이어져 억울한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를 유발한 불법주정차 차량의 정보가 확보 안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고 당사자는 사고 직후 경찰에 신고하거나 최소한 불법주정차 차량번호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책임연구원은 “불법주정차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과태료 상향과 벌점 부과 도입 등 행정처분이 강화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운행 전 주차장 앱 등을 활용하여 목적지 부근 주차장을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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