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레베카>, <백야행>, <부탁 하나만 들어줘>, <나를 찾아줘>, <화차> 공식 포스터. 사진 네이버 영화, IMDb

[AP신문=김현하 OTT뉴스 리뷰어]

소위 '팜므파탈'이라고 하던가.

특유의 매력과 분위기로 자신이 지나가는 곳마다 초토화시키고 주위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앞으로 소개할 5명의 여성 캐릭터들 역시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그녀들은 모든 일을 역시 완벽하게 수행한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자신들의 존재감만큼 그녀들의 기원, 행적 역시 불분명하다.

이를 추적하려는 자들은 그녀들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폐허의 흔적만을 관찰할 뿐이다.

이 여성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목적은 무엇일까? 같은 인간이 맞기는 할까?

'어메이징 에이미'(좌)와 용산역에서의 '강선영'(우). 사진 네이버 영화 스틸 컷

◆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던(로자먼드 파이크 분)

본인은 주위 사람들에게 그 별명으로 불리는 것을 질색하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해 말하나 주인공 닉(벤 애플렉 분)과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충분히 완벽해 보인다.

하버드와 예일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매력적인 금발머리 보유자, 학창시절부터 인기가 많아 유부녀가 된 지금까지도 에이미를 사모하는 친구가 있을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애인을 위해 기꺼이 식은 피자를 먹고 게임을 같이 즐기는 '쿨함'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에이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나를 찾아줘."라는 글을 남긴 채로.

그녀의 실종은 의도적인 것일까, 아니면 사고일까?

둘 중 어떤 것일지는 몰라도 닉은 느낄 수 있다.

모든 정황 증거가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나를 찾아줘>는 왓챠와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다.

◆ <화차>의 강선영(김민희 분)

어느 날 갑자기. 휴게실에 잠시 차를 주차한 그 순간, 결혼까지 약속한 그녀, '강선영'이 사라졌다.

실종된 선영을 찾기 위해 전직 경찰이던 사촌형까지 동원하였지만 그녀를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강선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강선영으로서의 문서와 신분은 전혀 그와 상관이 없는 한 이미 죽은 여자를 가리키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강선영으로 알고 있던 여자는 진짜 강선영과 무슨 관계일까?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문호(이선균 분)이 운영하던 수의과에 왜 계속 찾아왔던 것일까?

<화차>는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볼 수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유미호'(좌)와 스테파니와 친분을 쌓는 '에밀리'(우). 사진 네이버 영화

◆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의 유미호(손예진 분)

14년 전 어느 날, 소녀와 소년은 약속하였다.

15년동안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그 이후로 소녀는 빛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소년은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가며 밤이 낮처럼 밝다고 하는 '백야'를 바라면서 다시는 마주하지 않는다.

14년 동안 소년과 소녀는 점점 자신들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따로, 또 같이 만들어간다.

그러던 중, 아직 공소시효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한 형사(한석규 분)이 한 살인사건에서 14년 전의 '그 사건'을 유추해가면서 그들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소녀 역시 다시 소년의 손을 더렵혀야할 순간이 찾아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바라던 밝은 밤을 맞이할 수 있을까?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는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볼 수 있다.

◆ <부탁 하나만 들어줘>의 에밀리 넬슨(블레이크 라이블리 분)

"부탁 하나만 들어줘. 니키를 픽업해줄래?"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친하게 지내던 이웃의 부탁이다.

남편과 이혼 및 사별한 이후 혼자 라이브 방송을 찍으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싱글맘 스테파니(안나 켄드릭 분)은 특유의 오지랖으로 같은 학부모인 에밀리와 친해지게 된다.

에밀리는 스테파니와 달리 큰 키, 금발, 다정하고 잘생긴 남편, 멋있는 직장, 화끈한 성격의 보유자이다.

뿐만 아니라 스테파니가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한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묘한 매력 역시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대신 픽업해달라는 간단한 부탁을 했다.

평소에도 자신의 아이와 함께 에밀리의 아이를 종종 챙겼기에 스테파니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 부탁을 들어준다.

하지만 짧은 전화 통화 이후, 실종된 그녀는 결국 익사한 시체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돌아왔다.

처음에는 충격에 빠졌지만 에밀리의 가족과 지내던 스테파니는 슬슬 욕심이 생긴다.

그녀의 남편, 그녀의 자식, 그녀의 집. 이제 모두 그녀의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에 니키가 얘기한다.

며칠 전에 엄마를 보았다고.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내'가 보는 레베카의 환영. 사진 레베카 공식 유튜브 캡처

◆ <레베카>의 레베카 드 윈터

별 볼일 없는 고아 소녀가 특유의 상냥한 마음씨로 사별한 고독한 부잣집 남자와 결혼에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흔한 동화만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맥심(아미 해머 분)의 저택, 맨덜리에 도착한 순간 새로운 국면에 맞이하게 된다.

맥심의 죽은 아내인 레베카는 완벽했다고 한다.

그녀는 아름답고 고상하며, 우아하고 똑똑하고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릴리 제임스 분)의 이름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으나 죽은 레베카의 이름은 온 저택이, 온 맨덜리가, 온 바다가 부르짖는 듯 하다.

어릴 때부터 레베카를 섬겨왔다던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분)은 그런 '나'를 비웃으며 말한다.

레베카는 아직 살아있다고.

그런데 왜 아직도 이 저택에 머무르냐고.

<레베카>(2020)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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