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370] ※ 평가 기간: 2021년 8월 5일~2021년 8월 11일

한국의 국가 건강검진에 놀라움을 표현하는 외국인들.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유튜브 캡처

[편집자 주]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의견을 (apnews@apnews.kr)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AP신문=김민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달 23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복지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독일ㆍ프랑스ㆍ스웨덴에서 온 세 명의 외국인의 시각으로 한국의 국가 건강검진의 장점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JTBC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유명해진 독일 청년 다니엘과 프랑스 중년 자비에르, 스웨덴 주부 안젤리나 등 세 명의 외국인이 각자 자신의 모국어로 한국의 국가 건강검진에 놀라움을 표현하고, 화면에는 각 모델의 연령대에 맞는 국가 건강검진에 대한 정보가 지나갑니다.

'독일 청년, 프랑스 중년, 스웨덴 엄마도 부러워하는 국가 검강검진'이라는 카피를 내세워 복지선진국보다 우월한 한국의 국가 건강검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일명 '국뽕'을 자극합니다.

마지막에는 검진 결과 10년치를 'The건강보험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외국인 모델 셋이 '언빌리버블'이라고 감탄하며 광고는 끝이 납니다.

창의성 2.5, 명확성(광고 효과) 2.5, 적합성(광고 효과) 2, 적합성(광고 모델) 2, 예술성(청각) 2, 예술성(시각) 2, 호감도 2.5 (5점 만점)

AP광고평론가들을 이 광고의 모든 평가 요소에 2~2.5점의 낮은 점수를 주며, '국뽕' 콘셉트를 고수하다 보니 광고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를 놓쳤다고 입을 모아 혹평했습니다.

과도한 '국뽕', 역효과 유발

평론가들은 복지 선진국에서 온 외국인을 통해 복지 선진국과 한국의 건강보험을 비교한다는 발상이 구시대적이며, '국뽕' 콘셉트를 고수하느라 광고가 전달해야 할 중요 메시지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국가건강검진에 대해 묻는다.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유튜브 캡처

선진국으로 대표되는 국가의 사람들을 세워놓고 한국의 건강보험을 칭찬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심히 구시대적이다. 인종차별적인 관점을 애써 참아내고 광고 그 자체를 들여다보려고 했지만 가독성 떨어지는 텍스트 때문에 정보전달력도 부족하다. 한국 건강검진 시스템의 어떤 부분이 그리 좋은지 와닿지 않고, 그저 좋으니 믿고 쓰라는 말처럼 들린다. 맥락 없는 '국뽕'에 좋은 내용들이 빛바랬다. 올림픽 전후 다양한 사건사고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진 이 시국에 이런 광고라니, 관련자 및 책임자가 반성해야할 광고다.
- 김동희 평론가 (평점 1.9)

소위 '국뽕’을 자극하려는 의도 때문에 주 메시지 전달력이 오히려 떨어진다. 광고의 본래 목적은 외국보다 우수한 한국의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요구하는 것인데 이 광고를 보면 '외국인들이 칭찬하는 한국의 국가건강검진을 자랑스럽게 여기라는 의미인가?' 정도의 생각만 든다. 또, 온전히 한국 건강검진의 장점만을 놓고 홍보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그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식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적절한 방식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이은찬 평론가 (평점 2.1)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국가 건강검진의 우수성을 전달하려는 목적은 알겠다. 그러나 이 광고는 해외에 송출하는 광고가 아니다. 광고를 접하는 대다수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런 전달방식은 '선진국에서 온 외국인이 부럽다고 좋다고 하면 그게 좋은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할 뿐이다. 이른바 '국뽕'에 기대는 광고의 오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지막 '언빌리버블'은 자부심이 아닌 부끄러움만 남긴다.
- 이정민 평론가 (평점 1.7)

프랑스, 스웨덴 등 선진국 출신의 모델들을 섭외해 대한민국 건강검진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너무 직설적이라 살짝 민망하고 오글거린다. 건강검진의 장점을 다 설명하기보다는 조금 간접적인 방식의 크리에이티브를 고려하면 좋았겠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2.9)

의미 전달 명확하지 않아

또한 검진 항목 등이 화면에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외국인 모델의 어색한 발음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등 의미 전달이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도 다수입니다.

'~도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건강검진'을 메인 카피로 활용한다.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유튜브 캡처

해외 국가의 의료 시스템에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체계적이며 환자 중심적인지는 뉴스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영상이 담고자 하는 핵심은 외국인도 부러워하는 국민 건강검진에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지만, 건강검진이 장려되어야 할 중장년층 타깃에게 외국인 모델의 외국어 발음과 작은 자막, 어눌한 한국 발음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1.7)

짧은 시간 내에 너무 많은 정보를 구겨 넣은 느낌이 든다. 외국인이 외국어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자막에 집중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데, 동시에 같은 화면에 다른 텍스트들도 너무 빠른 속도로 나타나서 어느 쪽에도 집중하기 힘들다.
- 이은찬 평론가 (평점 2.1)

다른 공공기관 광고들과 비교하면 영상 자체의 시각적인 부분은 괜찮다. 자막이나 그래픽은 여타 상업광고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내레이션과 음악이 너무 정적인 나머지 시각 효과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2.9)

건강검진 쉽게 풀어냈다는 의견도

한편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모델로 기용해 한국의 국가 건강검진의 장점이 더 잘 드러났으며, 광고 전반적으로 밝은 시각 효과를 사용해 건강검진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호평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국가건강검진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광고다. 특히, 국내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모델로 섭외해서 그 점이 더 잘 드러난다.
또한 건강검진이 다소 형식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톡톡 튀는 배경과 색감을 통해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서비스라고 인식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 김진희 평론가 (평점 4.3)

■ 크레딧
▷ 광고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 대행사: 엔씨씨애드
▷ 제작사: 생활의발견
▷ 모델: 다니엘 린데만ㆍ자비에르ㆍ안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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