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 ⓒ삼성전자]

[AP신문 = 김상준 기자]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가 향후 3년간 240조원 신규 투자를 골자로 한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계획'을 24일 발표했다.

AI와 5G·6G 등 네트워크 기술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도체가 IT를 넘어 자동차 등 전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간 패권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 이후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고령화 추세도 심화되며 바이오제약 산업 또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이 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국가경제에서의 삼성의 역할을 제시했다. 투자와 고용,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국민적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은 첨단 혁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준비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지난 2018년부터 작년까지의 3년간 투자 규모는 총 180조원(국내 130조원)이었다.

삼성은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며, 과감한 M&A를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 메모리 절대우위 유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기반 마련

우선 삼성전자는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비상 상황'을 감안해 ▲선단공정 조기 개발 ▲선제적인 투자로, 반도체 시장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한국 수출의 19.3%, 제조업 설비·투자의 45.2%를 차지할 만큼,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이다.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패권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절대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메모리의 경우, 기술은 물론 원가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14나노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혁신적인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절대 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R&D·인프라 중심의 투자를 진행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GAA를 비롯한 신기술 적용 신구조 개발로 3나노 이하를 조기 양산하는 등, 선단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제품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CDMO·바이오시밀러 강화 통해 '제2 반도체 신화' 만든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산업은 '고부가 지식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마스크 부족 현상, 백신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해 각국이 '각자도생' 조치에 나서면서 이른바 '바이오 주권' 확보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고, 자국 내 바이오 생산시설 존재 여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공장) 3개를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CAPA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해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해 절대우위를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 투자한다.

삼성은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클러스터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바이오산업에서 바이오시밀러와 CDMO 강화를 통해 '제 2의 반도체 신화' 창출로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 차세대 통신, Beyond 5G·6G에서도 리더십 지속 강화

삼성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신설, 6G 백서 공개 등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은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S/W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향후 가상화 네트워크 · 개방형 기지국 등 차세대 통신망 기술 관련 핵심인력을 확보하고 R&D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 RAN/Core 사업 이외 통신 장비 및 차세대 망 운영 솔루션 등의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한다.

■ AI, 로봇, 슈퍼컴퓨터 등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강화

삼성은 AI, 로봇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주도권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AI 분야에서는 전 세계 거점 지역에 포진한 '글로벌 AI센터'를 통해 선행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성능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지능형 기기를 확대하는 등, 연구와 일선 사업에서 모두 절대우위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미래 유망 사업의 하나로 각광받는 로봇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 확보와 폼팩터 다양화를 통해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하고, 첨단산업 분야의 설계와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 활용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에서는 차세대 OLED·QD(퀀텀닷) 디스플레이 사업화, 高에너지 밀도 배터리 및 전고체 전지 등,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투자 계획 확대는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의 대변혁을 대비하고, 미래 한국경제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략·혁신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해 대한민국의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낸 것이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