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세 차례나 관계기관과 통신사들을 소집해 금융권(은행, 증권, 캐피탈, 보험 등) 광고 문자를 카카오 알림톡으로 허용 및 전환하는 실무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사)특수한유형의부가통신메세징사업자협회(SMOA)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광고 문자 전송을 카카오 알림톡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금융사기가 휴대폰 문자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동통신사들이 금융기관 인증마크 도입을 검토했으나 일부 통신사 지원이 늦어짐에 따라 카카오(알림톡) 도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SMOA 협회 이만성 국장은 “금융권 광고문자는 발송물량이 많고 주요 내용이 마케팅, 이벤트, 각종 프로모션으로 이뤄짐에 따라 각종 사기수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며 고객 피해가 우려되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광고메시지의 경우 스팸 여부를 분명히 하기 위해 고객 사전동의(옵트인) 방식이 필수지만 카카오 알림톡은 이미 고객 사후동의 방식으로 변경해 완화해 준 상황”이라며 “업체에 따라 달라지는 관계기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아쉽고 불공정 시비가 일 수 있으니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협회에 따르면 기존 문자 서비스는 전화번호 중심이어서 통화를 통해 사기문자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고 특히 금융기관은 전국대표번호로만 문자를 보내기 때문에 일반번호, 070 번호, 휴대폰 번호로 전송된 금융권 광고 문자의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사기 문자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메시지 화면에서 본인임을 확인할 수 없는 카카오톡의 경우 알림톡으로 온 메시지에서 발신자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은 프로필 사진과 내용뿐으로 사기범죄자가 프로필을 특정 은행의 로고와 사진으로 꾸며놓았을 경우 진위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 연락처를 해킹(네이버 주소록 또는 구글의 백업 서비스 등)하여 얻어낸 전화번호 연락처에 카카오톡 프로필을 마치 은행인양 꾸며놓고 대출 메시지를 발송한다면 이것이 은행에서 보낸 것인지 사기범이 보낸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 전화번호 연락처 해킹을 통해 피해자의 지인인 것처럼 접근한 사기범죄는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OA, ”카카오 기업용 광고문자 금융사기범죄 온상 우려“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이기동 소장은 “금융사기범들이 일반 문자 서비스를 통해 광고 문자를 발송한 후 다음 단계로 카카오톡 아이디 추가, 대화를 유도해 실제 피해자를 양산하는 곳이 바로 카카오톡”이라며 “여기에서 채팅을 통해 모든 사기 범죄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핸드폰 광고문자에서 카카오톡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한 번의 판단 기회가 있긴 하나 만약 카카오톡에서 금융권 광고문자를 허용하게 된다면 예방이 가능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기범들이 위변조한 카톡 프로필 이미지와 금융기관 로고를 보고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최근 카카오톡의 채널 서비스까지도 사기 범죄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금융 광고문자까지 허용된다면 이후 예상되는 혼란과 피해 규모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며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으며 불을 끄겠다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사기 번호로 판명이 되거나 불법스팸으로 신고된 핸드폰 번호의 경우 24시간 내에 전화번호가 차단이 되는 이통사 문자와는 달리 카카오톡의 경우 동일인이 5개까지 아이디 생성이 가능하고 전화번호 없이 무선인터넷만 접속이 되면 카카오톡 작동이 가능하며 또한 타인명의의 유심만 계속 교체하면 아이디 생성이 가능하므로 그 피해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게 말해 카카오톡에 금융권의 광고문자를 허용한다면 금융사기범 입장에선 저렴하고 효과적인 금융사기 수단을 정부가 나서서 하나 더 제공해 주는 꼴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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