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美 FTC에 엔비디아 ARM 인수 반대 입장 전달"

김상준 기자 승인 2021.08.30 05:40 | 최종 수정 2021.08.30 08:35 의견 0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개최된 '더 식스 파이브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운데)와 사이먼 시거스 ARM CEO(왼쪽)가 시장조사업체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대표(오른쪽)의 진행 속에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엔비디아]


[AP신문 = 김상준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FTC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엔비디아의 ARM 인수 거래에 대한 조사 결과를 몇 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 테슬라, 아마존이 반대 입장을 FTC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알파벳(구글의 모회사)과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엔비디아가 경쟁자들을 상대로 ARM의 설계 기술에 대한 일종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FTC에 전달한 바 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ARM은 1990년 설립돼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CPU를 사실상 독점 설계하는 업체로, 전세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5% 가량은 ARM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제조된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화웨이 등 전 세계 대다수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6년 ARM을 인수했던 일본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해 9월이다. 매각 금액만 400억 달러(약 47조원)다. 최종적으로 인수가 마무리되려면 미국, 영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관련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거센 반독점 압박 속에 각국 규제당국의 조사도 장기간 진행되는 추세다. 특히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최근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경쟁사들이 ARM의 기술에 접근할 수 없도록 가로막아 공정경쟁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히고, 최대 24주간 진행되는 2단계 심층조사에 착수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무엇보다도 영국 내에서는 자국 기업인 ARM의 매각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경쟁시장청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올리버 다우든 장관의 지시에 따라 작성된 해당 보고서에는 영국 금융기관과 의료 시스템 등을 포함한 핵심 기간 시설에 사용하고 있는 ARM 자산을 매각할 경우, 해커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검토한 영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인수에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 역시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 상무부의 기업 결합 심사는 3단계에 걸쳐 최대 6개월간 진행되는데, 아직 심사에 돌입하지도 않은 상태로, 연내 마무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각국 규제당국의 심사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상됐던 인수절차 완료 시한도 미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될 고성능 GPU와 CPU 기술을 모두 한 회사가 갖는 상황에 대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인수 불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심사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인수를 확신한다"며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ARM의 기업공개(IPO)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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