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IC 네덜란드 공장 =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

[AP신문 = 김상준 기자] 세계 4위의 석유화학 회사인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SABIC, 이하 사빅)와 미국 최대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에틸렌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 공장은 정제설비가 밀집해 있는 미국 걸프만 연안에 건설된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대표적 산업인 석유화학 시황에 대한 향후 전망은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다.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주요국 경기 회복 속도가 수요의 핵심 변수인 가운데, 업계는 전방산업 수요가 탄탄한 만큼 공급 증가분을 충분히 소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규 석유화학 프로젝트 물량 유입으로 공급 증가 이슈가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기업들이 잇따라 생산능력을 늘리는 이유다.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증설이 집중돼 있는데, 코로나19에도 현재까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은 올 하반기 1050만톤 규모가 증설 예정이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뿐 아니라 정유업계에서도 수익 다변화를 위해 에틸렌 생산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LG화학과 여천NCC, 한화토탈 등에서만 올해 추가로 생산할 에틸렌이 13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LG화학은 상반기 말 전남 여수 제2 NCC를 신규가동했다. NCC는 원유를 증류해 얻은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다. 4년간 2조6000억원이 투입된 이번 투자로 에틸렌 80만톤을 추가로 확보하며, 총 330만톤 캐파로 국내 1위 NCC 지위를 강화했다.

한화토탈은 5월 1500억원을 투자한 가스 전용 분해시설(NCC Side Cracker) 증설을 완료하고,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을 기존 138만톤에서 153만톤으로 늘렸다. 여천 NCC도 2년 9개월간의 증설을 통해 올 초 에틸렌 34만톤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총 230만톤의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여기에 제3사업장 증설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 정유업계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비롯해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이 하반기 에틸렌 생산을 목표로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다.

사빅 역시, 엑손모빌과의 이번 합작 프로젝트가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하면 자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빅 관계자는 "원료 공급 다변화와 북미 지역에서의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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