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국 2021년도 IPO 규모(단위, 10억달러) = ©블룸버그]

[AP신문 = 이진성 기자] 한국과 인도의 주도 속에 아시아 기업공개(IPO) 시장이 560억달러(약 66조472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가장 바쁜 3분기를 보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규제로 중국 기업이 상장 계획을 보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는 IPO 사상 최고의 3분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대변되는 홍콩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기록적인 3분기 실적에 주목했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국정 기조 하에 기업들을 통제하고 사업 모델을 조정하려는 노력을 확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7월에만 중국기업 시가총액 약 1조달러(약 1187조원)가 사라졌고, 홍콩 증시는 8월 약세가 두드러지며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3분기 홍콩의 IPO 규모는 60억달러(약 7조1220억원)로, 이는 1분기 187억달러(약 22조1969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보다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증시 흐름도 좋지 않아 3분기 홍콩에 상장하며 1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2.8% 상승하는데 그쳤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인도의 20%, 25%와 비교되는 수치다.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주식자본시장 공동대표인 매그너스 앤더슨은 "비록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홍콩 IPO 시장이 상반기 강세를 보였고 남은 기간 여전히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점차 건강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한 3분기 한국의 IPO 시장은 1, 2분기 대비 4배 가량 증가한 107억달러(12조700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인도판 배달의 민족' 조마토가 7월 상장하며 13억달러(1조5431억원)를 조달한 인도의 IPO 규모 역시, 3분기 51억달러(약 6조537억원)를 기록하며 2분기 대비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인도는 IPO로 무려 22억달러(약 2조6114억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페이티엠을 비롯한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이 예고돼, 4분기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시아·태평양 주식자본시장 공동 대표인 안비타 아로라는 인도의 테크기업 성공을 강조하며 "인도는 이제 인터넷 보급률도 높고 기술 교육을 받은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 기업의 파이프라인이 매우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올초 미국 뉴욕증시에서 퇴출당한 중국 국영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을 3분기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상장시켰지만, 당국의 규제 기조가 계속되는 불확실성과 해외 IPO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의 분위기로, 당분간 기대감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홍콩이나 미국 상장을 눈여겨보던 중국 기업들이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며, 개인 자금 조달을 선택할 수 도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9월까지 아시아 IPO 시장 규모는 1405억달러(약 166조7735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런던에 본사를 둔 푸르덴셜은 지난 9월 FPO를 통해 올해 홍콩 거래소 최대 규모인 24억달러(약 2조8488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윌리암 스마일리 골드만삭스그룹의 아시아 주식자본시장 공동 대표는 "아시아 거래 양상은 지난해와 또 다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전히 아시아 성장에 접근하기를 원하고, 올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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