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채원 저서 '왜 북한의 청년은 체제에 순응했는가' 표지.도서출판 선인/424쪽/정가 38,000원
'왜 북한의 청년은 체제에 순응했는가'라는 긴 제목의 책이 나왔다.

이 책은 해방 이후 북한에 당과 국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새로운 체제와 어떠한 상호작용을 했는지, 어떻게 체제에 적응하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연구서이다.

북한의 로동당은 사회주의 체제의 중요한 단체인 ‘청년동맹’을 조직함으로써 당이 모든 청년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방 이후로부터 청년동맹 제5차 대회가 열렸던 1964년 무렵까지 이러한 시스템의 원형이 갖춰졌다.

변화의 시기마다 로동당은 청년동맹 대회를 열어 조직을 개편하거나 명칭을 바꾸고, 당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청년들의 결속과 통제를 도모해 왔다는 게 저자의 견해이다.전 청년을 아우르는 청년동맹은 체제를 유지하고 지도자의 자리가 세습되는데 상징적, 실질적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북한의 청년은 체제를 계승하는 주체로서 ‘계승자’인 동시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통제의 대상’으로서의 이중적 의미를 가지는 매우 중요한 대상이었다"고 지적한다.

청년동맹은 소련의 청년조직인 '콤소몰'을 원형으로서 차용한 것으로 이 책의 2장에서 '콤소몰' 조직과 역사적 경험을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북한의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청년은 어떻게 적응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 역사의 어려운 시기마다 최전선에서 희생해 온 청년들에 대한 마음의 빛, 불과 70여 년의 이산으로 인해 갈라진 역사의 시선들에 대한 고민, 그리고 북한 역사 기록의 부재에 대한 걱정이 책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고 기술했다.

"남쪽과 북쪽에 두 개의 나라가 세워진 지 불과 70여 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한반도의 역사는 남과 북의 역사로, 또한 생각의 다름으로 인해 여러 갈래의 시선으로 갈라졌습니다. 하나의 민족으로서 오랜 세월 공유해온 고난의 역사가 서로 다르게 해석되거나 묻혀지고 있습니다. 최근 70여 년의 한반도는 전쟁과 폐허, 복구와 발전의 시간을 경험했습니다. 그 사이 북한은 지구상에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몇 남지 않은 국가들 중 하나로, 극도로 폐쇄적인 국가로, 세습국가로, 비정상 국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북한 사람들은 이상한 나라에 사는 '비정상 국민'이 되어 버렸습니다"(저자 서문)

저자는 "이 책이 1945년부터 1964년 사이 북한에서 청년으로 불리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 체제에 어떻게 적응하게 되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저자의 2014년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조선민주청년동맹연구:당적 지도의 제도화과정을 중심으로'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저자 : 곽채원(郭彩瑗)
성균관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런던정경대(LSE)에서 Social and Public Communication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2010년 중앙일보에서 근무했으며, 2014년 북한대학교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북한 역사 및 한반도 근현대사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물로는 박사학위논문 「조선민주청년동맹연구: 당적 지도의 제도화 과정을 중심으로」, 연구논문 「북한 청년동맹의 초기 성격 연구 (1946∼1948)」, 「조선민주청년동맹의 결성 배경 연구」, 저서로 『북한특강2020: 과거와 미래』(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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