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426] ※ 평가 기간: 2021년 10월 28일~2021년 11월 4일

캐릭터들이 춤을 추고 있다. 사진 우체국 유튜브 캡처

[AP신문=김민지 기자] 우체국이 지난달 25일에 공개한 광고입니다.

구독자 77만명에 육박하는 유튜버 '랄랄'과 콜라보를 시도했습니다.

광고는 남녀를 주인공으로 한 익살스러운 그림체의 애니메이션과 랄랄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광고는 카드로 더치페이를 하거나 제로페이 사용법을 모를 때, 출금하려고 했는데 카드를 깜빡하고 놓고 왔을 때 등 실생활에서 금융과 관련해 겪을 수 있는 불편한 상황들을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제시합니다.

매 상황이 마무리될 때마다 캐릭터들이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랄랄의 목소리로 '뱅킹이 우스워진다 우스뱅'이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우체국 스마트 뱅킹'을 '우스뱅'으로 줄이고, '우습다'와 발음이 비슷한 것에서 착안해 '뱅킹이 (너무 쉬워서) 우스워진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랄랄이 "뱅킹이 우스워지실게여 우스뱅~ 뱅킹이 우스우세여?"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우스뱅'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명확성에 3.7점(5점 만점)을 주며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한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광고 효과ㆍ광고 모델의 적합성은 3.2점, 호감도는 3점의 평이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내세우고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성 시ㆍ청각 부문은 2.8점에 그쳤으며 창의성 또한 2.8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4점이 넘는 평가 항목이 없고 총 평균 또한 3.1점에 그쳐서 평론가들로부터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은 광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B급 감성, 새로운 시도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실용성 강조

평론가들은 다소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우체국이 'B급 감성'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을 높이 샀습니다.

또한 광고 속 제시된 상황들이 대부분 현실에서 일아닐 법한 상황들이라 우체국 스마트 뱅킹의 실용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낸다고 분석했습니다.

캐릭터가 우스뱅의 제로페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우체국 유튜브 캡처

제대로 '병맛' B급 감성인 전개와 그림체가 재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이고, 긴 길이의 광고인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에 집중하게 만든다. '랄랄'이라는 모델의 특성 또한 과하지 않게 적절히 잘 녹여내 웃음을 극대화했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난감한 상황을 제시하고, 그런 상황을 '우스뱅'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개가 창의적이진 않지만 현실적이라 해당 어플이 더욱 실용적으로 느껴진다.
- 이은찬 평론가 (평점 4.3)

우선 우체국이 이 같은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에 점수를 주고 싶다. '랄랄'을 내세워 우체국스마트뱅킹을 '우스뱅'으로 표현하며, 우스뱅의 편리함, 접근성, 디지털금융 등을 강조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과 함께' 등등 뻔한 카피보다는 신선한 시도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해보인다.
- 이정민 평론가 (평점 4.0)

반복적이고 참신한 소재를 통해 광고 효과를 낸다. 쉽게 연결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잘 표현했다. BJ을 통해 젊은 에너지도 함께 담아냈다.
- 김진희 평론가 (평점 3.3)

이정구 평론가도 "우체국의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점 2.1)

금융 광고의 핵심인 신뢰도는 낮아

하지만 B급 감성 때문에 금융 광고에 생명인 '신뢰'가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합니다.

특히 노광욱 평론가는 고객이 불편에 처한 상황을 비웃는 듯한 연출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스뱅 전자문서지갑 기능을 모르는 고객을 보고 우체국 직원이 웃는 장면. 사진 우체국 유튜브 캡처

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한 광고다. 다양한 상황을 통해 쉽고 편리한 우체국뱅킹의 효용성을 직관적이고 반복적으로 전달한다. 애니메이션과 유머 소구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에도 별문제는 없다.
다만 '금융'을 다루는 광고가 지나치게 희화화되고 가벼운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얼마나 신뢰를 얻고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다. 게다가 우체국처럼 공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라면 그런 부분에서 더더욱 신중했어야 하지 않을까. 등본을 깜빡한 고객이 돌아가려하자 웃음을 참기 힘들다는 듯 설명하는 장면은 조롱과 멸시로 느껴질 만큼 수준 이하의 크리에이티브라고 느껴진다.
'랄랄'이라는 크리에이터를 모르지만, 개그맨들의 유행어를 대사화해 어설프게 따라 하는 듯한 내레이션은 '짝퉁' 느낌을 강하게 풍기며 신뢰도에 또 한번 의문을 품게 만든다. 모델과 크리에이티브를 고려하면 타깃과 플랫폼이 명확하게 의도된 광고겠지만 그러한 사실들을 고려하더라도 긍정적인 요소를 거의 찾기 어려운 광고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1.7)

은행업무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불편함을 잘 캐치해서 '뱅킹이 우스워진다'는 카피에 공감대를 형성해준다. 다만 '우습다'는 워딩에 '랄랄'이라는 초 하이텐션인 모델을 기용, 거기다 개그 애니메이션까지 쓰리콤보로 몰려오니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가 약해지는 느낌이 든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들이 고퀄리티 영상미로 소위 '자본 냄새' 나는 광고를 연출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 김동희 평론가 (평점 3.0)

■ 크레딧
▷ 광고주: 우정사업본부
▷ 대행사: TBWA코리아
▷ 모델: 랄랄
▷ CD: 서민석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