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작품, 청룡영화상 최초 노미네이트 "경계 넘어 더 넓은 곳으로"

수상의 영예는 과연 어느 작품에게

편슬기 승인 2021.11.26 14:41 의견 0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초로 OTT 작품을 후보로 선정했다(사진=청룡영화상).


청룡영화상 최초로 OTT 작품 3점이 노미네이트 됐다. OTT 플랫폼에서만 상영되는 작품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한 나날을 떠올리면 박수받아 마땅한 행보다.

제42회 청룡영화상이 26일 오후 8시 30분, 여의도 KBS 홀에서 개최된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2020년 10월 30일부터 2021년 10월 14일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총 18개 부문을 시상한다.

42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인 영화인들의 축제 '청룡영화상'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바로 OTT 작품들이 사상 최초,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는 점이다.

영광의 주인공들은 넷플릭스의 '낙원의 밤'과 '승리호', '콜'까지 무려 세 작품이다.

■OTT 독점 상영작 '수상 후보?' "말도 안 된다"

사실 OTT 독점 상영작들이 수상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일찍이 우리나라보다 먼저 OTT 서비스를 개시했던 북미를 비롯한 해외에서 시작됐다.

2016년 넷플릭스의 급격한 성장으로 영화 제작자들에게 창작의 자유, 자본적 여유를 보장하기 시작하면서 영화 제작의 길이 더 넓어졌고 결과적으로는 영화 시장을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본래 영화 개봉, DVD 발매, IPTV 상영, 온라인 스트리밍 순으로 순환해 왔던 기존의 오래된 시스템이 넷플릭스에 의해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플랫폼 독점 상영,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공개 등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영화계는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극장 개봉이 아닌 플랫폼에서만 상영하는 작품을 과연 영화로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논쟁의 불씨가 점화됐다.

■OTT 플랫폼 작품, "영화를 영화라 부르지 못하고"

유명 영화 제작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영화의 특징을 훼손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OTT 플랫폼 작품이 아카데미 후보가 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2015년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영화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은 작품성으로 극찬을 받았으나 그 해 아카데미 후보에 발을 들이지도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저항감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후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로 인해 이러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논의되기 시작했다. 옥자가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서비스한다고 알려지자 극장가는 영화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칸 영화제에서 그 해 시상 후보에 '옥자'를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 했다가 영화계의 반발에 이를 무산시킨 사례도 있다.

홍길동이 자신의 출신이 서자인 탓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설움이 이랬을까 싶다.

OTT 플랫폼 작품들은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만족시켰다 하더라도 '출신' 꼬리표가 붙어 후보 선정에도 되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제42회 청룡영화상에 후보로 노미네이트 된 넷플릭스 작품들(사진=넷플릭스).


■후보 선정에서 수상까지 '경계를 넘어'

OTT 플랫폼 작품들이 유수 영화제에서 외면받던 시기가 불과 몇 년 전이다.

넷플릭스 영화를 '진짜 영화'가 아니라고 비난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촬영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수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되는 것은 물론 아카데미와 칸 영화제 등의 시상식에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는 것도 익숙한 풍경이 됐다.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제작 영화가 총 15개 부분 후보에 올랐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Roma)'가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OTT의 오버 더 톱(Over the top)이 함의한 뜻대로 경계 너머 감독과 작품, 작품과 시청자를 연결하고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극장 개봉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가 완전히 동등한 평가를 받느냐를 묻는 질문에 "네"라고 답할 순 없을 것 같다.

여전히 OTT 플랫폼 영화보다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지적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사례만 봐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겪을 것이 분명하다.

오래 고여 있는 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점차 변화를 거듭해 왔지 않은가? 청룡영화상의 이번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 한국 영화계는 청룡영화상에 의해 커다란 한 획을 그었다.

* 이 기사는 OTT전문지 [OTT뉴스]에도 중복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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