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457] ※ 평가 기간: 2021년 12월 9일~2021년 12월 16일

'주린이집'에서 외국인 선생님에게 수업을 듣고 있는 '주린이'들. 사진 이리온 유튜브 캡처

[AP신문=김민지 기자] 이베스트 투자증권이 지난 6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운전석에 앉은 여성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며, 아이로 추정되는 뒷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어린이집에서 주의해야 할 일들을 일러줍니다.

"민재야 잘할 수 있지? 아무 데나 기웃거리지 말고. 늘 매사에 침착하고..."

하지만 그때 나타난 한 가지 반전! 뒷좌석에 앉아있던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다 큰 성인 남성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아이의 목소리로 "잘할 수 있다니까 진짜"라고 답합니다.

어른의 모습에 아이의 목소리를 더빙한 것입니다.

이 광고는 주식 초보자를 '주식'과 '어린이'의 합성어인 '주린이'에 비유하고, 이베스트 투자증권의 유튜브 채널 이리온, 종목상담 서비스 불리온, 신규MTS 서비스 이베스트온 등 다양한 플랫폼을 '주린이집'에 비유해, 해당 플랫폼들을 통해 주식 입문자들이 쉽게 주식을 배울 수 있음을 전달합니다.

이후에도 계속 '주린이집'에서 이베스트 투자증권의 플랫폼들을 통해 주식을 배우는 성인들의 모습에 어린이의 목소리가 덧대어지며 눈길을 끕니다.

또한 '주린이가 걱정되신다면? 이베스트 주린이집에 맡기세요!'라는 카피를 통해 주제를 압축합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주린이집 시리즈를 만들어 등원 편 외에도 수업 편, 외국인 선생님 인터뷰 편 등을 공개했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가 '주린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한다며 명확성에 4점의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창의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3.2~3.3점을 받아 주식 초보들을 어린이에 비유하고 목소리를 더빙함으로써 자사 플랫폼의 효용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 외 예술성 시청각 부문과 호감도는 2.8~3점을 기록했으며 총 평균은 3.2점의 무난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직관적ㆍ참신한 비유, 효과적

평론가들은 주식 초보자들이 주식을 배우는 과정을 어린이집에 비유하는 직관적인 접근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호평했습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의 다양한 플랫폼. 사진 이리온 유튜브 캡처

'주린이집'이라는 세계관을 구성해 5-7세 어린이의 등원과 수업, 선생님과의 이야기 등 쉽게 이해가는 상황에 주식을 비유해 메시지가 보다 쉽게 전달된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라는 단어가 주는 행동적 패턴을 '주식 초보자'의 행동적 패턴에 비유한 점이 가장 큰 인사이트다. 비유적 표현을 통해 주식 초보자가 겪을 수 있는 시행 착오가 쉽게 이해된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4.3)

전반적으로 동적인 이미지를 많이 살려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하다. 메시지를 어렵지 않은 표현 방식으로 전달해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 김진희 평론가 (평점 3.3)

어린이집에 처음 아이를 등원시키는 엄마의 모습과 비교해 시작이 어려운 주린이의 모습을 표현한 크리에이티브는 꽤 신선하다. 특히 '주린이집' 키워드는 소비자로 하여금 광고에 호기심을 가지게 하기 충분하다.
- 이정민 평론가 (평점 3.3)

아이 목소리 더빙, 어색해 역효과

하지만 어른의 모습에 아이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 다소 어색하며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혹평도 다수 제기됐습니다.

선생님과 주식을 공부하고 있는 '주린이'들. 사진 이리온 유튜브 캡처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주린이집'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신선하다. 하지만 어른에게 나오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더빙의 입모양이 맞지 않아 더욱 어색하다.
- 이은찬 평론가 (평점 3.2)

의도는 명확하다. 이제 막 주식을 시작하려는 2030세대를 해당 플랫폼에 일찍이 잡아두고자 한다. 하지만 MZ세대를 제대로 이해한 크리에이티브로 보기는 어려운 광고다.
'주린이'라는 용어를 차용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소비자를 너무 아이로 취급하고 있다. 심지어 유치원에 앉혀놓고 설명하는 건 친절함을 넘어 무시처럼 느껴진다. 어린아이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싶었겠으나 그 전달이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성인 내레이션에 아이 목소리가 더빙된 부분은 싱크도 제대로 맞지 않고 해괴망측하게 느껴질 정도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2.0)

특히 어른에 아이 목소리를 입힌 또 다른 광고, 삼경의 '하리보' 젤리 광고와 해당 광고를 비교해 더빙의 부족함을 지적한 의견도 존재합니다.

ㆍ[참고 영상] 삼경 - 하리보 공식 광고

하리보 젤리 광고처럼 아이들의 보이스를 어른의 표정과 감정에 매치한 부분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하리보 광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고민을 좀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차치하더라도 하리보 광고보다 더 어색한 더빙이 훌륭한 기획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다.
- 이정민 평론가 (평점 3.3)

주린이 단어, 논란의 소지 있어

또한 요즘에는 '~린이'라는 신조어가 어린이는 미숙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있어, '주린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는 것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주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주린이'들의 모습. 사진 이리온 유튜브 캡처

재테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에 따른 주식투자 비율이 늘면서 '주린이'는 이제는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됐다. 이를 적극 활용해 시선을 잡아끄는 것에 성공했다. 하리보 광고 등 연상되는 비슷한 광고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미숙한 사람을 어린이에 비유하는 '주린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기에 그 점은 앞으로 캠페인 전개에 주의해야할 듯하다.
- 김동희 평론가 (평점 3.2)

어린이를 비유한 'O린이'라는 표현은 고민해 볼 문제다. '입문자'나 '초보자'를 대신해 'O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어린이는 곧 미성숙하고 서툰 존재'라는 편견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4.3)

■ 크레딧
▷ 광고주: 이베스트투자증권
▷ 광고주(담당자): 송효민
▷ 대행사: 디디비코리아
▷ 제작사: 에이팀유니언
▷ AE: 박은애
▷ PD: 김주남
▷ CW: 박덕배
▷ 아트디렉터: 박소영

■ 이베스트투자증권 홍보실에서 12월 24일 오후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AP신문은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와 타당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측에서는

6명의 평론가분들 중 최 하점을 주신 분의 평론 일부를 기사 제목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너무나 아쉽게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전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스포츠 종목의 경우도 최하점과 최상점을 빼고 나머지 점수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라고 스포츠 종목의 평가를 예를 들며 최하점을 준 평론가의 평론을 기사 제목에 적용한 것에 대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면이 없지 않다"고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AP신문은 광고평론의 제목을 지을 때 가급적 광고평론가들의 평론 내용을 반영하여 제목으로 정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문제 제기한 제목의 경우 가장 낮은 점수를 준 노광욱평론가의 평론을 제목으로 뽑은 경우입니다.

평론가들의 평론 길이가 길어서 평론을 기사에 전부 반영하지는 못했지만 노평론가 외에 다른 6명의 평론가중 상당수가 비록 제목과 같은 단어인 '해괴망측'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표현(기괴하고 오싹함이 드는 어린이 목소리 등)으로 광고에 대해 비평을 남겼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적처럼 일부 평론가의 의견이 아닌 것입니다.

AP신문은 6명의 평론을 종합하여 가장 상징적인 단어를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제목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보내 온 입장을 기사에 다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광고주측의 의견을 반영하여 제목을 〈완성도는 부족하지만 MZ'주린이'를 향한 직관적인 이베트스투자증권 광고〉로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