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465] ※ 평가 기간: 2021년 12월 23일~2021년 12월 30일

행복해보이는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 사진 고용노동부 유튜브 캡처

[AP신문=김민지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10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2022년 최저임금 9,160원을 알리기 위한 공익광고입니다.

광고는 "우리 일상엔 서로를 위해 오롯이 지켜야하는 약속이 있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아이와 성인 여성이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횡단보도 초록불에 건너기, 친구ㆍ연인과의 약속 등 일상 속에서 지켜야 할 약속을 나열합니다.

후반부에는 "우리 직원들의 미소를 지키고 우리 가족의 미소를 지키는, 다 함께 지켜야 하는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카페에서 일하는 알바생, 워킹맘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하는 약속처럼 최저임금도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약속'을 키워드로 최저임금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버스 번호나 카페 간판 등 곳곳에 최저임금인 9,160원을 심어 광고를 보는 이들의 뇌리에 자연스럽게 최저임금이 각인되도록 합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해당 광고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고 공익광고답게 깔끔한 영상미를 자랑한다며 명확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에 3.2점을 부여했습니다.

그 외 단정하고 전달력이 좋은 내레이션으로 예술성 청각 부문은 3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창의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 호감도는 2점대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총 평균도 2.7점으로 다소 낮은 편입니다.

자연스럽게 최저임금 각인시키다

평론가들은 '9160'을 자연스럽게 강조해 최저임금을 각인시키는 방식이 참신하다고 호평했습니다.

버스 번호에 2022년 최저임금인 '9160'을 녹여냈다. 사진 고용노동부 유튜브 캡처

참신한 아이디어로 9,160원을 곳곳에 녹여내 잘 표현하고 있는 광고다.
- 김진희 평론가 (평점 3.3)

무난하고 공익광고다운 방식으로 2022년의 최저임금을 각인시키는 데는 나름 성공이다. 특별하진 않으나 찬바람 부는 연말연시 분위기에 어울리는 배경음악도 괜찮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2.7)

약속과 최저임금, 연관성 낮다

하지만 '약속'과 '최저임금' 사이의 연관성이 적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혹평도 존재합니다.

초록불에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의 모습.사진 고용노동부 유튜브 캡처
스토리의 전개나 화면구성, 내레이션 등 전박적으로 전형적인 정부가 제작한 광고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져서 식상하다. '9160'이라는 숫자를 광고 곳곳에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2022년의 최저임금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는 노력은 좋다. 하지만 '약속'이라는 메시지와 최저 임금 사이 연관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 이은찬 평론가 (평점 2.5)

고용노동부의 광고는 마블 영화에 나올 법한 멀티유니버스 세계관을 보는 듯하다. 마치 눈보라가 치는 한 겨울에 유리막으로 차단된 따뜻한 온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광고 속에 드러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법이라기보단 일상 속 작고 가벼운 약속처럼 보인다. 최저임금은 모두가 지켜야 할 약속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제32조 1항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다. 정책 자체의 장단점과 부족함을 떠나 '최저임금'이라는 단어가 가져야 할 무게감이 '일상 속 약속'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이야기다.
광고는 공감을 통해 인지와 행동을 변화 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광고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듯하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5)

노사 모습 보이지 않는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가 어려워져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한 만큼, 약속이라는 키워드만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최저임금과 관계된 이해관계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더라면 국민들에게 더 와닿는 광고가 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습니다.

협력하며 일하는 회사원들의 모습. 사진 고용노동부 유튜브 캡처
광고의 거의 대부분을 '약속'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극히 일반적인 개념으로 광고의 메시지 전달력이나 몰입도 측면에서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매년 최저임금 이슈에 노사가 치열하게 갈등하는데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고려했을 때 '약속'이라는 키워드가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좀 더 고민하고 드러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이정민 평론가 (평점 2.2)

'약속'이라는 키워드가 다소 강제적으로 느껴진다.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노동소득분배율을 기록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이 정부가 탄생할 때 가졌던 노동자들의 기대감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한 코로나19로 2년째 큰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또다시 인상된 최저임금은 부담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약속이니 반드시 지키라'고 말하기보다는 모두가 기댈 수 있는 '신뢰'를 키워드로 풀어나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2.7)

버스 번호로 9160번을 쓰는 등 생소한 숫자를 광고에 녹이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지만 '약속'이라는 키워드만을 강조하면서 애매해졌다. 평이하게 풀어내려다 밋밋해진 셈이다. 행복해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재차 나오다보니 대다수가 근로노동자인 대중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별한 메시지를 찾기 힘들다. 공익광고다보니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겠지만 밸런스가 아쉬운 광고다.
- 김동희 평론가 (평점 2.8)

■ 크레딧
▷ 광고주: 고용노동부
▷ 제작사: 마제스타지
▷ CW: 허수영
▷ 감독: 김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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