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 대표이사 = ⓒHMM]

[AP신문 = 김상준 기자] 2022년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옴에 따라, HMM(011200)의 실적 고공행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는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배재훈 대표이사의 연임에도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5053.12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41.2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5000선을 넘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앞서 지난 7일에는 5,109.60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이던 2020년 초보다 5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이러한 흐름에 올해 계약운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해운분석기관 드류리(Drewry)의 필립 다마스 시니어 컨설턴트는 "적기 운송 및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화주들의 욕구가 높다"며 "2022년 계약운임은 대체적으로 전년 대비 최소 60%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현재 2022년 미주 연간계약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기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평균 입찰가는 지난해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해운전문지인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아시아~북미 항로 연간 계약운임 협상이 일부는 마무리됐으며, 한 중형 화주는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JOC는 2022년 계약운임이 전년 대비 미국 서안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3000달러, 동안은 4000달러 가량 인상된 금액으로 체결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더욱이 오는 7월 고용계약 협상이 만료되는 항만 운영사 단체 태평양해사협회(PMA)와 미국 서안 항만노조(ILWU) 간의 첨예한 갈등이 공급망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며 해상운임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관측도 지배적이다.

이 같은 운임료 상승에 HMM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신기록을 쓸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는 2021년 HMM의 연간 실적 추정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3조2761억원, 6조8277억원으로 추정하며, 올해 실적 전망치는 이에 8%와 0.36% 증가한 매출액 14조5174억원, 영업이익 6조974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HMM의 실적 고공행진에 배재훈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배 사장은 LG전자 MC 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과 판토스(現 LX판토스) 대표를 역임한 물류 전문가로, 2019년 HMM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2018년 5587억원 적자 기업의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한편으로, 비록 매각 등의 중요 이슈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지난해부터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해운 업계의 지형 변화 속에서 안정적으로 HMM을 이끌어온 수장을 굳이 바꿔 리스크를 초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글로벌 해운 ‘공룡’들이 잇따라 非해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함에 따라, 해운·항만·물류업계의 합종연횡도 광범위하고 다양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IT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Accenture)의 글로벌 물류 부문장 사라 뱅크스는 "글로벌 Top3 컨테이너 선사 모두 수직적 통합을 진행하면서 공급망 말단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추세"라며, "엔드 투 엔드(end-to-end) 통합물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머스크는 물류사업 진출은 물론, 이커머스·풀필먼트·IT 플랫폼 강화에 초점을 둔 M&A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CMA CGM 역시 항공물류 진출 등을 통해 수직적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대확장을 통한 해운 위주 성장에 주력해온 MSC도 아프리카 물류시장 1위 업체인 프랑스 볼로레(Bolloré)그룹의 아프리카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는 등 경영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배재훈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해운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무수한 기회와 위협이 상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물류와 IT 역량 강화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 개발에 기반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MM은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전환 가속화, 디지털 기반 물류 전구간 운송 역량 제고, 스마트해운물류시스템 구축 추진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관리주체가 올해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 단독 관리로 변경된 만큼, 올해 HMM '경영 안정성 확보'는 안팎으로 중요한 시기"라며, "이런 시기에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해진공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수익성 확보를 통해 민영화 여건을 안정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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