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권이민수 기자]

지난 1월 말 나이키 코리아가 공개한 광고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는 페미니즘 이슈를 담아낸 광고로써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왔다.

"너는 어떤 사람이 될래?"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광고는 그간 사회가 여성들에게 지우던 '조신한 여성', '활동적이거나 운동 등과는 거리가 있는 여성', '가정적이고 내성적인 여성'을 정면에서 반박한다.

땀을 흘리며 복싱, 축구 등의 격한 스포츠를 즐기고, 사회의 통념을 넘어 자신의 꿈을 이루는 여성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가진 여성을 향한 편견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나이키 코리아가 지난 1월 30일 공개한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의 한 장면 | 나이키 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특히 광고 중간에 포스트잇으로 가득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내 몸은 나의 것", "#WITHYOU',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포스트잇들은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나 미투운동, 몰카나 불법촬영물, 성범죄 등의 올해 여성 이슈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기억하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가 무색하게 나이키 내부의 여성 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모습들이 점차로 드러나고 있어 시청자들의 충격이 예상된다.

지난 7일 뉴욕타임스는 육상선수 메리 케인(23)의 영상을 발표했다. 영상은 미국의 가장 빠른 육상선수였던 메리 케인이 나이키의 훈련 프로그램인 '나이키 오레곤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면서 겪게 된 일들을 다루고 있었다.

당시 코치였던 알베르토 살라자르(61)는 메리 케인에게 마른 몸을 가질 것을 강요했으며 공개적인 모욕을 주고 심지어 금지 약물까지 먹게 했다.

그로 인해 메리 케인은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인 고통을 받았다.

뉴욕타임즈가 7일 공개한 육상 선수 메리 케인 인터뷰 영상의 한 장면 | 뉴욕타임즈 영상 캡처

나이키 소속으로 여성 차별을 경험한 선수는 비단 메리 케인 뿐이 아니다. 6번이나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한 바 있는 엘리슨 펠릭스(34)도 지난 8월 임신을 두고 계약에 불이익을 당해야 했던 사례를 폭로한 바 있다.

혐오표현 연구자 유민석은 "외국의 사례지만 한국에서도 스포츠계 여성 선수들의 성폭력 사건도 많았고, 여성 아나운서나 걸그룹에게 강요되는 외모와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은 어디보다 심한 편"이라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된 존재로 바라보고 여성으로서의 규범을 강요"하는 사회구조를 날서게 비판했다.

"넌 너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야"

나이키의 마지막 광고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과연 나이키는 여성차별의 오명을 떨쳐버리고 성 평등한 기업으로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나이키의 추후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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