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에서 이어집니다.

마이콜은 흑인을 희화화한 캐릭터가 아니므로 광고에는 문제가 없다

마이콜이 흑인을 희화화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아이디 dongs*******는 "마이콜은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는 가수 지망생인데 그게 왜 인종 비하적인 캐릭터냐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디 limmi***는 "마이콜 캐릭터에 문제가? 기본적으로 노래는 못 부르지만 꿈을 가지고 사는 멋진 옆집 형으로 나오는데. 저는 이 광고가 흑인 모델에게 늘 정장이 아닌 스포츠웨어를 입히는 것보다 차별의 요소가 없다고 보이네요"라고 했습니다.

마이콜 캐릭터가 오히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데 쓰인 적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이디 how_r****************는 "만화뿐 아니라 그 캐릭터를 이용한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 비슷한 것도 했구요"라고 했습니다. 

알아보니 사실이었습니다. 2004년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마이콜은 다문화가정과 아동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법인 '한국펄벅재단'의 홍보대사로 선정된 적이 있었습니다.

노브랜드 버거 광고 캡처
이재민 만화평론가도 마이콜이라는 캐릭터 자체에는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평론가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마이콜은 만화에서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그냥 한국인이라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생김새와 피부색으로 마이콜의 인종이 무엇인지 관심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한현민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평론가는 "노래를 못하는데 가수 지망생인 게 희화화라는 의견도 그렇습니다. 흑인은 노래를 못하면 안 될까요? 흑인이 노래를 잘한다는 것도 흑인에게 심어진 하나의 편견입니다. 그리고 마이콜이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매일 가수의 꿈을 꾸고 연습했습니다"라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어떤 만화 캐릭터가 있고, 누군가 그를 닮았다고 이야기할 때 캐릭터의 피부가 까맣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 캐릭터 피부가 까말 때만 사람들은 국적을 생각할까요? 마이콜이 무슨 국적인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현민도 그렇습니다. 한국인 한현민과 한국인 마이콜은 많이 닮은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평론가 말을 듣고 마이콜과 한현민을 다시 보니 실제로 닮은 면이 있었습니다. 검은 피부와 곱슬머리뿐 아니라, 차별을 받았다는 것 또한 닮았습니다.

만화영화 속 마이콜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부색이 검다고 연인에게 차이고, 서커스단에 납치당해 쇼를 벌이는 동물들 옆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외국인 아니냐며 대뜸 물어보기도 합니다.

한현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현민은 어린 시절 친구들의 부모가 한현민을 보고 친구에게 "함께 놀지 마"라고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중학생 때는 축구부에 있었는데 친구가 "우리 반에 용병 있다"고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한현민은 한국인인데 말이에요.

 

마이콜과 한현민의 피부색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

예롱 작가와 이재민 만화평론가는 마이콜 캐릭터를 한국 사회가 소비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어린 시절, 독자분들께서도 한 번쯤은 피부가 까무잡잡한 친구가 "마이콜"로 불리는 걸 들은 경험이 있을 거예요.

문제는 '피부가 까맣다고' 놀린 것에 있지 않습니다. '피부가 까만 것'을 놀림거리 삼은 것이 문제입니다.

피부가 까만 것은 까만 것이지 놀림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마이콜 캐릭터를 인종차별적 요소로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실제로 노브랜드 버거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친구를 태그해 "너 광고 찍었어?" "이 광고에 너 나와"라고 하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피부가 까무잡잡한 친구를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댓글을 달며 한현민의 피부색을 놀림의 대상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 광고가 인종차별인지 아닌지 이야기하기 위해선 많은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사람들이 마이콜과 한현민의 피부색을 놀림거리 삼은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문제라고 보입니다.

신세계푸드 홍보팀 관계자는 "<아기 공룡 둘리>의 라면송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광고입니다. 과도한 논란이 오히려 잠재적인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입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과도한 논란'보다, '더 나은 논쟁'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예롱 작가는 "저는 사실 이런 논쟁이 일어난 것 자체가 기뻐요. 그만큼 사람들이 이제는 인종차별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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