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권이민수, 이하연 기자]

▶ 1편에서 이어집니다.


7. 컬레버래이션의 긍정적인 반응이 곰표 밀가루 판매에 좋은 영향을 미쳤나요?

그에 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어요. 저희는 소비자보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저희의 이런 홍보, 마케팅이 매출에 어떤 극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곰표에 대한 인지도 상승인데요. 사실 밀가루 단일 품목으로는 유통업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어요. 그런데 이제는 바이어들이 곰표를 먼저 찾아와 주고 계세요. 예전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많이 상승한 거겠죠?

작년 말부터 올해 내내 열심히 했으니 올해 말에 바로 어떤 반응이 나오면 좋겠죠. 하지만 좀 더 장기적으로 보려고 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기업을 대상으로 거래가 많이 이루어져요. 그렇지만 결국 그 기업을 구성하는 것은 저나 기자님과 같은 사람이잖아요? 결국 사람들에게 곰표가 많이 알려져야 기업들과의 거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겠죠. 이렇게 사람들에게 알려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8. 말씀해주신 것들을 듣다 보니 지금까지 이루어진 컬레버래이션의 성공적인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후에 무언가를 해나갈지도 중요하겠네요.

네! 그래서 이번에 '곰표 베이커리 하우스'를 시작했어요. 예전에 했던 '레트로 하우스'와 유사한데요. 베이커리 하우스는 제과제빵을 테마로 가상공간을 꾸며봤어요. 이름에 하우스가 들어가잖아요? 오프라인의 느낌을 구현해보려고 노력해봤어요. 한 번씩 방문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안에 들어오시면 신제품에 대한 소개와 레시피들, 유명 유튜버들에게 부탁해 만든 영상들,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어요. 저희가 추산하기로는 현재까지 2만여 명 정도 들어오신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물론 저희가 기업을 상대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기업 직원분들을 위해서만이 아닌 전국의 베이커리 점주분들, 소비자분들, 그 외에 곰표를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꾸몄어요.

곰표 베이커리 하우스

특색 있고 빵이 맛있는데 창업하신 지 얼마 안 되셔서 홍보의 기회가 없는 베이커리의 점주분들을 위한 '대한빵지도'라는 콘텐츠도 있고, 참여해주신 분들을 위해 특별 제작한 유니폼을 증정하는 '이름하여 밀가룩'이라는 이벤트도 하고 있어요. 물론 저희 밀가루를 팔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고요. 뭐, 나중에라도 바꾸어 주시면 좋긴 하겠죠?(웃음) 12월 말에는 홍보용 책자도 나갈 예정이에요.

이 사이트의 가장 중요한 취지는 수익이나 매출 증가가 아니고요. 제과제빵 업계의 활성화예요. 저희 대한제분이 그 역할의 일부를 감당하고 싶은 거고요. 진심으로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스갯소리로 저희 제품 쓰셨으면 좋겠다고는 했지만 정말 아니어도 상관없거든요.

이벤트에 참여한 점주분들에게 제공되는 '이름하여 밀가룩' 유니폼

9. 그동안 사람들에게 곰표 컬레버래이션이 사랑을 받았던 이유가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 국내에는 마치 과거의 곰표처럼 오래돼서 점차로 잊혀 가는 브랜드들이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 아마 많은 기업들이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거 같은데요. 곰표가 이러한 기업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저희 같은 경우는 이미 말씀드렸던 것처럼 분명한 기준들이 있었잖아요? 이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재미만 추구하게 되면 나중에 그 제품이 전혀 연상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 제품과 컬레버래이션할 상품이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지 잘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조금은 느릴지라도, 그래서 어려움이 있어도 그 기준은 지켜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10. 앞으로 곰표와 대한제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단은 '즐거운 요리 동반자'가 되는 것이요. 대한제분 제품으로 요리하면 즐겁고 제품이 잘 나온다는 평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약 70년 동안 50대, 60대분들에게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 이제 20대, 30대 혹은 곰표를 잘 모르시는 분들께도 많이 알리고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잘 돌려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중식 업계든, 제과제빵 업계든 같이 활성화되고 잘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 대한제분이 이를 주도하고 큰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참 감동적이지 않을까요?

(그동안 대한제분이 받았던 사랑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고 다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재정 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예상치 못한 그의 눈물에서 우리는 대한제분이 본인들의 상품에 어떠한 진심을 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어서 덩달아 뭉클해졌다.)

11. 그럼 본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직장인이면 퇴근 아닌가요? (큰 웃음) 그저 제가 대한제분과 기업의 비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12.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앞으로의 트렌드가 있을 텐데 그게 무엇일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레트로'하면 그래도 곰표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듯이 새로운 트렌드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직 갈 길이 멀 수 도 있지만 곰표가 후에는 '국내 토종 컬처 브랜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국내에서는 북극 곰 하면 바로 곰표를 떠올리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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