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Last Mile | Beetle' 캡처

[AP신문=하민지 기자] 폭스바겐이 '딱정벌레 차'로 유명한 '비틀'과 작별하며 헌정 광고를 내놨다. 폭스바겐 미국은 지난달 3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마일 | 비틀'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올렸다.

1분 30초의 애니메이션으로 이뤄진 이 광고는 비틀의 생애를 사람의 생애에 빗대어 표현했다. 어린 시절, 부모가 몰던 비틀을 타던 한 어린이는 점점 성장해 자신이 직접 비틀을 운전한다. 비틀을 타며 배우자도 만나고 자녀도 낳는다. 그의 노년기에도 비틀이 함께 한다.

광고 말미에서 비틀은 마치 마라톤 선수가 결승선에 들어오듯, 여러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마지막 마일을 주행한다. 

비틀의 마지막 마일을 축복하는 사람 중에는 비틀을 사랑했던 스타들도 있다. 영화 '자유의 댄스(1984)'에서 비틀을 몰았던 미국 배우 케빈 베이컨, 작품에 비틀을 등장시킨 미국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이 등장해 비틀을 송별한다.

배경음악으로는 영국 록 밴드 비틀스의 'Let it be'가 쓰였다. 비틀은 비틀스가 1969년에 발매한 마지막 앨범 '애비 로드' 커버에 등장하기도 했다.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 '애비 로드' 커버. 제일 왼쪽, 파란 옷을 입은 조지 해리슨 뒤로 비틀이 보인다. 사진 lain MacMillan

광고는 독일 에이전시 '요하네스 레오나르도'에서 만들었다. 애드위크에 따르면 이 에이전시의 공동 설립자이자 CCO인 레오 프리무티코는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우리 문화에서 그렇게 큰 역할을 해 온 어떤 제품이라도 조용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광고 제작의 배경을 밝혔다.

비틀은 독일 나치 정권이 1937년 폭스바겐을 설립하고 만든 첫 차다.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통이 인민이 탈 수 있는 보급용 차량을 생산하라고 지시해 탄생한 차다. 회사의 첫 번째 작품이 전무후무한 히트작이 된 셈이다.

나치 정권이 만든 차임에도 세계적 인기를 누린 비틀의 판매량은 1970년대 말부터 점점 줄어들었다. 1997년, 고전적인 외형을 강조한 '뉴비틀'을 출시해 판매량 회복을 시도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작년 7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비틀 초기 모델 'KdF Wegan'. 사진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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