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권이민수 기자] 구글 크롬(Chrome)이 2년 이내에 크롬 브라우저의 '서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14일(현지시간) 크롬 엔지니어링 책임자 저스틴 슈(Justin Schuh)는 크롬 블로그 게시물에서 구글이 "사용자, 출판사, 광고주 등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해결책 마련을 위한 도구를 개발하면" 크롬에 있는 서드파티 쿠키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키는 어떤 웹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그 사이트에 방문한 이력, 이용 기록 같은 정보가 기록되는 아주 작은 크기의 파일이다. 

쿠키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주인공이 지나온 길에 흔적으로 남긴 빵 부스러기처럼 인터넷 이용자가 방문한 모든 웹 사이트의 흔적을 말한다. 

서드파티 쿠키는 이용자가 방문한 웹 사이트의 쿠키가 아닌 제삼자의 쿠키로 제삼자가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기업들의 타겟팅 광고에 사용되곤 했다. 

우리가 최근에 검색했던 상품이 다른 웹 사이트 광고판에서도 동일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잦은데 이는 기업이 서드파티 쿠키를 이용해 우리의 검색 기록과 웹 사이트 방문 기록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크롬에서 그 서드파티 쿠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서드파티 쿠키를 유용하게 사용해 온 기업의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구글은 이미 지난해 8월, 타겟팅 광고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를 염려하며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를 도입할 예정임을 예고한 바 있다. 구글은 예고한 대로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는 웹 이용자의 사생활 침해 없이 광고주가 광고를 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다.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도 서드파티 쿠키 차단에 나선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추적 방지'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된 새로운 브라우저 엣지(Edge)를, 애플은 사파리(Safari) 브라우저에 '지능형 추적 방지' 툴을 추가했다. 모질라(Mozilla)의 파이어폭스(Firefox)도 기본값으로 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하는 버전의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다만 구글의 경우 "대규모 쿠키 차단은 '웹 핑거프린팅(Fingerprinting)'과 같은 불투명한 기술을 장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광고주들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겨 장기적으로 볼 때 웹의 미래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웹 핑거프린팅이란 쿠키 없이 웹의 이용자를 추적하는 기술로 글꼴, 컴퓨터 고유값 등을 이용해 이용자의 행동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런데 웹 핑거프린팅은 추적당하는 이용자 본인이 추적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도 어렵고, 추적을 거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웹 핑거프린팅은 불투명한 기술이라 지양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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