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회 슈퍼볼에서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맞붙는다.

[AP신문=하민지 기자]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세상에서 가장 비싼 광고를 트는 경기, 미국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승전 '슈퍼볼'이 다음 달 3일에 열린다.

슈퍼볼은 동시 시청자만 평균 1억 명이다. 보는 사람이 많으니 광고 단가도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 1초에 2억 원 정도 된다.

비싸지만 광고 효과가 크다 보니 대기업들은 벌써 슈퍼볼 광고 티저를 유튜브에 공개하며 광고 대전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들도 슈퍼볼 광고를 샀다.

가히 광고계 별들의 전쟁이라 불릴 만한 슈퍼볼 광고. 올해엔 어떤 브랜드들이 경쟁을 벌일까. 종류별로 정리했다. 공개된 것들만 정리한 것이며, 경기 당일에 더 다양한 브랜드 광고가 송출될 수 있다.

 

1. 대선후보: 억만장자들의 '쩐의 전쟁'

갑부 후보들의 'FLEX' 때문에 다른 후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고.
현재 미국 대통령이자 다음 미국 대선의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60초짜리 슈퍼볼 광고를 샀다. 우리 돈으로 약 117억 원이다. 

블룸버그통신 미디어 그룹의 창업자, 전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도 똑같이 60초 광고를 샀다. 트럼프가 샀다는 말을 듣고 이에 뒤질세라 헐레벌떡 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재집권 저지'를 천명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뒤늦게 참여했다. 자신이 대선 후보가 못 돼도 민주당 후보에게 약 1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돈 많은 대선 후보들의 신경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블룸버그는 돈으로 트럼프를 누르려는 것 같다. 참고로 그는 세계 9위 갑부다. 가진 재산만 65조다. 트럼프보다 18배 많다.

한편으로는 선거를 돈으로 사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블룸버그가 작년 11월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온갖 광고를 사들이는 데만 2,500억 원을 썼기 때문이다.

 

2. 자동차: 국산 차 현대ㆍ기아도 슈퍼볼 行 시동 걸어

미국은 전 세계 자동차의 20%가 팔리는 나라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에게 슈퍼볼은 아주 매력적인 광고판이다. 자동차 광고 삼파전에는 국산 차 현대기아, 독일 차 포르쉐가 참여한다.

현대차는 60초 광고를 샀다. 지난 27일에는 유튜브에 슈퍼볼 광고를 올렸다. 제목은 '스마트 파크(Smaht pahk)'. 신형 쏘나타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r을 h로 표기한 건 오타 낸 게 아니다. 현대차 유튜브 관리자가 오타 낸 것도 아니다. 보스턴 사투리로 읽을 때 소리 나는 대로 표기된 거다. 보스턴 사투리는 r 발음이 억제된 게 특징이다.

사투리 유머 코드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보스턴 출신 스타들이 섭외됐다.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 출신 데이비드 오티스 선수 등이 출연해 제대로 된 보스턴 사투리를 선보였다. 제작은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했다.

기아차는 10년 연속 슈퍼볼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광고에서는 소형차 '셀토스'를 메인 모델로 내세울 예정이다.

포르쉐는 1997년 이후 13년 만에 슈퍼볼 광고로 돌아왔다. 복귀작에서 보여줄 모델은 전기차 '타이칸'이다.

 

3. 과자: 유명한 인기 과자 5종 총출동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는 과자 브랜드 경쟁이 제일 치열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총 5종이다.

치토스는 미국의 전설적인 래퍼 MC 해머를 모델로 선정했다. 피아노 앞에 앉은 해머는 치토스를 먹다가 피아노 치는 걸 잊어버린다. 치려고 보니 손가락 5개 모두 치토스 양념에 물들었다. 광고대행사 '굿바이 실버스타인 앤 파트너스'가 제작했다.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감자 칩 중 하나인 프링글스는 30초 광고를 샀다. 광고에는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인기 애니메이션 '릭 앤 모티'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도리토스는 국내에서도 사랑받는 맛인 쿨 렌치맛을 광고할 예정이다. 공개된 티저에는 배우 샘 엘리어트가 모델로 등장했다.

미국에서 국민 과자라 불리는 팝 타르트도 슈퍼볼 광고 대전에 참여한다. 넷플릭스의 리얼 버라이어티 쇼, '퀴어 아이' 출연자로 유명한 조나단 반 네스가 이번 광고에 등장한다. 팝 타르트 말고 다른 맛없는 과자를 쳐다보며 분노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마약 땅콩'이라 불리는 플랜터스는 충격적인 티저를 내놨다. 100년 넘게 플랜터스의 인기 마스코트였던 미스터 피넛이 티저 광고 속에서 죽었기 때문이다. 

플랜터스는 지난 22일 오전, 미스터 피넛의 SNS 계정을 통해 미스터 피넛이 향년 104세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슈퍼볼 경기 당일에는 광고를 통해 미스터 피넛의 장례식을 거행한다고 해 많은 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 음료ㆍ주류: 영원한 라이벌, 코카콜라와 펩시

사진 트위터 @HERmusicx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콜라 브랜드, 코카콜라펩시가 이번 슈퍼볼에서 맞붙는다.

코카콜라는 60초 광고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펩시 광고에는 미국 가수이자 배우인 미시 엘리엇과 싱어송라이터 H.E.R이 출연한다.

미국 라거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60초 광고를 공개했다.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인은 남에게 친절하고, 용감하며,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위대한 미국인은 버드와이저를 마신다고 이야기한다.

가정용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은 미국 배우 빌 나이를 모델로 내세웠다. 치토스 슈퍼볼 광고를 제작한 광고대행사 '굿바이 실버스테인 앤 파트너스'가 소다스트림 광고 또한 제작했다.

 

5. 웹 기반: 거대 공룡 기업들, 페이스북과 아마존

페이스북 슈퍼볼 광고는 세계 최고의 광고 제작사라 불리는 '위든+케네디'가 만들었다. 페이스북에서 4백 만 팔로워를 가진 인기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모델로 등장한다.

아마존은 17년 역사를 자랑하는 NBC 토크쇼 '엘렌 쇼'의 진행자인 엘렌 드제네러스와 오스트레일리아 배우 포티아 드 로시를 모델로 선정했다. 광고하는 제품은 알렉사. 알렉사는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퀘어스페이스는 결승전 1쿼터와 2쿼터 사이에 송출되는 30초 광고를 샀다.

이 외에도 내셔널 풋볼 리그의 자체 광고, 케첩ㆍ마요네즈 브랜드 하인즈 광고, 화장품 브랜드 올레이 광고가 슈퍼볼에서 송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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