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넛으로 부활한 미스터 피넛. 사진 유튜브 Baby Nut 캡처
 

[AP신문=하민지 기자] 플랜터스가 슈퍼볼 티저 광고 '로드 트립'을 내놨을 때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올해 104살 된 플랜터스의 대표 마스코트 미스터 피넛이 친구들과 여행 도중 사고를 당했는데,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택했기 때문이다.

미스터 피넛은 100년이 넘은 브랜드지만 '마약 땅콩'으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남녀노소가 사랑하는 간식이다. 그러니 사람들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아시아로 따지자면 피카추,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둘리가 죽은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가 죽어버렸다.

절벽 아래로 추락사한 미스터 피넛. 사진 유튜브 Baby Nut 캡처
지난달 22일, 플랜터스는 미스텃 피넛이 향년 104로 타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누리꾼은 SNS에 #RIPeanut(피넛의 명복을 빕니다.) 해시태그를 달며 미스터 피넛을 추모했다. 언론들도 앞다퉈 피넛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누리꾼의 추모와 언론 보도의 바탕에는 슬픔보단 다른 게 깔려 있었다. "대체 왜...?"라는 의문이다. 미친 게 아니고서야, 남들은 가지려 해도 가져 보지 못하는 100년 인기 브랜드를 죽인다? 

미스터 피넛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미스터 피넛의 타계 소식. 사진 미스터 피넛 트위터 캡처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하던 차에 플랜터스가 입장을 냈다. "슈퍼볼 당일, 미스터 피넛의 장례식이 거행됩니다."

그렇게 공개된 본 광고에서 실제로 미스터 피넛의 장례식이 이뤄졌다. 무덤이 묘비보다 작다(땅콩의 무덤인데 큰 게 이상하다.). 

조문객이 피넛의 무덤 위로 눈물을 흘리자 갑자기 싹이 나더니 피넛이 부활했다. 그런데 우리가 알던 그 모습이 아니다. 인형같이 큰 눈을 가진 베이비 넛(아기 땅콩)으로 부활했다.

땅콩을 죽였다 살린다는 내용의 캠페인은 에이전시 배이너미디어(VaynerMedia)의 아이디어로 진행됐다. 

애드위크의 4일 보도에 따르면, 플랜터스 브랜드 매니저인 사만다 헤스는 "플랜터스를 슈퍼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브랜드 중 하나"로 만드는 게 이번 캠페인의 목표였다고 한다.

실제로 캠페인은 성공적이었다. 해시태그 #RIPeanut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SNL에서도 다뤄졌다. 플랜터스 회사에는 피넛의 죽음과 관련한 수많은 전화와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한다. 베이비 넛 또한 슈퍼볼의 스타 중 하나가 됐다.

그런데 이런 인기 마스코트를 죽이는 것, 위험한 일 아닐까? 헤스 매니저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미스터 피넛을 문화 최전선에 다시 한번 올려놓고, 플랜터스 브랜드가 앞으로 마케팅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라고 애드위크를 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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