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하민지 기자] 유튜브로 인생 역전했단 사람은 많이 봤어도 페이스북 워치(이하 워치)로 돈 벌었단 사람은 많이 못 봤다. 

일단 페이스북 워치(Watch)는 페이스북이 2017년 8월에 처음 출시한 동영상 플랫폼이다. 출시 1년 만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로 확대 출시했다.

페이스북 친구를 초대해 영상을 함께 감상하는 워치 파티, 설문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폴(Poll), 페이스북 그룹에 영상을 공유하는 워치 그룹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수입원은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광고다. 수익 배분 비율은 유튜브처럼 크리에이터 55%, 페이스북 45%다. 수익 배분 조건은 유튜브보다 까다롭다. 페이지 구독자가 1만 명 이상이어야 하고 3분 이상의 영상을 1분 이상 시청한 건수가 3만 건을 넘어야 한다. 

출시 4년째이지만 아직은 유튜브보다 영향력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 페이스북 워치로 돈 벌고 앞으로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겠다고 내다본 사람이 있다. 호주 여행 크리에이터 스티븐과 제스다.

스티븐과 제스 커플은 페이스북으로부터 워치에 콘텐츠를 올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페이스북이 워치의 활성화를 위해 크리에이터들을 찾아 나섰던 것.

이미 유튜브에서 약 74만 명 구독자를 확보한 스티븐ㆍ제스는 작년부터 워치에도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 수는 1년 만에 2만 명에서 67만 명이 됐다.

 

스티븐과 제스 커플. 사진 애드뉴스

스티븐은 지난 3일, 광고 전문 매체 애드뉴스를 통해 워치 광고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워치가) 우리 사업에 추가적인 힘이 되고 있다. 워치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올렸다. 어떤 달은 유튜브보다 2~3배 더 벌었다"고 전했다.

업계도 워치와 유튜브 운영을 병행하며 추가 수익을 얻을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애드뉴스에 따르면 많은 인플루언서가 워치 수익이 유튜브 수익과 맞먹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회사 더 리마커블스 그룹(The Remarkables Group)의 나탈리 기딩스 전무이사는 애드뉴스에 "유명한 호주 유튜버와 블로거로부터 워치 광고로 유튜브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걸 들었다. 페이스북과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이 같은 움직임이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은 워치에만 힘을 쏟고 있지 않다. IGTV까지 수익화를 고려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달 6일,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의 롱폼(긴 분량) 동영상 플랫폼 IGTV에서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같은 크리에이터는 이런 전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티븐은 애드뉴스에 "사람들은 유튜브로 영상을 보지만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낼 땐 인스타그램을 쓴다. IGTV에 영상을 올려 테스트하고 어떤 반응이 오는지 보는 게 흥미로울 것"이라 이야기했다.

 

사진 박막례 인스타그램

실제로 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동시에 운영한다. 크리에이터 박막례가 그 예다. 영상은 유튜브에 올리지만, 팬과 소통하거나 팬에게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 촬영 후기나 예고 등은 유튜브가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 한다.

만약 IGTV에서도 영상에 중간 광고를 삽입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팬은 유튜브로 갈 이유가 없어진다.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을 보고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는 것까지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워치와 IGTV로 유튜브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일단 인플루언서와 마케팅 회사는 워치도 쳐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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