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이하연 기자]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내외 브랜드는 한국 여성 인사들을 모델로 선정해 이들이 내세우는 가치로 캠페인을 전개했다.

올해의 여성의 날 캠페인 경향은 '나를 위해', '자신을 당당하게'다. 모델, 배우, PD, 가수 등 여러 분야의 한국 여성이 캠페인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로 일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며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했다.

작년을 이끌었고 올해를 이끌어갈 여성 모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숨 쉬는 것도 나를 위해
박둘선, 파이토젠

모델 박둘선은 캐나다 영양제 파이토젠의 여성의 날 광고 캠페인 'SPEAK OUT YOUR STORY(네 이야기를 외쳐 봐)'의 첫 번째 주자로 선발됐다.

그는 1998년도 슈퍼모델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각종 패션 매거진을 통해 활동했다. 잡지 바자, 보그, 엘르, 마리끌레르 등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구찌, 베르사체,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섰다.

이후 후배 양성을 위해 교수로 활동하다 현재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생활 중이다. 한국에 있을 당시에는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노력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한' 나가 아닌 '나를 위한' 나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여성 인사 중 한국 대표
곽신애, 애플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사진 애플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지난 4일 공개된 애플 'Mac, 그 뒤에서' 캠페인에서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말라라 유사프자이, 작은 아씨들의 감독 그레타 거워, 여성 인권 활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다양한 여성들과 함께 조명됐다.

그는 1990년대 영화 전문 월간지 '키노'의 기자로 활동했다. '해피엔드', '봄 여름 가을 겨울', '로망스' 등의 영화에서는 홍보 및 마케팅 담당자로, '가려진 시간', '희생부활자' 등을 제작했다.

2010년부터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으로 활동하다 이후 2013년 바른손필름을 이끄는 대표로 선임됐다. 그리고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174개의 트로피를 가져간 영화 '기생충'을 제작했다.

곽 대표는 영화 '기생충'으로 '비영어권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 문화ㆍ사회ㆍ언어 등 많은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래의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영향력 펼쳐
손나은,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여성의 날 당일에 론칭한 'SS20 우먼스 컬렉션' 캠페인 모델로 손나은을 선정했다. 

2011년 걸그룹 에이핑크(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로 데뷔한 손나은은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두 번째 스무 살',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과 더불어 영화 '여곡성' 등에서 열연하며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쌓았다.

현재는 5월 방영 예정인 MBC 새 월화드라마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의 출연을 확정 지었다.

아디다스는 "손나은은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아티스트이자 배우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모습으로 또래의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며 여성의 날 캠페인 모델로 손나은을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주저하지 말고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세요
김유라, 리바이스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제작자 김유라 PD는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의 'ISMW(I Shape My World. 난 내 세계를 만들어나가)' 광고 캠페인 모델로 선정됐다. 김 PD는 박막례 할머니를 유튜브 스타로 만든 콘텐츠 장인이다.

할머니가 치매 위험이라는 진단을 받고 온 직후, 김 PD는 퇴사를 결정하고 할머니와 단둘이 호주로 떠났다. 호주에서 촬영한 영상을 할머니를 위해 재밌게 편집해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영상 조회 수가 100만이 넘어갔다.

이를 계기로 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를 시작해 현재 구독자 수가 120만 명이 넘어섰다(2020년 3월 12일 기준).

이는 쉽게 이뤄진 일이 아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적극적으로 알기 위해 매일 아침 AI 뉴스와 블록체인을 체크하는 그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70대, 80대가 돼서도 즐길 수 있는 게 너무 많으니 나이 드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앞으로도 폭넓은 세대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세요
유혜영, 리바이스

유혜영 디자이너 역시 리바이스의 광고 캠페인 모델로 선정됐다.

그는 패션 디자이너로 국내 브랜드와 동대문을 아우르며 일하다가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하려고 호주 바이런 베이로 갔다. 거기에서 일과 서핑을 병행했다. 

서핑, 여행, 물을 사랑한 그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수영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랜 꿈인 수영복 브랜드 'DAYE DAYZ'를 런칭했다.

기존의 수영복과 달리 수영복을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셀럽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영복뿐만 아니라 자신감까지 디자인하며 선한 에너지와 열정을 전파하는 그녀는 삶에 3가지 미션을 정해 자신의 세상을 디자인해나간다. 3가지 미션은 다음과 같다.

▲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
▲ 여행하는 삶에 대해 영감을 주는 것
▲ 나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

나를 잃지 말고 나답게 살자
이미도, 리바이스

리바이스의 광고 캠페인의 마지막 모델인 배우 이미도는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미세스 캅 2', '동네변호사조들호 2'를 비롯해 영화 '공공의 적', '마더', '뷰티인사이드', '굿바이 싱글' 등 다수 작에 출연해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2016년 4월 두 살 연하의 일반인과 결혼한 그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나를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해 인스타 콘텐츠 '엄마의 개인 생활'을 만들었다.

이미도는 "엄마라는 존재도 개인 생활이 있다는 것을 무겁지 않게, 공감되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콘텐츠를 통해, 고군분투하는 전국의 육아맘, 워킹맘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미도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나면 배우로서의 일을 시작한다. 틈틈이 대본 분석을 하고 연기 연습을 한다.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기 위해 헤어, 메이크업, 의상도 세심하게 고른다.

그는 "아이가 자라도 배우로서, 그리고 이미도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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