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하민지 기자] 지난달 공개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공익광고협의회의 공익 광고입니다.

광고는 청소년의 사이버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메신저 채팅방에서 벌어지는 따돌림과 폭언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피해자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폭력임을 설명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의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광고 효과에 대한 적합성 점수는 4점으로 높은 편이지만 6명 중 3명이 만점 5점을, 나머지 3명은 2~3점의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즉, 평균은 4점이지만 의견이 극단적으로 엇갈렸다는 의미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된다는 메시지, 현실적이지 못해

광고평론위원은 광고 마지막에서,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영상 마지막쯤에 가해자가 또다시 피해자가 되는 부분은 좀 의아합니다. 그런 경우가 흔한가 싶기도 하고 공감이 잘 안 갔습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수임 위원도 같은 의견을 내놨습니다. 정 위원은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난해한 느낌이 든다. 특히 가해자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전개가 설득력이 부족하다. 마지막 메시지로 전하고 싶은 말을 성급하게 마무리 지은 듯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서 위원은 광고 중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 한 가지를 더 지적했습니다. 가해자가 여학생으로, 피해자가 남학생으로 표현된 부분입니다. 

서 위원은 "이 부분도 전형적인 괴롭힘의 구도가 아니라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학창 시절 괴롭힘은 동성끼리, 남학생이 여학생을 괴롭히는 구도가 많았습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이 광고에서 가장 의아했던 부분으로 '학교 폭력을 학생들끼리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꼽았습니다. 서 위원은 "학교 폭력은 선생님, 보호자 등 어른이 개입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책임을 모두 학생에게 던져버리는 것 같았습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명확한 메시지, 공익 광고로서 적절하다

다른 위원은 이 광고가 공익 광고로서 훌륭하다고 평했습니다. 특히 '톡 쳤을 뿐인데'라는 카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습니다. 메신저 메시지를 뜻하는 '톡'이 폭력을 의미하는 단어로 연상돼, 광고 주제를 살리고 공익 광고에도 잘 부합했다는 분석입니다. 

김다원 위원은 "사이버불링을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을 '톡' 한 단어로 잘 표현했다", 남택춘 위원은 "'톡'이라는 메신저 용어를 물리적으로 '톡' 친다고 바꾼 언어유희가 참신해서 광고를 지켜보게 만든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지원ㆍ민정화 위원도 같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메신저가 사이버불링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톡 쳤을 뿐인데'라는 문구로 표현해 메시지가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전달된다"고 했습니다. 

민정화 위원은 "적절한 광고다. '톡'이 누군가에게는 '퍽'이 돼 상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된다"고 말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공익광고협의회
▷ 제작사: 이월삼십일일
▷ 제작사PD: 한정연
▷ 플래너: 박영진, 이종현, 조영준
▷ 아트디렉터(스텝): 강승현
▷ 모델에이전시: 피플에이전시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