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싸만코 광고 촬영 현장. 남광현 냉동BM팀 팀장(왼쪽 위), 기호진 대리(왼쪽), 홍예솔 사원(오른쪽). 사진 빙그레

[AP신문=하민지 기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작년 7월,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참여한 펭수(EBS)가 137등을 하고 난 후, 빙그레 냉동BM(Brand Manager)팀은 펭수와 '지옥의 뒤끝 파티(라 쓰고 광고 모델 섭외 미팅이라 읽음)'를 열었다.

그 후 제작된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누리꾼은 지금까지 공개된 광고 중 펭수의 매력을 제일 잘 살린 광고라며 입을 모았다. 

펭클럽(펭수 팬클럽)인 기자가 봐도 그렇다. 랩과 춤에 소질이 있는 펭수에게 잘 어울리는 광고였다. 새로 나온 광고를 평가하는 AP신문의 광고평론위원도 이번 광고에 별점 5점 만점 중 최고 4.5점을 주며 펭수를 모델로 기용한 것을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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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빙그레 아이스크림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펭수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약 1,700만 회다. 메이킹 필름 중 한 편은 지난 2월, 구글이 선정하는 최고의 광고인 '아시아ㆍ태평양 유튜브 광고 리더보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광고가 이렇게 히트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화제의 펭귄을 모델로 섭외해서만은 아니다.

물론 "빙그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슈퍼콘 챌린지 137등 서사가 뒷받침되기도 했지만, 냉동BM팀이 모델 펭수와 붕어싸만코의 브랜드 이미지를 잘 연결한 공이 컸다.

홍예솔 사원(왼쪽), 기호진 대리(오른쪽). 사진 빙그레

'지옥의 뒤끝 파티'부터 붕어싸만코 광고 촬영까지, 냉동BM팀 기호진 대리와 홍예솔 사원이 전 과정 모두 참여했다. 메이킹 필름에도 자주 등장해 누리꾼 사이에서 '빙대리', '빙사원'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30일, 빙대리ㆍ빙사원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펭수 캐릭터와 붕어싸만코 브랜드 이미지를 잘 연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펭수 섭외부터 광고 촬영 현장과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붕어싸만코 아이스크림들 위에 앉은 펭수. 사진 빙그레

광고의 인기가 어마어마합니다. 펭수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 중 펭수 매력을 제일 잘 살린 광고라는 누리꾼의 평이 많습니다. 쏟아지는 극찬에 대한 소감을 부탁드려요.

빙사원: 첫 광고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회 수가 천만이 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얼떨떨하네요. 최근에는 저희 팀장님이 포상으로 외식 상품권을 주시기도 했답니다.

펭수와 가장 '찰떡'인 광고, 펭수 캐릭터를 가장 잘 살렸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특히 더 뿌듯해요. 광고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아직도 출퇴근길에 광고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곤 한답니다.

펭수가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참여했을 당시에는 펭수의 존재를 아예 몰랐나요? (솔직히 말하면 슈퍼콘 댄스 챌린지 당시에는 기자도 펭수를 잘 몰랐다...) 펭수가 점점 인기가 많아지고 난 후에는 마음이 어땠나요?

빙대리: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전에는 잘 모르고 있었고요... (펭수가) 슈퍼콘 댄스 챌린지 참여한 것을 보고 펭수를 알게 됐습니다. 이후 펭클럽 사이에서 슈퍼콘 댄스 챌린지 137등이 이슈화되면서 많이 착잡했습니다. 

아직도 관련 내용으로 새벽에 (동료와) 통화했던 상황이 생각납니다. 당장 EBS에 (펭수와) 미팅하러 가야겠다고요.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펭수를 모델로 섭외한 후 광고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있을까요? 펭수의 여러 매력이 많은데, 그 매력을 살리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빙사원: 브랜드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저에게는 붕어싸만코와 펭수 둘 다 '제 새끼'라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었거든요.

붕어싸만코는 아이스크림 1등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높고 붕어 모양 덕에 재미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요, 이런 속성과 펭수의 매력을 나열해 보고 연결해 보면서 그림을 그려갔어요.

그 중 (붕어싸만코와 펭수의 속성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즐겁다는 공통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힙합 버전 광고를 보면 신나는 노래와 함께 남녀노소의 모습을 한 펭수가 붕어싸만코를 먹고 있는 모습이 나와요.

사실 펭클럽으로서 뮤직비디오 하나 찍어주고 싶은 흑심도 있었습니다...

사진 빙그레

실제로 AP신문 광고평론위원 또한 이번 광고가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의 타깃층에 폭넓게 어필할 수 있는 광고라고 평가했다.

또한 남극에서 와 생선을 주식으로 하는 펭수 캐릭터와 붕어 모양의 아이스크림인 붕어싸만코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는 분석도 있었다.

남극의 날씨와 분위기가 조성된 광고 촬영장. 사진 빙그레

광고와 메이킹 필름 영상에 다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공개해 주세요.

빙사원: 촬영 전날, 롱패딩으로 중무장하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펭수의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난방기기 설치를 안 했더니 (촬영장은) 정말 남극 같은 날씨더라고요. 세트도 마침 남극처럼 빙하를 가져다 둬서 '정말 남극에 왔나'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극에서 온 '열정 만수르(열정이 많은)' 펭수는 날씨에 아주 만족했답니다. 덕분에 촬영을 순조롭게 마쳤습니다.

붕어싸만코를 들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펭수. 사진 빙그레

누리꾼이 달아준 '주접 댓글' 같이 읽어 보실래요?

"타 브랜드는 보아라. 펭수를 섭외했으면 이 정도는 돼야지." (아이디 쥬******)
└ 빙사원: 펭수 광고의 바이블화... 감사합니다. 주접 댓글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아니 진짜 역대급 광고야... 이 광고 기획하신 분 어디 계신가요? 그쪽으로 절을 올려야겠뜹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펭수 이렇게 이쁘게 찍어주셔서!!" (아이디 딩****)
└ 빙사원: 가만있어 봐... 저는 지금 한강 서쪽에 있답니다. 그쪽으로 맞절 올려야겠뜹니다 이거!

"기획자 진짜 칭찬하고 싶다. 너무 잘 만들었다. 이게 광고지!!!!!" (아이디 현**)
└ 빙사원: 셀프 박수갈채~~~~~~~ 칭찬 감사합니다. :D

"맨날 출석하듯 와서 보고 있음. 20개월 조카는 이 영상 소리만 나오면 벌떡 일어남." (아이디 LE****)
└ 빙사원: 20개월 조카가 쑥쑥 커서 "라떼는 붕싸 광고 보고 일어났다"고 말하게 되는 날까지 쭉~ 봐주실 거죠?ㅎㅎ 광고에 출석 도장 쾅쾅 감사합니다!

"빙그레가 옳았다.." (아이디 **초 6-1 최**)
└ 빙사원: 감사해요. 짧고 강렬한... 뇌리를 스치는 댓글이네요... 붕어싸만코X펭수 조합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빙대리의 경우, 이번 광고뿐 아니라 지난번 광고도 대박을 터뜨렸다. 토트넘 홋스퍼 FC에서 공격수로 뛰는 손흥민 선수를 섭외하고 '슈퍼손 슈퍼콘' 광고를 만든 장본인이 빙대리다.

이번 펭수 광고도 중독성 있고 따라 하기 쉬운 CM송으로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4월 1일에 공개되는 유산슬(코미디언 유재석(FNC엔터테인먼트)의 '부 캐릭터'인 트로트 가수)의 슈퍼콘 광고에서도 특별한 CM송이 사용됐다고 한다.

4월 1일에 공개되는 유산슬 슈퍼콘 광고 촬영 현장. 사진 빙그레

손흥민 선수가 출연한 슈퍼콘 광고뿐만 아니라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 곧 공개될 유산슬 슈퍼콘 광고도 중독성 있는 CM송에 특히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빙대리: 아이스크림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은 '행복'이기 때문에 최대한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광고에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작년 '슈퍼손 슈퍼콘'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측면에서도 CM송이 소비자에게 영향력이 크다는 교훈을 배웠습니다.

올해 유산슬이 출연하는 슈퍼콘 광고 역시 작년의 자산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CM송과 '국민콘 슈퍼콘'만 강조하는 콘셉트로 기획했습니다.

혹시! 유산슬과 펭수의 컬래버가 예정돼 있나요?

빙사원: 아쉽게도 아직까지 컬래버 계획은 따로 없습니다. 유산슬과 펭수가 저희를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촬영에 달려 나갈 준비는 돼 있답니다. *^^*

빙그레 아이스크림 유튜브 채널.

빙그레 아이스크림 유튜브 채널에 가면 광고 영상부터 메이킹 필름, CM송 제작을 위한 '사랑의 재개발' 작곡ㆍ작사가 '유벤져스(박현우, 정경천, 이건우)'와의 미팅 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구독자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와 관련해, 빙사원이 구독자의 궁금한 점을 해결해 주는 Q&A 영상도 공개돼 있다.

광고 공개부터 구독자와의 소통까지,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빙그레만의 특별한 유튜브 홍보 전략이 있나요?

빙사원: 아직 개설한 지 얼마 안 된 초보 유튜브 채널이라 많이 배우는 단계입니다. 굳이 하나를 꼽아보자면 이번 펭수 광고를 기획하면서 (저희 팀장님 말씀을 빌리자면) '잔칫상을 차려 놓는 전략'을 짜 봤습니다.

광고를 통해 (빙그레 아이스크림 유튜브 채널로) 유입된 소비자가 '어? 이런 콘텐츠도 있는데?'하면서 저희 채널에 머무르고, 이후 다른 콘텐츠를 기대하게 만드는 전략이었는데요, 이런 이유로 광고와 뒷이야기를 동시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기존에 열심히 관리했던 인스타그램에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 티저 콘텐츠를 올려 유튜브 콘텐츠와 연계했던 것도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홍대입구역에 게재된 펭수 광고.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빙그레 아이스크림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와 소통하며 특별한 행사를 기획했다.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 힙합 버전 조회 수 1,000만 회가 넘으면 펭수의 지하철 광고 제작을 약속한 것. 31일 현재 조회 수는 1,200만 회를 넘겼다.

조회 수 1,000만 회가 넘어 펭수 지하철 광고가 성사됐어요. 광고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빙사원: 붕어싸만코 광고 힙합 버전 영상을 반복 시청해 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하철 광고는 홍대입구역 2호선과 공항철도 환승 구간에서 3월 20일부터 4월 19일까지, 삼성역에서는 4월 6일부터 20일까지, 부산대역에서는 3월 24일부터 4월 29일까지 진행됩니다.

펭수가 무명 시절에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했던 홍대입구역은 특히 큰 규모로 지하철 광고를 진행했어요. 

모델 펭수와 함께 추가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 있나요?

빙사원: 있는 영상은 탈탈 다 털어서 더 올릴 게 없지만, 남은 기간에 두 차례 더 붕어싸만코ㆍ빵또아 펭수 세트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4월부터는 새로운 펭수의 이미지로 포장지가 바뀌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지면 광고 촬영 현장. 사진 빙그레

영향력 있고 인기 있는 모델을 섭외만 한다고 능사는 아닐 것이다. 모델의 매력을 살려야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그 매력을 브랜드 이미지와 잘 연결해야 소비자의 마음마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낸 광고였다. 모델의 매력을 브랜드 이미지와 연계해, 광고의 개연성과 재미를 모두 살린 덕에 누리꾼의 사랑을 받는 광고이자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다.

전속 모델 계약보다는 인기와 화제성을 따라 단기 계약을 주로 맺는 요즘 광고계의 특성상, 펭수 붕어싸만코 광고는 인기 모델을 섭외한 후 브랜드가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교과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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